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 올해에도 왔다…24년째 이어진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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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세요."
그 '얼굴없는 천사'가 올해에도 어김없이 나타나, 희망과 감동을 심어놓고 사라졌다.
올해 천사가 두고 간 성금이 얼마인지는 아직 모른다.
한편 전주시는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노송동주민센터 일대 도로를 '얼굴 없는 천사도로'로 조성하고 '얼굴 없는 천사비'를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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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스1) 임충식 기자 = “올 한해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세요.”
얼굴도 이름도 모른다. 그렇다고 나이와 직업을 아는 것도 아니다. 그저 지금까지 매년 연말 펼쳐온 선행에 마음이 따뜻한 사람으로만 추정할 뿐이다. 시민들이 그를 ‘얼굴없는 천사’로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 ‘얼굴없는 천사’가 올해에도 어김없이 나타나, 희망과 감동을 심어놓고 사라졌다. 벌써 24년째 이어진 사랑이다.
27일 전북 전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3분께 노송동 주민센터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주민센터 인근에 상자를 두었다”는 내용이었다.
현장에 달려간 직원들은 상자 하나를 발견했다. 상자에는 지폐 다발과 돼지저금통이 들어있었다. 또 “올 한해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세요.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메시지도 있었다.
올해 천사가 두고 간 성금이 얼마인지는 아직 모른다. 전주시는 이날 오전 11시30분 상자를 개봉할 예정이다.
얼굴없는 천사의 첫 선행은 2000년 4월 처음 시작됐다. 당시 중노송 2동사무소를 찾은 천사는 한 초등학생의 손을 빌려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놓고 조용히 사라졌다.
이듬해 12월26일에는 74만원의 성금이 익명으로 전달됐고, 2002년엔 5월5일 어린이날과 12월 두 차례나 저금통이 건네졌다. 액수도 점점 커져갔다. 지난 2009년에는 무려 8000여만원의 성금을 놓고 사라지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시국에도 선행은 멈추지 않았다. 지난 2021년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천사는 7009만4960원의 성금을 전달했고, 지난해에는 소년소녀 가장에 대한 따뜻한 메시지와 함께 7600만558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그가 지난해까지 23년간 24차례에 걸쳐 두고 간 성금은 총 8억8473만3690원에 달한다.
한편 전주시는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노송동주민센터 일대 도로를 ‘얼굴 없는 천사도로’로 조성하고 ‘얼굴 없는 천사비’를 세우기도 했다. 주민들도 10월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 나눔행사를 펼치고 있다. 전주시는 100년 후 전주의 보물이 될 것이라는 취지에서 '미래유산'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94ch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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