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경매시장 반토막…쿠사마 누른 고미술·이우환[박현주 아트클럽]
2023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연말결산
8개사 경매사 낙찰총액 약 1535억·낙찰률 51%
낙찰총액 1위는 이우환 약 134억6555만원
낙찰가 1위는 쿠사마 누르고 70억 조선백자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외화내빈(外華內貧)'. '프리즈키아프'로 화려했지만 정작 미술시장은 썰렁했다. 경매시장은 그야말로 반토막이 났다.
올해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의 연 매출 규모가 불황기였던 2019년 수준인 약 1535억 원에 그쳤다. 총 낙찰률은 51.2%’로 나타났다.
27일 사단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김영석)와 아트프라이스(대표 고윤정)가 발표한 2023년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연말 결산에 따르면 올해 경매시장 낙찰총액은 약 153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5년 간 비교할 때 최저치의 낙찰총액 규모다. 2022년 약 2360억 원, 2021년 약 3294억 원, 2020년 약 1153억 원, 2019년 약 1565억 원 이었다.
국내 미술품 경매사 8개 경매사(서울옥션, K옥션, 마이아트옥션, 아트데이옥션, 아이옥션, 라이즈아트, 에이옥션, 칸옥션)에서 1월부터 12월 말까지 진행한 온오프라인 경매의 분석결과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에 따르면 이는 각 국내 경매사(해외법인 포함)의 순수미술품 외 모든 항목별 낙찰결과를 합산한 것이다. 서울옥션 제로베이스는 제외됐고, 이브닝 경매는 포함됐다. 또한 에이옥션 온라인(12/27)과 아이옥션 온라인(12/29)은 집계 일정상 제외됐다.
총 출품작은 2만7814점·총 낙찰률 51.2%…5년 간 최저
이는 지난 5년 간 평균 60% 이상이었던 것에 비해 가장 낮은 낙찰률로, 낙찰작품 역시 가장 적은 수치다. (▲2022 총 출품작 3만985점 낙찰 1만8468점 낙찰률 59.6% ▲2021 총 출품작 3만2955점 낙찰 2만2235점 낙찰률 67.47% ▲2020 총 출품작 3만276점 낙찰 1만8349점 낙찰률 60.61% ▲2019 총 출품작 2만5962점 낙찰 1만7279점 낙찰률 66.55%)
낙찰총액 1순위는 K옥션…평균 낙찰률은 서울옥션이 높아
경매사별 상위 5순위 비중도를 살펴보면, ‘K옥션 38% → 서울옥션 35% → 마이아트옥션 19% → 아트데이옥션 3% → 아이옥션 2%’순이다. 상위 2순위 메이저 경매사 합산이 73%를 기록해, 80~90%였던 예년에 비해 비중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 큰 변화다. 이는 전체 최고 낙찰가 70억원 작품이 고미술을 전문으로 유통해온 마이아트옥션에서 판매한 점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낙찰총액은 이우환, 쿠사마 누르고 1위 탈환…2위는 조선백자·고미술 강세
반면, 낙찰가 1위는 단일 작품 최고가 기록은 절대적 강자였던 쿠사마 야요이를 누르고 조선백자인 백자청화오조룡문화 70억원이 차지해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최고 낙찰가 1위는 쿠사마 야요이(약 64억2000만원)로 쿠사마는 2020년부터 1위를 차지했었다.
올해는 특히 최고 낙찰가 1~3위가 조선시대 작품이며, 1위와 3위가 조선백자라는 점이 특별하다. 그동안 약세를 보였던 고미술품이 강세를 보인 점이 눈에 띈다. 조선시대 작품들이 8점을 올려 크게 활약했다. 낙찰 가격 상위 30순위에 조선백자는 6점이 올라 존재감을 과시했다.
다소 앞선 전망일 수도 있겠지만, 향후 전통미술의 선전 여부가 미술시장의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변수로도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낙찰총액 30순위 작가 중 생존작가는 12명
단색화 위주의 작가들 비율이 낮아지고, 다양한 성향의 작가와 작품이 고르게 편성된 점도 주목된다. 그만큼 단색화 열풍에 의존했던 시장이 이젠 다양화된 수요자의 기호가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불황을 모르는 것처럼 최근 2년간 호황기를 누렸던 미술시장이 급랭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매수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내년도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김영석 감정위원장은 “올해 미술시장은 사회 전반의 총체적인 경기둔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결과로 내년까지 미술시장 경기 회복은 더딜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지속되는 불황의 그늘을 해소할 방안이 무엇인지 총체적인 점검과 미술계의 협력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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