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수능 수학 공통 응시에 대학별 고사 늘어날듯…내신 1등급 비율은 10%로
국어·사회·과학 공통과목 응시 개편
내신 5등급, 사회·과학 일부 절대평가만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현재 중학교 2학년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학은 현행 문과 수준으로 치러진다. 이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미적분Ⅱ’과 ‘기하’가 포함된 ‘심화수학’이 수능에서 제외되면서다. 고교 내신의 경우 현행 9등급 상대평가에서 5등급으로 개편되면서 1등급 비율이 10%로 늘어난다.
27일 교육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 확정안을 발표했다. 주된 취지는 ‘사교육’ 부담 경감이다. 선택과목을 없앤 ‘통합형 수능’으로 과목·점수 유불리를 해소하고, 저출생으로 학령인구가 감소한 상황에 따라 ‘5등급 내신체계’로 개편해 과도한 경쟁을 완화하는 목적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입의 핵심인 수능과 내신(학생부)이 공정성을 갖추면서 미래에 필요한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학교교육이 되도록 설계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수능 선택과목 폐지·심화수학 없는 ‘문과’ 수학=교육부에 따르면 오는 28학년도 수능부터는 선택과목이 폐지된다. 국어, 수학, 사회·과학탐구, 직업탐구 영역에서 특히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2022 개정 교육과정 교과목인 ‘통합사회’, ‘통합과학’을 출제한다. 다만 대입전형 활용 등을 고려해 시험시간과 점수는 분리할 예정이다.
27학년도 수능까지 적용되는 현행 수능은 국어 공통(독서·문학) 및 선택(화법과 작문·언어와 매체), 수학 공통(수학Ⅰ·수학Ⅱ) 및 선택(확률과 통계·미적분·기하), 사회 선택(한국지리·세계지리·세계사·동아시아사·경제·정치와 법·사회문화·생활과윤리·윤리와사상), 과학 선택(물리학Ⅰ·화학Ⅰ·생명과학Ⅰ·지구과학Ⅰ·물리학Ⅰ·화학Ⅱ·생명과학Ⅱ·지구과학Ⅱ) 등으로 치러진다. 영어와 한국사는 공통, 제2외국어와 한문은 9과목 중 한과목을 선택한다.
이같은 선택과목 체계가 28학년도 수능부터는 ‘통합형’으로 개편된다. 특히 수학 출제 범위가 축소돼 ▷대수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를 모든 수험생이 동일하게 응시한다. 당초 논의됐던 ‘심화수학’이 사교육 과열 등 우려로 제외되면서 현행 문과 수준의 수학으로 치러지는 셈이다. 심화수학에는 이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미적분Ⅱ과 기하가 포함된다. 다만 최상위권 학생 변별을 위해 각 대학들이 심화수학 과목에 대한 내신 평가를 추가하거나, 논술과 면접 등 별도의 고사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교육부는 첨단인재 양성을 목표로 심화수학 신설을 검토하고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에 의견 논의를 요청했다. 국가교육위가 지난 22일 발표한 최종 권고안에서 심화수학 제외를 의결하면서 교육부가 이를 최종안에 반영했다.
당시 국가교육위는 권고안에서 “공정하고 단순한 수능을 지향하는 통합형 수능의 취지와 학생의 학습 부담을 고려하고, 수능에서 심화수학 과목을 도입하지 않더라도 학생들은 학교에서 관련 교과목을 학습할 수 있고 대학은 그 평가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교학점제에 따라 내신 과정에서 심화수학 내용을 학습할 수 있으며 이를 대학이 확인할 수 있으므로 수능엔 포함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밖에도 국어는 ▷화법과언어 ▷독서와 작문 ▷문학을, 사회 ▷통합사회, 과학 ▷통합과학, 직업탐구 ▷성공적인 직업생활 등이다. 제2외국어와 한문은 선택방식을 그대로 유지한다.
▶내신 5등급제…1등급 비율 늘어난다=현행 9등급 상대평가인 고교 내신 체제는 절대평가를 포함한 5등급으로 개편된다. 학생부에 절대평가(A~E)와 상대평가(1~5등급)을 함께 기재하는 방식이다. 5등급 개편은 저출생으로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현행 4%인 1등급 비율을 둘러싼 경쟁이 심화하는 데 따른 개편이다. 다만 절대평가 도입 시, A등급에 학생을 몰아주는 ‘성적 부풀리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상대평가를 병기한다.
5등급 체제에 따라 기존 9등급 체제에서 4%였던 1등급 비율은 10%로 늘어난다. 이밖에 2등급은 24%(누적 34%), 3등급 32%(누적 66%), 4등급 24%(누적 90%), 5등급 10%(누적 100%) 순이다.
교육부는 당초 모든 내신 과목 상대·절대평가 병기를 추진했으나 최종안에선 사회·과학 융합선택 9개 과목은 절대평가만 시행하기로 했다. 이 역시 교육위 권고에 따라 변경된 내용이다. 이에 따라 28학년도부터 절대평가가 도입되는 과목은 22 개정 교육과정 보통교과 기준 여행지리·역사로 탐구하는 현대세계·사회문제 탐구·금융과 경제생활·윤리문제 탐구·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세계·과학의 역사와 문화·기후변화와 환경생태·융합과학 탐구다. 총 151과목 중 6%에 해당한다. 융합선택은 일반·진로·융합선택으로 나뉘는 고교 선택과목 중 가장 심화한 과정이다.
다만 교육부는 향후 절대평가가 시행되는 사회·과학 과목에 대한 ‘학생 쏠림’ 방지책도 마련할 예정이다.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가 협업해 학교에서 융합선택 과목만 개설하지 않도록 하거나, 학생들이 융합선택 외 과목도 선택하도록 장려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회·과학 융합선택 중심으로만 이수하지 않도록 장학 지도를 실시하고, 교육과정 개정 시 보완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신 평가에서 논술형과 서술형 비중도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단순 암기 위주의 5지선다형을 줄이고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평가할 수 있는 평가를 확대하는 취지다. 이에 앞서 교육부는 내년부터 2025년까지 모든 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평가 전문성 확대를 위한 연수를 집중 실시한다. 또 절대평가 실시를 위한 국가수준 평가기준을 마련해 내년 상반기부터 관련 자료를 보급할 예정이다.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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