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정사진, 결혼식 사진 같은데… 차마 못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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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밝고 누구에게나 예의 바르고, 한마디로 '분위기 메이커'였어요."
27일 '성탄절 방학동 아파트 화재'로 사망한 두 딸의 아버지 박모(33) 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동대문구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대학 동기 이모 씨는 담담히 박 씨를 회상했다.
약사였던 박 씨의 빈소에는 박 씨의 성실한 대학생활을 증명하듯 약대 동기들의 근조 화환이 가득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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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사랑받던 친구였는데…”
두 딸 두고 떠난 가장에 울먹
“내 아들만은 아니길 바랐다”
‘10층 사망’ 男 유족도 오열
“형은 밝고 누구에게나 예의 바르고, 한마디로 ‘분위기 메이커’였어요.”
27일 ‘성탄절 방학동 아파트 화재’로 사망한 두 딸의 아버지 박모(33) 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동대문구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대학 동기 이모 씨는 담담히 박 씨를 회상했다. 이 씨는 “4년 내내 박 씨와 짝꿍이었다”며 “형은 학생회를 했는데, 회장을 하지 않아도 모든 게 형 중심으로 돌아갔다. 평소에 수영을 잘해서 점심시간마다 아이들이랑 다 같이 형한테 수영을 배우기도 했다”고 전했다.
약사였던 박 씨의 빈소에는 박 씨의 성실한 대학생활을 증명하듯 약대 동기들의 근조 화환이 가득 걸려 있었다. ‘짧은 생 멋있게 살다 간다’고 새겨진 가족이 보낸 조화는 두 딸을 살리고 떠난 박 씨의 삶을 대변하는 듯했다. 부부와 8년 넘게 신앙생활을 했다는 김모(53) 씨는 “영정 사진이 결혼식 사진 같은데 차마 못 보겠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10층 거주자 임모(37) 씨의 유족도 26일 문화일보와 만나 임 씨를 회상했다. 유족 A 씨는 “올 1월에 새 회사로 옮겨서 내년에 결혼할 예정이었는데…”라며 눈물지었다. A 씨는 “임 씨는 아빠의 제일 친한 친구였다. 아버지가 회 먹고 싶은 날이면 같이 회 한 그릇에 소주 마시고, 아버지하고 목욕탕도 같이 갔다”고 말했다. 임 씨의 아버지는 “신원 미상 시신을 확인해보라는 연락을 받았을 때 내 아들은 아니기를 바랐다. 내가 제일 먼저 대피하고, 그다음이 아내, 둘째, 마지막이 아들이었다”며 “얼마 되지 않는데도 가스를 마셔서 쓰러진 것 같다”고 말했다. A 씨는 “1500가구가 사는 세대에 스프링클러가 없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임 씨의 어머니는 영정을 매만지며 “엄마 여기 있다”며 울부짖었다. 아버지는 임 씨의 남동생을 껴안으며 “살아 돌아와 고맙다”며 통곡했다.
경찰은 지난 26일 진행한 현장 감식 과정에서 화재 발원지인 3층에서 담배꽁초와 라이터 등을 발견하고 화재와의 관련성을 확인 중이다. 현재까지는 ‘사람의 부주의’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화재가 발생한 3층 거주자가 병원에서 퇴원하는 대로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조율·장상민·김린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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