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동방신기의 흔들리지 않는 신념 'Rebel'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사진=Rebel 뮤직비디오

그룹 동방신기가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다. 어떤 분야건 20년간 한우물만 파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쉴새 없이 신인들이 쏟아져 나오는 아이돌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동방신기의 20주년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동방신기 스스로도 이를 알고 감사를 전했다. 그렇다고 현재에 멈추는 건 아니다. 20주년을 맞아 새 앨범을 발매한 동방신기는 계속해서 앞으로 전진하겠다는 의지를 담아냈다.

동방신기는 26일 정규 9집 '20&2'를 발매했다. 지난 2018년 발매한 스페셜 앨범 'New Chapter #2: The Truth of Love' 이후 약 5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 앨범이다. 2003년 12월 26일 정식 데뷔한 동방신기의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앨범이기도 하다. 뜻깊은 순간을 기념하는 앨범인 만큼 다양한 장르의 곡이 수록되어 그들이 20년간 걸어온 음악적 역량을 한껏 담아냈다. 1번 트랙 'Down'을 시작으로 10번 트랙 '빛나는 계절'까지 총 10곡이 수록되어 있으며, 타이틀곡은 2번 트랙 'Rebel'이다. 

'반항아'를 의미하는 'Rebel'은 강렬한 드럼 비트와 무게감 넘치는 신스 베이스가 폭발적인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곡이다. 동방신기 다수의 히트곡을 탄생시킨 켄지가 참여한 "게임의 규칙을 깨 내가 믿는 대로 Go" "굽혀지지 않는 쾌거 빛을 거슬러 거꾸로" 등의 가사에는 '한 시대의 진정한 반항아는 기존 관념에 대한 단순한 반대가 아니라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밀고 나아가는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는 동방신기가 걸어온 20년을 투영하는 동시에 앞으로도 계속해서 자신들의 신념을 밀고 가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SMP(SM Music Performance)의 적장자 동방신기답게 'Rebel' 역시 어느 정도 SMP스러운 전개가 섞여 있다. 다만, 기존의 공식을 따르기보다는 트렌디한 감각을 섞어냈다. 또한, 유노윤호의 저음과 최강창민의 고음이 이루는 조화도 인상적이다. SMP를 내세우기 전 아카펠라 그룹으로 데뷔했던 초창기 각자 맡은 음역대(유노윤호-미들로우, 최강창민-하이)가 떠오르기도 한다. 앨범 발매 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둘이 잘하는 분야, 강점이 모인 곡"이라는 유노윤호의 말이 근거가 없는 셈은 아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수록곡 역시 풍성하다. 슬로우 R&B 댄스곡 'Down', R&B 댄스곡 'Rodeo', 힙합을 기반으로한 'Jungle', 댄스곡 'Life's A Dance' 등 앨범의 전반부에는 동방신기의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느낄 수 있는 곡들이 포진되어 있다. 절친 딘딘이 랩 메이킹 및 피처링에 참여한 유노윤호의 솔로곡 'Fix it', 저음과 고음을 넘나드는 보컬이 돋보이는 최강창민의 솔로곡 'Take My Breath Away', 최강창민이 직접 작사한 'Promise', 2004년 발매한 곡을 새롭게 해석한 'The Way U Are', 팬덤 카시오페아를 향한 애틋함과 고마움을 노래한 팬송 '빛나는 계절' 등이 수록된 앨범의 후반부에는 멤버 개개인과 팬덤에 초점을 맞췄다.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동방신기는 '2023 MAMA', SBS '가요대전'에 출연했다. 후배 가수들과의 컬래버 무대에서도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자랑한 이들을 두고 많은 K팝 팬들은 '기강을 잡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동방신기는 이러한 칭찬에 대해 겸손한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무대에 오르기 전 '우리가 왜 동방신기인지 보여주자'는 말을 외친다는 그들의 모습에서 20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정상을 지킬 수 있는 이유가 느껴졌다. 

타이틀곡 'Rebel'에서 외친 것처럼 자신들만의 길을 걸어온 동방신기의 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이들은 30~31일 영정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 기존의 히트곡과 9집 신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20주년에도 꺾이지 않는 의지를 강조한 동방신기가 앞으로는 어떤 미래를 그려낼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