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사망…마약 스캔들 2개월만 충격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배우 이선균(48)이 사망했다. 10월 마약 투약 내사 사실이 알려진 지 2개월 여 만이다. 배우 전혜진(47)과 결혼해 두 아이를 뒀는데, 마약 스캔들에 휘말려 이미지 타격이 컸다. 더욱이 유흥업소 여성 실장 A(29)와 연관됐을 뿐 아니라 그에게 협박을 받아 약 3억5000만원을 뜯기는 등 압박이 심했던 것으로 추측됐다.
27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선균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근처 자동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번개탄을 피운 흔적도 발견됐다. 측근은 "어젯밤부터 연락이 안 됐다"며 112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자세한 사망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이선균은 올해 A의 서울 소재 주거지에서 수차례 대마초를 피우거나 케타민을 투약한 혐의 등을 받았다. 10월20일 드라마 '노 웨이 아웃' 촬영을 불과 이틀 앞두고 마약 내사 사실이 알려져 파장이 컸다. 결국 이선균은 하차했고, 조진웅이 경찰 '백중식' 역에 대타로 투입됐다. 이선균은 A 등 2명에게 지속적인 공갈·협박 등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한 상태였다. 간이 시약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모발)·2차(겨드랑이털) 정밀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10월28일과 지난달 4일에 이어 이달 24일 세번째 경찰 소환조사를 마쳤다.
이선균은 줄곧 "마약인 줄 몰랐다. 수면제로 알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반면 A는 "이선균이 빨대를 이용해 케타민을 흡입했다"며 구체적인 투약 날짜 5차례와 장소를 진술했다. 이선균은 3차 조사를 마친 후 "경찰에서 나와 공갈범들 사이에 어느 쪽이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 잘 판단해주기를 부탁드린다"고 청했다. 전날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해달라"고 할 정도로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사망해 안타까움을 줬다.
부인인 전혜진 역시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2009년 7년 열애 끝에 결혼해 두 아들을 뒀으며,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로 꼽혔다. 부부는 지난해 5월 두 아들과 함께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 서울 SK-안양 KGC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전혜진은 이선균의 마약 스캔들이 불거진 직후 둘째 아들 역시 유학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첫째 아들은 미국에서 유학 중이었다. 전혜진은 지난달 드라마 '아임홈 다녀왔습니다' 출연을 논의하는 등 활동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전혜진은 5월 서울 논현동 빌딩을 150억원에 팔았는데, '이번 사건을 대비해 판 게 아니냐'는 의혹도 받았다. 지하 1층, 지상 8층 규모다. 지난해 3월 자신이 대표로 있는 법인 명의로 140억원에 산 지 1년 여 만이다. 시세차익 10억원을 거둔 것처럼 보이지만, 부동산업계는 매입 시 취득세와 매각 시 법인세 등을 고려하면 실제 수익은 거의 없다고 봤다. 대출 이자, 근저당 설정비용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손실을 봤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당시 이선균 측은 "건물 매각과 이번 사건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했다.
영화 '탈출: PROJECT SILENCE'(감독 김태곤)과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는 고인 유작이 됐다. 탈출은 제작비 약 180억원을 투입했으며, 올해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애초 올해 연말 혹은 내년 초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이선균의 마약 스캔들로 무기한 연기했다. 행복의 나라도 모든 촬영을 마친 상태다. 후반 작업하며 개봉 일정을 조율했지만 무산됐다. 이선균은 올해 9월 개봉한 영화 '잠'(감독 유재선)과 2월 막을 내린 SBS TV 드라마 '법쩐'에서도 활약했다. 잠은 누적관객수 147만명을 돌파했고, 법쩐 역시 시청률 시청률 11%(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넘으며 호평 받았다. 이선균은 이 사건으로 'SBS 연기대상' 후보에는 들지 못했으나, 강유석, 박훈 등 법쩐에 출연한 배우들은 참석할 예정이다. 29일 SBS 연기대상을 이틀 앞두고 비보가 전해져 안타까움은 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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