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왜 검사 사칭한 분을 절대 존엄으로 모시나”…한동훈이 물었다

비대위원 인선 관련해서는 ‘비(非)정치인 위주’ 언급…‘김건희 특검법’에는 총선용 악법 강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취임 일성으로 ‘개딸 전체주의 운동권 폭주를 막겠다’고 내세웠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입이 매섭다. 27일 첫 출근길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검사 사칭한 분’으로 일컫고, 민주당을 향해서는 ‘검사를 그렇게 싫어하면서 왜 검사 사칭한 분을 절대존엄으로 모시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개딸은 민주당 강성지지층인 ‘개혁의딸’을 말한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간 나는 일방적으로 민주당의 질문을 받아왔는데, 오늘은 (민주당에) 질문을 하겠다”며 이같이 물었다. 이 대표가 변호사 시절이던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 당시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150만원이 선고됐던 사실을 끌어와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이 사건 관련 재판에서 위증을 해달라며 교사한 혐의로도 기소됐는데, 이 대표 측은 재판에서 해당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 예방 관련 질문에는 “예방할 분이 많이 있다”며 “국회의장·부의장 포함해 관례에 따라 인사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국민을 범죄로부터 지키는 국민의 중요한 도구”라며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민의 자산이고 국민의 도구인 검찰을 악마화하는 것은 국민에게 피해가 가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검사 생활을 거쳐 법무부 장관으로서 걸어온 길 등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비대위원 인선 관련해서는 ‘비(非)정치인’ 위주로 생각한다면서 “정치인을 비하하는 건 아니고, 정치인은 정치인의 역할이 있다. 정치를 바꾸는 상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면에서 비대위는 그런 분들을 모셔야 한다”고 한 비대위원장은 설명했다. 이른바 ‘789 세대교체론’ 여부를 놓고는 “생물학적 나이 기준으로 한 세대 포위론이나 세대교체론이라는 말은 신뢰하지 않는다”면서 “열정과 동료 시민에 봉사하겠다는 선의에 나이 제한은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1970년대 출생인 한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이른바 ‘789세대(70·80·90년대생)’로의 교체론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데 따른 부연설명으로 보였다.

특히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김건희 특검법’에 관해서는 기존의 ‘총선용 악법’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총선을 그렇게 치르겠다는 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이라며 “아직 통과가 안 됐으니 거부권을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한 비대위원장은 반응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