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안 논의·저강도 전환 속 지상전 강화…이스라엘, 강온 병행

김지연 2023. 12. 2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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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난민촌으로 지상작전 확대·남부에선 공세 지속
"이스라엘군, 저강도 작전 전환 준비"…참모총장 "전쟁 수개월"
이 전략장관, 방미해 설리번과 회동…"전쟁 다음단계와 전후구상 논의"
중부 부레이지 난민촌 위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이스라엘이 이집트가 제시한 가자지구 종전안을 검토하는 가운데서도 지상전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압력 속에 전쟁을 저강도 장기전으로 전환하는 것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도 나와 '강온 투트랙'으로 전쟁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26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가자지구 지상 작전을 중부의 난민촌으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누세이라트와 마가지, 부레이지 난민촌 주민들도 공습과 포격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난민촌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전쟁 때 집을 잃은 팔레스타인 실향민과 그 자손들이 거주해온 곳으로, 이번 전쟁 초기 피란길에 오른 북부 주민들이 유입돼 붐벼왔다.

가자지구 남부에 대한 공세도 이어지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군이 북부 지역에 대한 이른바 '작전상 통제'에 가까워진 이후로 남부에 대한 작전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최근 며칠간 100개 이상 표적을 육상과 해상, 공중에서 타격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정보기관 와파에 따르면 가자 남부의 이집트 접경지인 라파에서 공습 여러 건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 이집트 간 사람과 물품의 밀입국·밀반입 기반을 해체하는 것이 공습 목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군 정보장교를 지낸 미카엘 밀슈타인은 "이스라엘의 전략적 목표 중 하나는 10월 7일까지 이곳에서 있었던 상황이 재발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헤르지 할레비 참모총장(오른쪽) [AF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접경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자지구 북부의 하마스 대대 해체를 거의 완료했다"며 "이런 성과를 지키고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할레비 참모총장은 "테러조직 해체에는 마법같은 해결책도, 지름길도 없으며 오직 결연하고 끈질긴 싸움만이 있다"며 "1주일이 걸리든, 수개월이 걸리든 하마스 지도부에 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성탄절인 25일 리쿠드당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멈추지 않고 계속 싸우고 있으며 향후 수일간 전투를 심화할 할 것"이라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의 발언이다.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10월 7일 전쟁 발발 이후 사망한 팔레스타인인은 2만900명을 넘는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그동안 가자지구 지상전에서 고강도 공세를 통한 목표를 이뤘다고 보고, 저강도 장기전으로 전환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이스라엘 방송 채널12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를 위해 이스라엘군은 분리 장벽의 가자지구쪽 완충지대를 폭 1㎞로 확대하고, 이곳에 보병 병력을 주둔시켜 가자지구 주민의 분리 장벽 접근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는 민간인 희생을 줄이기 위해 고강도 폭격을 완화하라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막대한 민간인 인명 피해로 휴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이집트가 제시한 평화 중재안에 대한 검토 작업도 이어가고 있다.

이 중재안은 전투중단과 이스라엘 인질·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 석방, 나아가 전쟁 종식까지 종합적인 방안이다.

이스라엘은 전시내각이 25일 회의를 연 데 이어 26일에는 그보다 확대된 안보내각 회의를 열어 이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참여할 수 있는 전후 계획에는 절대 반대하는 입장이며 인질 석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최측근인 론 더머 전략 장관은 미 안보 최고위급과 회동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 중이다.

26일 미국 도착한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장관 [AFP=연합뉴스]

더머 장관은 이날 오후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났으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도 만날 예정이다.

주미 대사를 지낸 더머 장관은 워싱턴과 오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번 전쟁 이전에도 네타냐후 내각에서 미국 카운터파트와 정기적이고 공개적으로 접촉해온 소수의 인사로 꼽힌다.

주요 의제는 저강도 작전으로의 전환 일정과 전쟁 종식 후 가자지구의 미래 구상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백악관 관계자는 설리번 보좌관이 더머 장관과 가자 전쟁에서 하마스 고위 표적에 초점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전쟁 단계를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들을 또한 가자지구 통치와 안보를 포함한 전후에 대한 계획과 억류 중인 이스라엘 인질들의 석방을 위한 노력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라파에서 폭격 후 무너진 건물 잔해 [UPI=연합뉴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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