‘학폭’에 무기력한 학교는 그만!…교사·학생 직접 만든 영화 ‘비밀전학’
학부모 과도한 민원 등 ‘실제 사건’ 반영
유튜브 통해 공개, 토론수업 자료도 제공
전남지역 교사와 학생들이 학교폭력 해결 과정을 다룬 영화를 직접 제작했다. 영화는 무기력한 학교가 아닌, 이해와 소통으로 학교폭력을 극복하는 과정을 담았다. 유튜브에 공개된 이후 사흘 만에 2000여 명이 시청했다.
전남도교육청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제작한 영화 <비밀전학>이 시사회를 마치고 전남교육TV 유튜브를 통해 일반에 공개했다”고 27일 밝혔다. <비밀전학>은 중학교 3학년 학생 사이에서 발생한 학교폭력의 해결 과정을 담고 있다.
20분 분량의 이 영화는 전학 온 학생과 친구들 사이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을 대처하는 각 구성원들의 상황을 실제처럼 보여준다. 지난 4월 공모를 통해 당선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비밀전학>은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제기로 인한 교권 침해 상황 등이 담겨있다. 교사를 ‘아동 학대범’으로 모는 장면도 있다. 실제 교사들이 현장에서 경험했던 사건 등이 반영됐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는 학교를 무기력하게 그리지 않는다. 교사들은 학부모의 민원에도 원칙을 갖고 대처한다. 학생들도 폭력 당사자를 교실 밖으로 밀어내지 않고 친구로 받아들인다.
26명의 출연진은 모두 전남지역 현직 교사와 학생들이다. 촬영은 지난 9월 전남 순천의 중학교에서 진행됐다. 영화 주제곡도 현직 교사가 만들었다.
지난 23일 유튜브에 공개된 <비밀전학>은 이날까지 조회 수가 1800건에 이른다. 전남교육청은 영화를 시청한 뒤 교사와 학생들이 토론 수업을 할 수 있는 자료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조만간 전국 다른 교육청에서도 수업에 활용 활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비밀전학> 감독을 맡은 김민수 전남교육청 생활교육팀 장학사는 “4월에 시나리오가 결정됐는데 이후 ‘교권 침해’로 고통받다 숨진 교사 사건 등이 사회적 쟁점이 됐다”면서 “시나리오를 실제 교사가 쓰다 보니 비슷한 상황이 담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장학사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어울려 나가면 갈등을 잘 해결 수 있으며 실제 그런 일도 많다”면서 “영화를 통해 학교현장이 무기력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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