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는 없다...대주주·개미 1주 가치 같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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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기업거버넌스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메리츠금융그룹의 최근 행보가 한국 자본시장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핵심 자회사를 분할 상장하는 것이 일반적인 국내 자본시장에서 메리츠금융그룹은 3개 상장사를 하나로 합치는 '거꾸로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한 데 이어 승계마저 없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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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상장사 통합 지배구조 개편
‘기업거버넌스 대상’ 경제부문 대상
한국형 기업거버넌스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메리츠금융그룹의 최근 행보가 한국 자본시장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핵심 자회사를 분할 상장하는 것이 일반적인 국내 자본시장에서 메리츠금융그룹은 3개 상장사를 하나로 합치는 ‘거꾸로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한 데 이어 승계마저 없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매년 벌어들이는 이익의 50%는 배당,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에 사용 중이라는 점에서 기업 차원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시장 저평가)’ 해소 노력의 정답지를 메리츠금융그룹이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의 중심에는 조정호(사진)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조 회장이 지난 5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과 KCGI자산운용이 공동주최한 ‘제2회 한국 기업거버넌스 대상’ 시상식에서 경제부문 대상을 수상했다고 27일 밝혔다.
시상식 주최 측은 조 회장이 2011년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직에 오른 뒤 우수한 전문 경영인에게 전권을 일임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지주사가 자회사인 메리츠화재·증권의 지분 100%를 보유하는 완전 자회사 체제로 전환한 것이 대표적인 한국형 기업거버넌스 구축의 모범 사례로 꼽았다.
그동안 국내 자본시장에선 대기업들의 핵심 계열사 물적분할 등 이른바 ‘쪼개기 상장’으로 인해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조 회장은 승계를 염두에 두지 않고 ‘대주주 지분율 50% 이하’를 감수하면서도 3개 상장사를 하나로 합치며 ‘원(ONE)-메리츠’로 전환했다. 조 회장은 경영 효율을 높이고 그룹 전체 파이를 키워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함이라고 직접 설명에 나서기도 했다. 평소 대주주의 1주와 소액주주의 1주가 동등한 가치를 가져야 한다는 조 회장의 신념도 이런 결정의 밑바탕이 됐다.
결과적으로 2005년 3조3000억원이었던 메리츠금융그룹의 자산 규모는 올해 3분기 기준 95조원에 이르며 30배가 넘는 성장을 이뤄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원-메리츠’ 첫해인 올해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등을 통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약 50% 수준의 주주환원을 약속하고 이행했다. 구체적으로 지난 3월 이후 64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고, 신탁 계약 종료 이후 즉시 소각한다는 원칙하에 메리츠금융그룹은 이미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지난 11월 임시 주주총회에선 자본준비금 감액을 결의하며 배당가능이익으로 2조1500억원을 추가 확보하기도 했다.
조 회장 본인이 구체적인 경영활동에 간섭하지 않고 영입한 우수 전문경영인이 마음껏 회사를 경영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지속가능경영’도 메리츠금융그룹이 그리고 있는 한국형 기업거버넌스의 핵심 축이다. 수천억대 투자까지 대표가 결정한 뒤 사후 보고하는 것은 물론, 임기도 안정적으로 보장돼 단기 재무 성과에만 치중하지 않도록 하는 식이다. 이에 따라 최희문 부회장은 13년간(2010~2023년) 메리츠증권 최고경영자(CEO)를, 김용범 부회장은 9년간(2015~2023년) 메리츠화재를 진두지휘했다.
조 회장은 ‘원-메리츠’ 전환 1주년을 맞아 지난 11월 말 단행한 인사·조직 개편을 통해 차세대 리더십 발굴에도 나섰다. 보수적인 보험업계에서 파격적인 ‘40대 CEO’로 김중현 신임 대표이사 부사장을 메리츠화재 CEO로 선임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메리츠증권 CEO로도 리스크 관리 등이 강점인 장원재 신임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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