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성장 테마 육성의 핵심은 '혁신'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주력…핵심 가치는 '혁신'
롯데가 '헬스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 등을 신성장 테마로 설정했다. 여기에 향후 5년간 37조원을 투자해 새로운 롯데를 완성하겠다는 생각이다. 유통과 물류, 식품 개발 등 기존 사업도 강화한다. '혁신'을 근간으로 기존 사업과 신성장 사업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헬스앤웰니스'다. 롯데헬스케어와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각각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롯데헬스케어는 지난 9월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CAZZLE)’을 출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롯데헬스케어는 내년 말까지 캐즐 가입자 100만명 유치, ‘전국민 데일리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톱10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30년까지 인천 송도에 3개의 메가 플랜트를 조성한다. 국내에 총 36만리터의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갖출 예정이다. 한 개의 플랜트 당 12만리터 규모의 항체 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다. 임상 물질 생산을 위한 소규모 배양기 및 완제 의약품 시설도 추가한다.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혁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10월 충남 홍성에서 자율주행 서비스를 개시했다. 롯데정보통신의 자율주행 셔틀은 운전석이 없는 레벨4 수준이다. 라이다 및 비전시스템 등 다양한 센서를 활용해 단독으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롯데정보통신은 강릉, 순천, 세종 등에서의 자율주행 셔틀을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도로에서 안정적인 자율주행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룹의 근간인 롯데쇼핑의 경우 최첨단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도입해 혁신에 나서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 12월 부산에서 최첨단 자동화 물류센터인 ‘고객 풀필먼트 센터(CFC)’를 착공했다. 부산 CFC는 영국의 글로벌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의 통합 솔루션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이 적용된다.
OSP는 데이터 및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부터 상품 피킹과 패킹, 배차까지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관리된다. CFC는 바둑판 모양의 격자형 레일 설비 ‘하이브(hive)’와 피킹·패킹 담당 로봇 ‘봇(bot)’을 바탕으로 운영된다. 하이브는 최대 4만5000개의 품목이 보관 가능하다. 1000대가 넘는 봇들이 최대 초속 4m로 이동하며 상품을 신속하게 피킹 및 패킹한다.
롯데쇼핑은 이처럼 물류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면서 신선식품 구매 성향, 주거 및 교통 환경 등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 패턴을 파악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물류 혁신 및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9월 중국 자동화 제어 플랫폼 기업인 ‘코에볼루션(CoEvolution)’과 지능형 물류 솔루션 및 자동화 창고 기술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지능형 물류 솔루션을 최적화하고 이를 업그레이드해 물류 자동화 창고의 효율성을 높여 고객들에게 더욱 높은 품질의 효율적인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 11월에는 콜드체인 플랫폼 팀프레시와 손 잡았다. 새벽배송 및 식자재 유통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팀프레시와의 협업을 통해 당일 및 새벽, 휴일 배송 등 라스트마일 서비스 다각화에 나선다. 고객들에게 한층 경쟁력있는 원스톱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양사 물류센터와 같은 거점 인프라를 공유해 각 사의 우수한 인프라와 서비스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생각이다.
롯데GRS는 푸드테크 도입을 통해 외식업계의 구인난 해결과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내년 1월 구로디지털역점을 시작으로 주방 자동화 로봇 ‘알파 그릴’을 롯데리아 매장에 순차 도입한다. 현재 롯데리아에서총 7단계의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패티 조리 작업을 AI 기술을 활용한 조리 로봇 알파 그릴을 통해 이 중 6단계의 작업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또 알파 그릴 도입 시 패티 양면 조리 시간이 약 1분대로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작업자 1인당 월 평균 5시간 가량 작업 시간을 줄이고 노동 강도를 개선할 수 있다. 롯데GRS는 알파 그릴을 활용해 매장 인력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뜨거운 열판에서의 조리 및 단순 작업 시간을 줄여 노동 환경을 개선할 예정이다.
롯데중앙연구소도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국내 학회에서 공개한 푸드 업사이클링(Food Upcycling)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푸드 업사이클링은 상품성이 떨어지는 식품 또는 식품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 등을 재가공해 새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11월 진행된 대한화장품학회 학술대회에서는 카카오 껍질, 커피박 등 식품 부산물 추출물 5종의 미용적 효능을 입증한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 인체 피부세포 및 인공피부로의 실험을 진행한 결과, 추출물 별로 미백, 모발 보호, 주름 개선 등 다양한 미용 효능을 확인해 향후 화장품 소재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발견했다.
또 국제ESG협회 주최의 ‘ESG 경영과 지속 가능성 국제 컨퍼런스’에서는 쌀겨로 만든 천연유화안정제로 식물성 아이스크림 개발에도 성공했다. 롯데중앙연구소는 환경 보호를 위해 제품 생산 시 발생하는 식품 부산물의 신규 소재 가치를 입증하고 이를 제품화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기존 롯데가 가진 강점은 강화하고 새로운 영역에 대해서는 과감한 투자를 통해 과거와 미래 사업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 핵심 목표"라며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핵심 가치를 '혁신'으로 설정하고 전 부문에서 혁신을 바탕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재웅 (polipsycho@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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