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회복 능력 잃은 중국 경제, 美 견제 속 어디까지 흔들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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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중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건설업과 부동산업이 더 이상 제 기능을 못하고 있고, 2022년 GDP에서 중국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2.8%에 그쳐 전년 대비 절반 넘게 감소한 수준입니다. 회복 능력을 잃은 듯한 중국 경제, 미중 갈등 속 어디까지 흔들릴까요? 오늘은 중국 경제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되짚어 보고 한국 경제와의 관계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중국이 경제에 대한 태도가 본격적으로 달라진 것은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때부터입니다. 당시 중국은 빚도 별로 없었고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였는데, 전 세계 수출 시장이 무너지면서 수출을 할 수 없게 된 거예요. 그러다 보니 방법을 찾던 와중 ‘미국 경제는 국가부채 발행을 해서 규모를 키우니까 우리도 한번 해보자’ 이렇게 된 거죠. 그래서 2008년부터 빚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빚을 내서 주택도 짓고 전국 곳곳에 지방공항, 고속철도, 온갖 기반시설 등을 다 만든 거죠.
그런데 그렇게 하다 보니 정말 중국 경기가 살아난 거예요. 중국 경기가 살아나니 다른 나라들의 중국 수출이 늘어나게 된 겁니다. 결국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이 빚을 쌓기 시작한 것이 세계 경제의 구세주 같은 역할을 한 것이고, 중국이 없으면 세상이 안 돌아가는 상태가 돼버린 거죠.
추락하는 중국① “중진국 함정에 빠졌다”
경제 발전 단계를 보면 ‘중진국의 함정’이라는 게 있어요. 대개 나라가 경제 발전을 시작하면 수출도 하고 약 1만 달러까지는 잘 도달하거든요. 그런데 1만 달러 정도의 중진국 수준에 들어가게 되면 거기에서 주춤하고 대부분은 극복을 못 해요. 우리나라도 1만 달러까지 갔다가 주저앉았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주 정말 놀랍게도 딱 한 번 주저앉은 다음 다시 일어나서 그대로 3만 달러로 간 거예요. 정말 기적적으로 중진국의 함정을 벗어나고 선진국이 된 거죠. 아주 드문 사례입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신자유주의라고 부르는 것. 바로 그거예요. 먼저 돈 못 버는 기업들을 다 정리했어요. 돈 잘 버는 사업만 가지고 새로 시작한 거죠. 두 번째는 근로자들이 일하는 태도의 변화였어요. 당시에는 모두 적당히 일하는 분위기였거든요. 그런데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모두 바뀌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일을 끝내야 한다는 풍조가 생기면서 생산성이 굉장히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이유는 바로 중국이에요. 중국이 2001년에 WTO 가입을 했고, 이때부터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변하기 시작했어요. 여기에 한국이 자본과 기술을 아주 많이 투자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직접 가서 공장을 만들고, 중국의 수출이 곧 한국의 수출이었던 거죠. 중국 덕분에 한국이 선진국이 된 건데, 결국 중국이라는 시장이 열리면서 중국도 한국도 돈을 많이 벌었다고 보시면 돼요.
그런데 이제 그런 중국의 경쟁력도 끝나가고 있습니다. 임금이 베트남, 멕시코 등에 비해 예전만큼 싼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빚이 너무 많아졌어요. 그래서 빚을 갚으려다 보니 비즈니스가 제대로 안 되고, GDP의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 부문도 저렇게 엉망진창이 됐죠. 주택 건축도 다 멈춰 있는 상태고, 거기다가 앞으로 터질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있어요. 숨어 있는 낭비라고 할까요? 굉장히 많은 쓰레기들이 숨어 있어요.
중롱 투자자
1천만 위안(약 18억 원)과 집 2채를 투자했어요.
피땀 흘려 평생 모은 재산입니다. 이제 방법이 없네요.
지금 중국 내부에서 보이는 게 유령 주택들이거든요. 그런데 그 집을 지을 때 생산액이 들잖아요. 그게 다 GDP에 들어간 거예요. 결과적으로 보면 쓰레기보다도 못한 거죠. 쓰레기는 버릴 수나 있는데 빈집은 버릴 수도 없잖아요. 다 허수인 것이죠.
