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내년 1분기도 경기전망 먹구름…3분기 연속 하락세

전국 제조기업들은 내년 1분기까지 기업경기가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수출과 내수 기업 간, 그리고 업종 간에 희비가 엇갈릴 전망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천156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1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올해 4분기 전망치(84)보다 1포인트 하락한 '83'으로 집계돼 3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다만 제약, 화장품, 조선 업종은 긍정적 전망이 우세했으며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 중심으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BSI는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입니다.

수출·내수기업, 경기 전망 희비 교차
기업 형태별로 보면 전분기 대비 변화 추세가 다른 양상을 보였습니다. 전체 매출 중 수출비중 50%를 기준으로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으로 구분해 분석한 결과, 수출기업의 BSI는 93으로 전분기 대비 10포인트 상승했지만 내수기업의 BSI는 80을 기록하며 전분기(84) 대비 4포인트 하락했습니다.

통계청 산업활동동향, 관세청 통계에서도 수출과 내수 간 차이가 두드러졌습니다. 수출은 금액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2개월 연속 증가했고, 무역수지도 6월부터 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내수는 10월 소매판매액이 전년 동기대비 –4.4%를 기록하여 4개월 연속 감소세로 나타났습니다.

제약·화장품·조선 '긍정적'…철강·비금속광물 '부정적'
업종별로 보면 제약(115), 화장품(113), 조선(103)만이 기준치 100을 넘어 긍정적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제약의 경우 신약개발 등에 힘입어 전분기에 이어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많았습니다.

화장품은 K-뷰티 확산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며 새해에는 긍정적 전망으로 돌아섰습니다.

반면 철강(72), 비금속광물(67) 등은 건설경기 침체,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주력 업종인 IT(84)는 반도체 재고 소진과 일부 품목 수요회복 기대감에 전분기 대비 상승했으나 여전히 기준치를 밑돌았습니다.

자동차(87)의 경우에도 고금리에 따른 구매부담 증가와 중국 등 외국산 전기차의 저가공세로 전분기 대비 하락하며 부정적 전망을 이어갔습니다.

기업 3곳 중 2곳 "올해 영업이익, 목표보다 미달"
올해 경영실적 달성 여부에 대해선 연초 설정한 목표치에 미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습니다.

영업이익의 경우 목표 대비 미달할 것이라고 예상한 기업은 63.5%로 그중 절반 이상인 32.4%가 '10% 이상 미달'로 답했습니다.

영업이익 목표 달성에 실패한 핵심 원인에 대해서는 '내수 부진'을 꼽은 기업이 53.5%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서 원자재 가격 19.1%, 수출부진 18.1%, 고금리 4.3%, 고환율 1.4%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투자실적을 묻는 질문에는 연초에 계획한 목표치에 미달할 것이라고 본 기업이 49.2%로, 기업 절반이 올해 투자실적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내년 상저하고 전망에 따라 하반기부터 경기 회복세가 예상되므로 상반기에는 내수 중심으로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높은 물가와 금리로 인해 가계와 기업들의 심리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도록 물가 관리뿐만 아니라 소비, 투자 활성화 정책을 통해 민간의 역동성을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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