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7억원' 양돈농가 배불린 이 기술...돼지 100만마리 관찰한 AI
[편집자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의 간판코너인 '스타트UP스토리'를 통해 한차례 소개됐던 기업 대표를 다시 만나 그간의 경험과 시행착오,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던 노력 등의 경영스토리를 들어봅니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TV에 비춰진 양돈농장은 언제나 사료가 가득찬 급이기 주변으로 돼지들이 몰려 있는 모습이 등장한다. 워낙 많이 먹으니까 그러려니 하지만 실은 돼지 한 마리당 사료 섭취량을 알 수 없어 한번에 많이 주고 알아서 먹도록 한 것이다. 남고 버려지는 사료는 고스란히 농가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전광명 인트플로우 대표는 "돼지의 적정 사료 투입량을 예측하지 못해 대부분 농가가 돼지 한 마리당 연간 평균 사료 35kg을 낭비하고 있다"며 "우리가 개발한 AI(인공지능) 기반 무인 축산 솔루션 '엣지팜'을 쓰면 6000두 농장 기준으로 연간 약 2억9000만원의 사룟값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는 2021년 3월쯤 전 대표를 만났다. 그 후 3년여간 인트플로우는 솔루션 고도화와고객사 확보를 통한 양적·질적 성장을 이뤘다.
최근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디지털농업포럼에 국내 대표 기업으로 초대받고, 내년 1월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IT·가전 전시회인 CES 개최를 앞두고 'CES 혁신상'도 수상하는 등 기술력과 혁신성을 두루 인정받는 한해를 보냈다.
양돈농장은 아프리카 돼지열병과 같은 전염성 질병에 매우 취약하다. 국내에서 연간 448만 마리가 전염병 때문에 폐사한다. 생산두수의 25.7%에 이른다.
전 대표는 "이전엔 작업자가 돌아다니며 아픈 돼지를 눈으로 찾았다면 엣지팜 설치 후부턴 체중 변화, 활동량 및 식사량 감소 등을 통해 아픈 돼지를 조기에 찾아 격리할 수 있다"며 "죽은지 며칠이 지난 후 발견돼 이미 질병이 급속히 퍼져 축사내 돼지 전부를 폐사 처리해야 경우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돼지 무게 측정도 간단히 할 수 있다. 전 대표에 따르면 돼지 무게를 재는 데는 보통 성인 작업자가 2~3명 이상 붙어야 하고 돼지를 저울에 올리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처럼 비용, 시간이 많이 들어도 무게 측정을 소홀히 할 수 없다. 돼지는 한우와 달리 정해진 규격이 있어 출하시기를 놓치면 상품가치가 크게 하락하기 때문이다.
엣지팜은 체중을 측정하고자 한 돼지를 기준이 되는 무게·체형을 가진 돼지 크기와 비교해 무게를 측정하는 방법을 쓴다. 체중 측정의 정확성은 18만 마리를 대상으로 테스트 한 결과 98.2%로 나왔다.
특히 김종진 유엔식량농업기구 아시아·태평양 대표, 토레로 막시모 유엔식량농업기구 수석경제학자, 아츠코 오쿠다 ITU(국제전기통신연합) 아시아·태평양 소장 등 디지털 농업 분야 핵심 인사들과 나란히 단상에 올라 달라진 기업 위상을 실감했다고 한다.
전 대표는 "전세계 농업 전문가와 석학들이 우리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며, 인도와 파푸아뉴기니 등 여러 국가에서 사업 협업을 제안해 왔다"며 "이런 성과는 한국의 디지털 농업 기술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트플로우는 작년 3월 삼성전자 C랩, 같은 해 8월엔 G유니콘에 선정되는 겹경사를 맞았다. G유니콘은 광주광역시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창업기업을 선정 육성하는 사업으로 인트플로우를 포함 올해 5곳이 선정됐다.
인트플로우는 내년에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한 '농장 통합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농장 내 환기, 온도 제어, 식사량 제어는 물론 방역 정보도 관리할 수 있다.
전 대표는 "통계청에 따르면 축산 농가에서 65세 이상 경영주 가구 비율이 2020년 기준 43.6%에 달하며 매년 높아지고 있다"면서 "축산농가의 디지털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농식품부 등 관련 업계는 전세계 양돈시장 규모가 2019년 257조원에서 2027년 464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류준영 기자 j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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