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국 시진핑 주석 등 최상층부 정보 수집 애먹는다

2010~2012년 사이 중국 인적 정보망 일망 타진
주로 신호 정보 의존하며 공개 자료 바탕 추정만
2021년 중국임무센터 설립하고 예산 크게 늘려

[서울=뉴시스]미 버지니아주 랭리의 중앙정보국(CIA) 청사. (출처=CIA 운영 월드 팩트북 홈페이지) 2023.12.2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2010년~2012년 사이 미 중앙정보국(CIA) 등 정보 기관들의 중국내 정보원 20여 명이 일망타진된 이후로 미국이 시진핑 중국 주석과 주변 인물 등의 동향에 대한 정보 수집에 애를 먹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시진핑 주석이 공산당 당수가 되면서 2012년 중국내 인적 정보망을 잃었다. 시 주석은 그해 말 국가 주석이 됐다. 시 주석이 부상하면서 미 정보 당국들은 그가 기존의 중국 지도자들과 달리 강압적이고 민족주의적이며 안보를 중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은 정보기관들의 평가를 무시하고 중국이 경제적으로 발전하면서 보다 개방적이 되고 미국 주도 국제 질서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미 정부들은 이후 20년 동안 이런 입장을 유지했다.

시 주석의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권리 주장을 강화하고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크게 강화하는 한편 미국 정부와 의료기관, 기술기업, 국방기업 등을 상대로 해킹을 늘려왔다.

중국은 또 미국 정보 당국자를 포섭하는 노력도 강화했다. 2018년 중국에 정보를 팔아넘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케빈 패트릭 멀로리 전 CIA 요원이 대표적이다.

지난 8월에도 미 해군 2명이 군사 정보를 중국에 넘긴 혐의로 체포됐다. 두 사람은 미국에 귀화한 중국 태생이다.

CIA와 미 국방정보국(DIA) 등 주요 미 정보기관들은 2020년 대중국 정보 수집 능력을 강화하는 노력에 따라 대테러 분야 및 중동 예산을 중국 정보 수집 분야로 돌렸다. 미 정보기관들은 연간 1000억 달러(약 129조 원) 이상의 예산을 사용한다.

번스 CIA 국장 매주 부국장들과 중국회의 개최

2021년 국장이 된 직후 중국임무센터를 세운 윌리엄 번스 CIA 국장은 현재 랭리의 CIA 본부 최상층에서 매주 부국장들과 함께 중국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중국임무센터는 CIA 전체의 중국 업무를 총괄 지휘하는 역할을 한다. 중국임무센터에는 CIA는 물론 다른 기관의 인력도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CIA의 정보 수집이 지도자와 군대 및 경제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에 대해 큰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은 양자컴퓨터, 핵융합, 희토류 등 분야에서 미국과 치열한 대결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미국 정보기관들은 주로 전화, 이메일 등 각종 디지털 통신 감청 등 전자 감시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그러나 신호 정보만으로는 적국의 숨은 의도와 약점을 파악하는데 역부족이다. 시주석의 공개 발언을 토대로 그의 의중을 추정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중국 요원을 포섭하거나 심지어는 만나는 것조차 지금은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중국은 수 백만 대의 감시 카메라와 수 백만 명의 인적 정보망을 운영하면서 강력한 반탐활동을 펴고 있다. 미국은 인공지능과 생체정보를 활용한 반탐 활동에서 중국에 뒤져있다.

중국은 해외에서도 중국의 당국자와 기업인을 포섭하려는 CIA요원들을 대대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남미 국가에서 비공개 요원으로 활동하는 미 정보 당국자를 중국 정보 요원들이 미행해 식당에서 식사하는 장면을 촬영하는 정도다.

중국과 달리 러시아에서 미 정보기관들은 성공적으로 정보 수집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대가가 큰 것에 불만이 큰 러시아 엘리트들을 매수해 정보를 수집하기가 쉬운 여건인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바그너 용병그룹의 반란 움직임을 정확히 잡아낸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에 비해 중국에서는 인적 정보망을 확보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데이비드 말로위 CIA 작전부국장은 지난 5월 “위험이 크며 종종 적발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중국 공안은 지난 8월 2명의 중국 국적자를 미국의 첩자 혐의로 체포했다. 두 사람 다 해외에서 포섭된 사람들이다.

번스 국장은 지난 7월 CIA가 중국 유력 당국자와 기업인들을 포섭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진전이 있으며 몇 년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인적 정보망을 구축해왔다”고 강조했다.

한 CIA 당국자는 시 주석의 독재와 경제 상황 악화로 포섭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 당국자는 “어렵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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