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유소년] 사상 첫 엘리트·클럽 통합 대회 폐막…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경기도 가평군 일대에서 진행된 '2023 전국 유소년 우수팀 초청 통합 농구대회'는 전국의 엘리트 팀(5팀)과 유소년 클럽(5팀), 공공스포츠클럽(2팀)이 한 데 모여 4일 간의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극강의 한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신 체육관을 내달린 농구 꿈나무들은 승패를 떠나 화합과 교류의 장을 통해 전에는 볼 수 없던 친구들과 코트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선수단과 학부모, 관계자들까지 가평군을 찾자 조용한 도시였던 가평군은 4일 내내 들썩였고, 지역 경기도 살아났다.
엘리트 5팀, 유소년 클럽 5팀, 공공스포츠클럽 2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국내 유소년 사상 처음으로 엘리트와 클럽이 한데 모여 실력을 겨룬 기념비적인 대회로 보다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대회를 주최, 주관한 대한민국농구협회(이하 협회)는 더 넓은 저변에서 농구 꿈나무들을 성장시키고자 엘리트와 클럽의 경계를 없애고자 했고, 그 일환으로 사상 최초로 통합 대회를 개최하며 첫 걸음을 뗐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그러나 첫 대회를 통해 나타난 보완점들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개최 시기, 엘리트 팀 참가 저조 등이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난 대표적인 보완점들이다. 실제 몇몇 코치들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대부분 개최 시기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엘리트 A팀 코치는 “나 역시 농구 발전을 바라는 입장에서 엘리트와 클럽이 통합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회 취지에 대해 너무 좋게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올해의 경우 갑작스럽게 대회가 개최돼 준비 기간도 짧았고 또 엘리트 팀의 경우 6학년 선수들이 이미 중학교에 합류해 있기 때문에 6학년 참가 선수가 적을 수밖에 없다. 시기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1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뽐낼 수 있는 여름이나 가을에 개최하면 어떨까 싶다. 내년부터는 올해 대회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들이 보완되어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으면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엘리트 B팀 코치 역시 개최 시기만 보완된다면 이들에게 더 나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덧붙었다. B팀 코치는 “시기상 6학년 선수들이 많이 참가하지 못해 아쉽다. 조금 이른 시기에 열렸더라면 엘리트 팀들도 좀 더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이번 대회에 계속 됐으면 좋겠고 내년에도 참여할 의사가 있다. 날이 갈수록 클럽 농구의 수준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도 클럽 팀들과 계속해 경기를 치른다면 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협회 역시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서 파악 및 해결하기 위한 준비에 노력을 기울여 내년, 내후년대회부터는 진정한 통합을 이끌어 내겠다고 약속했다.
그런가 하면 협회에선 이번 대회를 위해 전국에서 가평군을 찾는 선수단을 위해 참가 팀에게 체류지원금을 지급하는 성의를 보여 참가 팀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C팀 코치는 “가평까지 거리가 멀어서 사실 처음에는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협회에서 체류지원금 등을 넉넉히 지원해주신 덕분에 부담을 덜고 즐거운 마음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아직 가야할 길은 멀지만 승패를 떠나 통합 대회가 처음으로 열린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합 대회는 단순히 엘리트와 클럽의 벽을 허물기 위한 것이 아니며, 거시적 관점에서 저변 확대, 농구 발전을 위해 필수적 요소라는 것이 협회 측 입장이다. 협회는 이 같은 목표를 협회 홀로 추진하는 것이 아닌 남녀 프로농구(KBL·WKBL)과 함께 협력해 실행할 방침이다.
남다른 취지로 첫 발걸음을 뗀 통합 대회. 통합 대회는 올해를 시작으로 내년, 내후년을 바라보고 있다. 올해의 아쉬움을 씻고 더 나은 대회가 되겠다는 다짐으로 밝은 미래를 기약했다. 협회, KBL, WKBL 3개 기구가 삼위일체를 이뤄 앞으로 정기적으로 대회 개최를 약속한 가운데, 풀뿌리 농구인 유소년 농구가 어떤 길을 걸어가게 될 지도 관심사다.
#사진_배승열, 박호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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