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시작…김정은 “부흥 발전의 새 국면”
김정은 참석해 ‘올해 정책 집행 성과’ 보고
군사적 성과 과시···“보기 드문 풍작” 주장
김정은 신년사격 연설로 대외 정책 밝힐 듯
핵·미사일 고도화 및 중·러 연대 강화 전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말 결산 회의에서 “온갖 애로와 곤란을 박차고 부흥 발전의 새 국면을 힘차게 떠밀어왔다”며 올해 군사·외교·경제 부문의 성과를 높게 평가했다. 이를 토대로 내년도 핵 무력 고도화 방안과 대남·대미 ‘강 대 강’ 대결 방침을 구체적으로 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가 지난 26일 평양에 있는 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개최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과 북한 최고지도부인 김덕훈·조용원·최룡해·리병철 당 정치국 상무위원 등 당·정·군 주요 간부들이 참석했다. 전원회의에서는 북한을 통치하는 노동당의 주요 정책이 결정된다.
올해 정책 성과를 결산하고 내년 정책 방향을 다루는 안건이 전원회의에 올라갔다. 통신은 “2023년도 당 및 국가 정책 집행 정형 총화와 2024년도 투쟁 방향, 2023년도 국가 예산 집행 정형과 2024년도 국가 예산안, 현시기 당의 영도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일련의 문제 등 6개의 주요 의정이 상정되였다”고 밝혔다.
전원회의 사회를 맡은 김 위원장은 첫 번째 안건인 ‘올해 당 및 국가 정책들의 집행 정형’을 보고했다. 보고에서는 올해 정치·국방·외교와 과학·교육·보건·체육 등 문화 부문의 성과가 거론됐다.
김 위원장은 “2023년을 국력 제고에 있어서나 국위 선양에 있어서 공화국의 영광스러운 발전 행로에 큰 자욱을 새긴 명실공히 위대한 전환의 해, 위대한 변혁의 해로 규정”했다. 그는 “우리 위업에 대한 굳센 믿음과 진함 없는 불굴의 정신으로 온갖 애로와 곤란을 박차고 부흥 발전의 새 국면을 힘차게 떠밀어온 전당의 당원들과 온 나라 인민들, 전군의 장병들에게 당 중앙위원회 이름으로 뜨거운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통신은 이러한 전원회의 소식을 전하며 핵 무력 헌법화 등 주요 핵·미사일 강화 성과를 과시했다. 통신은 “새로운 전략무기들이 연속적으로 탄생하고 국가 방위력 전반이 급진전하였으며 우주 정찰자산까지 보유함으로써 우리 공화국은 군사 강국의 지위에 확고하게 올라서게 되였다”고 주장했다.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 핵 공격 잠수함 진수,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 등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생 경제 부문에서의 성과도 강조했다. 통신은 “농업 전선에서 실제적이며 실속 있는 진흥을 좌우하는 방대한 연차별 관개 건설 목표가 앞당겨 완수되고 보기 드문 풍작을 이룩”했다고 주장했다. 경제난 속 식량 생산이 늘어났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15일 올해 북한 식량 작물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6.9% 증가한 482만t으로 추정한 바 있다. 북한은 식량 생산 부족에 더해 유통 과정에 대한 당국의 통제 강화로 식량난이 가중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통신은 “전원회의는 계속된다”고 밝혔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이달 31일까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다음 달(1월) 1일 공개하는 전원회의 결과 보도를 통해 김 위원장이 천명한 내년 주요 정책 방향이 공개될 예정이다. 최근 김 위원장은 별도의 신년사를 내놓지 않고 전원회의 연설로 신년사를 대체해왔다.
김 위원장이 내년 미국 대선 등을 맞아 어떠한 국제 정세 인식을 보이고 군사·외교적 청사진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동북아시아 신냉전 정세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각종 핵·미사일 개발을 가속화하고 대남·대미 적대적 대결을 강화하는 기존 구상을 확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한 직후 “남조선(남한) 및 태평양 주변 지역에 대한 당면한 항공 우주 정찰능력 조성 계획” 등 내년도 정찰위성 발사 계획을 이번 전원회의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외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밝힌 러시아와 연대 강화, 내년 수교 75주년인 중국과의 협력 확대 방안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전원회의에 상정된 ‘2024년도 투쟁 방향’과 ‘현시기 당의 영도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일련의 문제’ 안건 논의를 통해 김 위원장의 대내외 방침이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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