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편적 관세’, 기존관세에 10%P 인상하는 것”

■ 전 무역대표부 대표 NYT 인터뷰
미 제품 수출국가에 관세 폭탄 예고
한국 등 FTA국가 적용여부 미지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무역대표부(USTR) 대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경제 고문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약한 외국산 제품에 대한 ‘보편적 관세’는 기존 관세에 10%포인트가 추가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국가들에 사실상 관세 폭탄을 예고한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 설계자였던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26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제2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모든 수입품에 보편적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이는 기존 관세에 추가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입품 대부분에 새로운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며 “이는 세금과 무역 정책에 있어 전면적인 친미적 개편”이라고 덧붙였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미국 무역총괄 관련 주요 핵심 보직을 맡을 것으로 전망되는 인물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홈페이지에 올린 공약을 통해 외국산 제품에 대한 ‘보편적 관세’의 단계적 도입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8월 방송 인터뷰에서 보편적 관세 비율이 10%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지만, 최종 관세가 10%인지, 기존 관세에 10%포인트 관세를 추가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었다. 이날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의 발언은 추가 관세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즉 현재 5%의 관세를 내는 수입제품이 있다면, 트럼프 전 행정부가 재출범할 경우 총 15%의 관세를 내야 한다는 의미다.

트럼프 캠프가 추진하는 보편적 관세가 한국 등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20개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에도 적용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트럼프 캠프가 “FTA 체결한 국가들을 보편적 관세 적용 대상에서 예외로 둘지에 대해 어떤 결정도 하지 않았다”고 밝힌 만큼, 한국산 제품에도 새로운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이누 마낙 미국외교협회(CFR) 무역정책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보편적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계 각국 정부의 조세정책을 연구하는 택스파운데이션은 10%포인트 추가 관세가 도입되면 미국 소비자와 기업의 세금 부담은 3000억 달러(약 389조 원) 늘어나고, 일자리는 50만 개 감소하며, 미국 경제는 0.5%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