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마약 투약 혐의로 4일 전 경찰 조사를 받았던 배우 이선균이 사망했다. 향년 48세.
27일 경찰당국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선균이 서울 모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선균은 최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로 조사를 받아왔다.
이선균은 바쁜 상반기를 보냈다. 지난 1월 방송된 SBS 드라마 ‘법쩐’에 주인공 은용 역으로 출연, 시청률 11.4%라는 호성적을 냈다. 이후 이선균은 영화 ‘킬링 로맨스’와 tvN 예능 ‘아주 사적인 동남아’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또 9월 개봉한 영화 ‘잠’으로 관객을 찾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월 이선균이 마약 관련 혐의로 내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충격을 안겼다. 이 사실은 경기신문 보도로 알려졌다. 2001년 시트콤으로 데뷔했다는 점, 현재 주연급으로 활약 중이라는 점 등으로 이선균이 특정됐다.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는 당시 마약 투약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았으나 “이선균 배우는 사건과 관련된 인물인 A씨로부터 지속적인 공갈, 협박을 받아와 이에 대해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전한 바 있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배우였기에 이미지 타격은 더욱 컸다. 이선균을 향한 광고계 손절이 시작됐고, 이선균은 새 드라마 ‘노 웨이 아웃’에서 하차했다.
앞서 내사 중이던 8명 가운데 이선균과 유흥업소 관계자 등 2명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이선균이 출입한 것으로 알려진 유흥업소 실장 A씨도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 A씨는 이선균을 협박해 3억 5000만원을 갈취한 혐의도 받는다.
지난 10월 28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이선균을 소환 조사했다. 수많은 취재진들의 앞에 선 이선균은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어서 많은 분께 큰 실망감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경찰 조사에서 진행한 이선균의 간이시약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다. 경찰은 정확도가 떨어지는 점을 고려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그러나 마약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고, 이후 경찰은 이선균의 체모를 추가로 확보해 국과수에 2차 정밀감정을 요청했다.
2차 소환 조사는 11월 4일 진행됐다. 일주일 만에 또다시 경찰서 앞에 선 이선균은 첫 소환 때와 마찬가지로 “많은 분들께 심려 끼친 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성실히 조사를 받겠다”고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선균은 2차 조사에서 “A씨가 나를 속이고 무언가를 줬다”, “마약인 줄 몰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선균과 유흥업소 실장 A씨의 통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충격을 안겼다. KBS는 11월 25일 이씨와 A씨의 전화통화 내용을 보도했다. 음성 파일 속 이선균은 A씨에게 “나도 너 되게 좋아해. 그거 알아?”라고 말하는가 하면 “왜 네가 털렸고 뭘 원하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어떤 경위로 해당 음성 파일이 공개됐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마약 투약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 또한 확보되지 않았다. 국과수는 경찰이 의뢰한 추가 정밀 감정 결과 마약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통보했다.
이선균은 지난 23일 세 번째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선균은 마약인 줄 몰랐다는 입장이었는데 여전히 같은 입장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것 또한 사실대로 말씀드리겠다”며 같은 말을 반복했다.
첫 조사에서 1시간, 두 번째는 3시간, 세 번째에서는 19시간의 고강도 밤샘 조사를 받은 이선균은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오늘 (공갈 사건) 피해자로서 고소인 조사까지 마쳤다”며 “이제 앞으로 경찰이 저와 공갈범들 가운데 어느 쪽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를 잘 판단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26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이선균은 3차 경찰 조사에서 “빨대를 이용해 코로 흡입했지만 수면제로 알았다. 마약인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선균은 26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의뢰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제출했다.
약 두 달 간 세 차례의 조사를 받은 이선균은 거짓말 탐지기 조사까지 의뢰했지만 네 번째 조사를 받을 수 없게 됐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이날 오후 예정되어있던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측은 배우 김성규의 인터뷰를 취소하며 양해를 구했다. 이선균 소속사는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