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정치인 대거 등용” 인물교체 시동

■ 출근길에 비대위 구상 밝혀
“정치인 위주로 꾸릴 생각이면
이 자리에 있는것도 이상할것”
“검사 사칭한 분이 절대 존엄”
민주 “검찰당” 비판에 반격도
민주 ‘운동권 청산’ 발언 겨냥
“한동훈 체제 실패할 것” 맹공

답변하는 한동훈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국회 본청에 마련된 비상대책위원장실로 출근하며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 출근길에서 향후 꾸려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구성을 ‘비(非)정치인’ 위주로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새로 선출된 여당 비대위원장으로 조만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날 것임을 밝히면서도 이날 이 대표를 겨냥해 “검사를 사칭한 인물”이라고 직격하는 등 대야투쟁 의지도 다시 한번 드러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당연히 (비대위원으로) 비정치인도 생각하고 있다”며 “정치인 위주로 (비대위를 꾸릴 거라면) 제가 이 자리에 나온 것이 이상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서 돈을 벌고, 가족을 보호하고, 동료 시민에 대한 선의를 가진 분들을 상징하는 분들을 (비대위원으로) 모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검찰당이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동안 저는 일방적으로 민주당에 질문을 받아왔다”며 “제가 묻고 싶다. 민주당은 검사를 그렇게 싫어하면서 왜 검사도 아니고 검사를 사칭한 분을 절대존엄으로 모시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가 변호사 시절이던 2002년 당시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을 받은 것을 거론한 것이다.

한 위원장이 전날 취임사에서 ‘운동권 청산’을 언급한 것을 두고 세대 포위·해체론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생물학적 나이 등은 신경 쓰지 않는다”며 “이창호 9단은 10대에 세계를 제패했고,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은 60세에 영화 ‘사이코’를 만들었다. 열정과 동료 시민에 대해 봉사한다는 선의에 나이 제한은 없다”고 했다. 이어 “정치를 바꾸는 건 맞으나 세대 포위론, 세대를, 나이를 기준으로 갈라치기 하는 건 누군가에게는 정략적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 몰라도 세상에는 새로운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조만간 김진표 국회의장을 시작으로 정치권 주요 인사들을 순서대로 예방할 뜻도 내비쳤다. 이날 그는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과 만나 긴급한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권한대행은 “한 위원장과 상의할 게 많다”고 밝혔다.

한편, 한 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천명한 ‘운동권 정치 청산’을 대야 선전포고로 받아들인 민주당은 이날 한 위원장을 향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강성 친명(친이재명)계가 주류인 당 최고위원들은 한 위원장이 수직적 당정관계에 머무르는 한 비대위 체제는 실패로 귀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해완·최지영·나윤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