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임대인’ 17명 명단 처음으로 공개

당사자 동의 없어도 나이와 주소, 채무액 등 파악 가능
국토부와 HUG 누리집, 안심전세앱 통해 알아볼 수 있어
정부, 전세사기 근절 위해 공개 대상 지속해서 확대키로

임차인에게 전세 보증금을 상습적으로 반환하지 않은 이른바 ‘악성 임대인’에 대한 각종 정보를 누구나가 알 수 있게 됐다.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상습 채무 불이행자 17명의 명단을 처음으로 공개한다고 27일 밝혔다. 대상자는 과거 3년간 2회(법 시행 이후 1건 이상 포함) 이상 전세보증금을 미반환하고, 채무액이 총 2억 원 이상인 임대인이다. HUG는 이날 제1차 임대인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개최, 17명의 명단 공개를 확정한 뒤 국토부 누리집, 행정정보공개안심전세포털, 안심전세앱 등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일반 국민들은 악성 임대인의 이름과 나이, 주소, 채무액 등을 당사자 동의 없이도 조회할 수 있다.

부산시청에 마련된 전세사기 피해 상담소. 국제신문DB

악성 임대인 명단 공개는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 시행에 따른 조치다. 시행일인 9월 29일부터 10월 19일까지 채무 불이행이 있었던 임대인을 대상으로 2개월 동안의 소명 기간을 거쳐 공개 여부를 결정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전세사기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할 때 명단 공개 대상이 된 악성 임대인 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한다. 전세사기를 뿌리 뽑겠다는 정부 의지가 약화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소급 적용 제한 때문에 이번에는 공개 대상이 17명에 그쳤다고 해명했다. 이어 앞으로 심의위원회를 수시로 개최해 공개 대상을 2024년 3월 90명, 2024년 말 450명 수준으로 계속 늘려 가겠다고 덧붙였다.

진현환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이번 명단 공개의 핵심은 집주인 동의 없이도 악성 임대인 여부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있다”며 “전세계약을 체결할 때 안심전세앱이나 국토부 및 HUG 누리집을 활용하면 전세사기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