추락하는 중국② ‘일대일로가 만든 빚’
일대일로 1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오늘날 높은 표준, 지속 가능성, 인민 생활 혜택을 목표로
‘일대일로’ 공동 건설은 발전 경로를 따라 확고하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파키스탄에 중국 자본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 있는데, 그중 과다르 항구라는 인도양에 접한 항구 도시가 있습니다. 거기에 중국이 투자를 해서 항구를 확장했어요. 파키스탄에서 히말라야, 또 중국 내륙까지 통과하는 송유관을 연결시켜 두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송유관은 잘 쓰이지 않아요. 그럼 왜 그 많은 돈을 들여서 연결을 시켰을까요, 바로 전쟁에 대비한 겁니다. 미국과의 전쟁에 대비한 거예요. 왜냐하면 미국과 전쟁이 벌어지게 되면 싱가포르 바로 밑에 있는 말라카 해협이 약 2마일도 채 안 돼요. 그만큼 굉장히 좁은 해협이 있는 건데, 여기로 모든 중국의 유조선들과 화물선들이 통과를 해야 해요. 왜냐하면 중국의 항구들은 다 중국의 동쪽 해안에 있는데 이게 막히면 곤란하잖아요.
그래서 그 대비책으로 파키스탄에다 송유관을 다 설치해 둔 거예요. 그러니 평소에는 그걸 쓸 이유가 없는 거죠. 송유관을 쓰는 데에는 굉장한 비용이 들어가거든요. 유조선이 훨씬 싸요. 그러니까 전쟁이 나지 않는 한 송유관을 쓸 이유가 없죠. 그런데 그걸 만들어 놓은 거고, 그건 모두 파키스탄의 빚이에요. 그 송유관은 파키스탄 거니까 어쨌든 간에 파키스탄 재산이잖아요.
중국이 파키스탄에다 대출을 해준 건데, 쓰지를 않으면 파키스탄은 어떻게 될까요? 부도가 나죠. 현재 그런 상태인 겁니다. 그러면 중국은 그렇게 빌려준 돈을 받을 수 있을까요? 못 받아요. 비슷한 사례로 스리랑카는 주요 항구인 함반토바 항구 공사를 완료하고 중국의 빚을 갚지 못하자 중국에게 99년 동안 항구 이용권을 줬습니다. 전쟁이 나지 않는 이상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겠죠. 지금 세계 곳곳에 그렇게 돼 있는 겁니다.
시진핑 | 중국 주석
일대일로 구상은 다른 사람들이 얘기하는
빚의 함정이 아닙니다.
현지 국가들의 정치적인 필요와 중국이 전시 상황을 대비해 준비해 놓은 것이 결합이 돼서 평상시에는 무용한 것들이 만들어져 있는 거죠. 그게 그 나라의 국가 부채로 되어 있는 거고, 중국은 그걸 받을 가능성이 거의 전무하고, 하지만 그걸 만드는 동안에는 모두 건설회사의 생산액으로 들어갔겠죠. 또 거기에 대출을 해준 은행은 정상적인 대출금으로 잡혀서 이익으로 들어갔을 것이고, 그런 허수들이 쌓여 있는 겁니다.
중국 경제와 경쟁 관계에 놓인 한국
아무래도 수출이 영향을 받겠죠. 중국 경제가 안 좋아지면 한국 제품의 수입을 덜 할 수밖에 없을 테니 우리의 수출은 줄어들 텐데, 그런데 정도는 그렇게 크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한국은 어차피 이제 중국에 수출해서 중국 덕을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어요. 이제 경쟁 관계가 됐기 때문인 거죠. 산업 자체가 우리가 만들어서 수출하는 건 이미 중국이 다 만드는 상태가 된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중국에서 중국의 노동력을 가지고 뭘 한다는 상황은 거의 지나갔다고 보시면 돼요.
그것을 아주 단적으로 입증해 주었던 사례가 화웨이의 사례인데요. 화웨이가 스마트폰을 만들어 판 지가 얼마 안 됐는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급속히 증가해서 2020년 1, 4분기에 삼성 갤럭시의 시장 점유율을 추월했어요. 삼성이 주춤하는 사이 화웨이가 빠르게 치고 올라온 거죠. 그런데 3, 4분기부터 화웨이가 추락을 하기 시작해서 그다음 해에는 스마트폰 사업을 접었어요. 그렇게 완전히 포기를 했다가 지난 10월 즈음 다시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했거든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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