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첫날 한동훈, 비공개로 비대위원 인선 집중

2023. 12. 2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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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원장으로 첫 출근, 통상업무 수행
민주당 비판...‘이재명 예방’ 메시지 구상
‘정책 실천력’ 강조하며 외연 확장 승부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로 첫 출근하며 공식 업무에 나섰다. 한 위원장은 아직 꾸려지지 않은 비대위원들의 인선을 마무리하는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동에 대비한 ‘메시지 구상’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로 출근해 통상업무를 수행했다. 현재 한 위원장의 최우선 과제는 비대위원들의 인선으로, 상임전국위원회가 비대위원들에 대한 의결을 마쳐야 비대위가 본격 출범할 수 있다. 한 위원장이 공식 업무를 시작했지만 비대위의 공식 출범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28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또한 당헌·당규에 따라 윤재옥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과 기존 최고위원들이 진행할 예정이다.

한 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 인선과 관련해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좋은 분을, 열심히 국민을 위해 헌신하실 분을 잘 모시기 위해서 잘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고심 중인 비대위의 인적 구성은 ‘정책 전문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위원장은 전날 국민의힘 전국위원회의 비대위원장 임명안 가결 후 수락 연설에서 “정책의 집행을 맡은 정부·여당”이라며 야당과의 차이점을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또 취임 일성에서 ‘정치’와 ‘정책’을 각각 16번씩 언급하기도 했다.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국민’으로 ‘국민의힘’이란 당명을 제외하면 총 22번 언급됐다.

한 위원장은 “정부·여당인 우리의 정책은 곧 실천이지만, 야당인 민주당의 정책은 실천이 보장되지 않는 약속일 뿐이다. 그건 굉장히 큰 차이”라며 “그 차이를 십분 활용하자. 정교하고 박력 있게 준비된 정책을 국민께 설명하고 즉각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그러면서 ▷인구 ▷안전 ▷약자 ▷과학 ▷경제 ▷한미공조 ▷대북 ▷기후 ▷청년·노인 ▷지역 경제 등의 정책 키워드도 함께 언급했다.

한 위원장의 이같은 ‘정책 실천력’ 강조는 중도층을 포섭하기 위한 승부수로 해석된다. 한 장관의 취임 연설 중 정책을 강조한 부분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보수층 결집으로 이어지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질타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적’을 상정한 ‘이념전’은 지지층의 결집만 유도할 뿐, 외연 확장에는 역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강서구청장 선거를 앞두고 “반국가세력” 등을 언급하며 ‘이념’을 강조했지만, 선거는 여당의 참패로 끝났다. 때문에 한 위원장이 이번 취임 연설에서 ‘정책’이란 카드를 우위 선점하며 중도층의 표심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한 한 장관은 전날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 대표를 당연히 찾아뵙고 인사드려야 한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 예방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한 위원장이 전날 ‘이재명 민주당’을 거세게 비판한 만큼, 한 위원장이 이 대표와의 만남에서 전할 메시지 역시 주목된다.

한 위원장은 전날 취임 연설에서 ‘운동권 특권 세력’과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 등을 거론하며 민주당을 정면 비판했다. 야당의 이 같은 폭주를 막기 위함이 국민의힘의 이번 총선 승리 명분이란 것이 한 위원장의 논리다. 이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의 이름은 총 5번 등장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중대범죄가 법에 따라 처벌받는 걸 막는 게 지상 목표인 다수당이, 더욱 폭주하면서 이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그런 당을 숙주 삼아 수십 년간 386이 486, 586, 686이 되도록 썼던 영수증 또 내밀며 대대손손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 가르치려 드는 운동권 특권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운동권 특권 세력과 개딸 전체주의와 결탁해 자기가 살기 위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우리는, 상식적인 많은 국민들을 대신해서,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과, 그 뒤에 숨어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운동권 특권 세력과 싸울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상현 기자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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