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가입 이유로 직원 폭행 '축협 조합장'…술병 깨면서 사표 강요까지

고용부, 전북 순정축협 특별근로감독해 2억원 체불임금도 적발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임금체불 등 각종 위법사항만도 18건

ⓒ News1 DB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다수의 직원을 폭행한 조합장이 있는 전북의 한 축협에 대한 특별근로감독결과 다수의 법 위반사항이 추가로 드러났다.

문제의 조합장은 노래방에서 술병을 깨며 사표를 강요하거나, 정당하게 지급된 시간외 수당을 내놓으라는 등 근로자 인격과 노동권을 심각하게 침해해 온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27일 '직원 폭행'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순정축협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 모두 18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실과 2억600만원의 체불임금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다수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 중 9건은 형사입건하고, 8건에 대해선 1억5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또 조합장 등 2명에 대해서는 행‧사법조치에 나섰다.

해당 축협은 조합장이 노조 가입을 이유로 다수의 직원들에게 폭행·폭언을 일삼는 등 물의를 빚었던 곳이다. 이 조합장은 노조에 가입한 직원들에게 폭행·욕설을 한 것도 모자라 '부당한 인사조치'를 하겠다는 협박성 발언 등의 행위가 드러나 현재 사법처리 된 상태다.

이번 특별감독에서는 문제의 행위 외에도 해당 조합장의 추가 위법행위가 속속 드러났다.

주요 사례를 보면 다수의 근로자에게 사표를 강요하며 욕설과 폭언을 일삼았다.

노래방에서 술병을 깨고 사표를 강요하는가 하면, "니가 사표 안내면 XX 내가 가만 안두겠다"는 등 협박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직원들이 정당하게 근무하고 받아간 시간외 수당에 대해서도 반납을 강요했다. 이 과정에서는 "도덕적으로 이 양반들아, 몇백만원이나 쳐 가져가고 그것도 상무님을 꼬셔서"라는 등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도 퍼부었다.

연장근로수당,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등 임금체불 사실도 확인했는데, 고용부는 모두 2억600만원의 임금체불 사실을 확인하고 책임자를 즉시 사법처리에 넘겼다.

이 외에도 매월 정해진 근무표를 성수기 등 사업장 여건에 따라 즉흥적으로 변경하는 방식으로 모두 500회에 걸쳐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정식 고용장관은 "법을 무시한 사용자의 불법적 전횡으로 많은 근로자가 고통받고 정당한 권리를 침해당한 사례"라며 "향후에도 이와 같은 불법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해 산업현장의 법치주의 확립을 통해 약자 보호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근로감독과 함께 해당 축협 전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익명 설문조사(전직원 108명 중 71명 응답, 응답률 65.7%)에서 응답자의 69%는 '지난 6개월동안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또 이중 21%는 '1주에 한 번 이상 경험했다'고 응답하는 등 조직 전반에 불법‧불합리한 문화가 만연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고용부는 밝혔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