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알파엔진으로 시동…현대차·기아 “올해 역대급 하이브리드 판매”

박소현 매경닷컴 기자(mink1831@naver.com) 2023. 12. 2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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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사진제공=현대차그룹]
국내 하이브리드차(HEV) 열풍의 주역인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11월까지 국내외 시장에서 총 77만대에 달하는 하이브리드차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기아가 1991년부터 쌓아온 기계공학 노하우와 선제적 대응력이 비로소 빛을 발하고 있다.

27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양사는 올해 11월까지 국내에서 25만4258대, 해외에서 51만3000대 등 총 76만7000여대의 하이브리드차를 판매해 역대 최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2% 증가한 실적이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올해 국내에서만 하이브리드차 총 25만4258대를 판매했다. 회사의 전체 판매량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1%를 기록했다. 올해 국내에서 판매된 국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의 80%를 현대차·기아가 담당한 셈이다.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돼 구조상으로는 내연기관차나 전기차보다 더 복잡한 기술 메커니즘이 적용된다. 특히 다양한 주행 상황에 따른 엔진과 모터 구동의 정밀 제어 기술 확보가 필수다. 현대차·기아는 10년 이상 꾸준히 발전시켜 온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당분간 이어질 글로벌 친환경차 경쟁에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기아 1.6L GDI 엔진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모형도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는 1991년 국내 최초 독자개발 엔진 ‘알파엔진’을 시작으로 기계공학 기술력을 축적해왔다. 토요타·제너럴모터스(GM)가 하이브리드차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2011년에는 세계 최초로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된 쏘나타·K5 하이브리드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2019년에는 엔진의 종합적인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CVVD(Continuously Variable Valve Duration)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CVVD는 엔진의 작동 조건에 따라 흡기 밸브가 열려 있는 기간을 최적화하는 기술로, 첨단 엔진 제어 기술력과 함께 발상을 전환하는 창의력이 접목된 결정체로 꼽힌다. 2009년에는 완성차 업체로는 세 번째로 6단 자동변속기 독자개발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변속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력을 쌓기도 했다.

첫 하이브리드 시스템 양산 이후에도 현대차·기아는 꾸준히 성능개선과 효율 증대를 지속해 왔다. 다양한 차급으로 확대 적용을 위해 크고 작은 배기량의 엔진과 결합했으며,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DCT 변속기를 장착하기도 했다. 특히 2020년에는 180마력을 자랑하는 1.6 터보 엔진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기도 했다.

기아 더 뉴 카니발 1.6 터보 하이브리드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도 직접 개발했다. 지난 8월 출시한 싼타페 하이브리드에는 현대차그룹이 직접 개발한 하이브리드 전용 배터리가 처음으로 탑재됐다.

지난달 출시된 기아 카니발 1.6 터보 하이브리드는 최고 14.0km/ℓ의 뛰어난 연비뿐만 아니라 시스템 최고출력 245마력(엔진 최고출력 180마력), 시스템 최대토크 37.4kgf·m(엔진 최대 토크 27.0kgf·m)의 우수한 동력성능을 자랑한다. 시스템 합산 최고 출력은 지금까지 현대차그룹이 선보인 하이브리드차 중 가장 높은 출력이다. 54Kw급 고성능 모터가 탑재됐다.

전기차 시대로의 과도기 과정이 다소 길어지면서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시장 전망도 밝은 상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하이브리드 시장 규모는 올해 19.2% 성장한 2718억달러(약 360조5400억원) 규모로 점쳐진다. 이 업체는 오는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차 시장의 연평균성장률(CAGR)은 7.3%로 4439억1000만달러(약 589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동화로의 전환을 가속하는 가운데, 급증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수요에도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고객들에게 더 나은 운전 경험과 친환경 차량에 대한 다양한 선택의 폭을 제공하기 위해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기술 개발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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