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탈당, 제3지대 본격화…한동훈 파급력 잠재울까

국회 아닌 ‘노원구’에서 창당 선언
尹에 등돌린 ‘중도·보수’ 표심 겨냥
한동훈 비대위 출범으로 관심도↓
‘천아용인’ 김용태 “국힘에 남겠다”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선택-세번째선택 공동 창당대회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신당 창당이 현실화 됐다. 국민의힘을 떠난 이 전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중도·보수’를 기치로 윤석열 정부와 여당에 등을 돌린 이들의 표심을 공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 대표가 국회가 아닌 정치적 고향 노원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준석 신당’을 공식화하는 선택을 했다는 점도 중도적 색채를 강조하기 위한 맥락으로 읽힌다.

다만 최근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출범해 간판을 바꾸면서 이 전 대표의 창당이 불러올 파급력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유력 대권 주자로 평가 받는 한 비대위원장이 취임 직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체포동의안 포기를 전제로 한 공천 배분을 못 박는 등 쇄신 의지를 강하게 밝히면서다. 내년 총선에서의 ‘이준석 신당’에 대한 수요가 향후 한동훈 비대위의 구성과 공천 잡음 관리 등에 달려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27일 정치권에서는 이준석 신당 성공의 관건은 ‘인물’에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대통령실과의 ‘수직적 관계’를 부각 시키고, 새로운 보수 세력으로서의 차별성 강조를 위해 당의 다양성을 살릴 수 있는 인사를 적극적으로 영입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그간 이 전 대표가 보수와 진보를 넘나드는 외연확장 역량을 가진 정치인으로 평가 받아왔다는 점도 신당 합류 인사에 대한 기대 요인이다.

이 전 대표보다 먼저 중도 세력 구축을 위해 뛰고 있는 금태섭 전 의원, 양향자 의원 등과의 연합 여부도 조명 받고 있다. 이들은 내년 총선에서 거대 양당(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에 맞서기 위한 ‘제3지대 빅텐트’ 구성의 물밑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야권의 대선 후보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이재명 대표 체제 민주당을 연일 비판하며 새로운 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점도 제3지대 구축에 힘이 실릴 수 있는 배경이다.

하지만 이 전 대표와 뜻을 함께 해온 측근마저 신당 합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새로운 인사 영입 및 세력 연합은 난맥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전 대표와 정치적 뜻을 함께해온 ‘천아용인’ 중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당에 남겠다”며 합류에 선을 그었고, 나머지 세 사람도 신당에 당장 합류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례대표인 허은아 의원은 국민의힘 탈당을 하게 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고, 천하람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은 위원장직을 잃게 된다.

대권 주자로 평가 받는 대표적 비윤(비윤석열)계 유승민 전 의원 역시 합류 가능성이 높지 않다. 유 전 의원은 전날 MBC 프로그램에 출연해 “신당은 엄청난 각오 없이는 정말 성공하기 힘들다. 탈당 여부나 신당으로 새로 시작할지에 대해선 생각만 오래 했고 아직 결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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