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수 모두 어려운 수능… 내게 유리한 점수 조합 찾아야
내달 3일부터 정시 원서 접수
정시로 7만2798명 선발
“수험생 여러분의 합격을 기원합니다… 파이팅! "
2024학년도 정시 전형 원서 접수가 다음 달 3일부터 시작된다. 정시 모집은 대부분 수능 성적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지원자의 수능 점수를 대학별 활용 지표와 반영 비율에 따라서 순위를 매겨서 뽑는 것이다.
올해 정시 모집에서는 전국적으로 7만2798명을 선발한다. 수능 점수 위주로 선발하는 전형이 6만6931명(91.94%)으로 대부분이다. 나머지는 실기 전형 5425명(7.45%), 학생부교과 274명(0.38%), 학생부종합전형 113명(0.08%) 등이다. 수험생들은 지난 8일 수능 성적표를 받았다. 이제 본인의 수능 성적과 희망하는 대학의 전형을 잘 분석해 정시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올해 수능은 국어·영어·수학 모두 어렵게 출제됐다. 보통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이 넘으면 어려운 시험인데, 올해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 150점, 수학 148점으로 높았다. 영어 1등급이 절대 평가 도입 이래 가장 낮은 4.71%에 그쳤다. 때문에 수시 최저 학력 기준을 맞추지 못해서 많은 학생들이 탈락, 정시로 넘어오는 이월 인원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하지만 갈수록 인구 감소로 학생 확보가 힘든 대학들이 수시 모집에서 최대한 학생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정시 이월 인원이 크게 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많다. 서울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과 사설 입시업체들이 전하는 ‘2024년 정시 지원 전략’ 주요 내용을 요약해 전한다.
◇내게 유리한 점수 찾기
수능 성적표에는 표준점수·백분위·등급 등 3개가 표시된다. 국어·수학·탐구 영역은 3개 지표가 모두 제공되고, 절대평가인 영어와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은 등급만 표시된다. 3개 가운데 대학마다 어떤 성적을 활용하는지 다르기 때문에 수험생에게 유리한 지표를 활용하는 대학에 지원해야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표준 점수를 그대로 활용하는 대학도 있지만, 표준 점수를 보정한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하는 곳도 있다.
올해는 수능이 어려웠던 만큼 의대 등 최상위권 변별력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내년부터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최상위권 학생들이 재수나 반수 등을 하기 위해 올해 등록을 포기하는 경우도 나올 수는 있다.
올해 수능은 국·영·수 모두 까다롭게 출제되어 세 과목 모두 성적을 잘 받기 어려운 시험이었다. 때문에 수능의 4개 영역을 모두 반영하지 않고 3개 영역만 반영하는 대학들에 많이 몰릴 것이란 전망이 있다. 수험생 본인이 1개 영역을 아예 낮은 점수를 받아서 3개 영역만 반영하는 대학을 노리고 있다면 경쟁률이 치열할 것도 감안해야 한다.
◇'3개 원서 쓰기’ 전략
정시에선 가·나·다군별로 총 3개 원서를 쓸 수 있다. 대학들이 공개하는 과거 합격 점수를 파악한 뒤 자기 점수대에서 갈 수 있는 대학·학과 리스트를 만들자. 그다음 원서 3개를 ‘상향, 소신, 안정’별로 1개씩 정해야 한다.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서울·수도권 주요 대학들은 주로 가군과 나군에 몰려 있다.
대표적으로 고려대와 연세대는 가군, 서울대는 나군이다. 다군을 노리는 수험생도 있지만 다군은 경쟁률과 합격선이 매년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을 고려해 가군과 나군에서 합격할 수 있도록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밖에 군 외 대학들도 있다. 카이스트 등 과기원들과 산업대학 등이다. 이 대학들은 3개 원서와 별개로 추가로 지원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정시모집은 대체로 수능 점수만으로 선발한다. 하지만 서울대와 고려대처럼 수능 점수뿐 아니라 학생부를 함께 보는 대학도 있다. 또, 수학이나 탐구영역의 선택과목별로 가산점을 주거나 선택과목을 지정하는 대학·학과도 있다. 예컨대, 일부 한의대는 수학의 ‘확률과 통계’, 사회탐구를 친 학생만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탐구영역의 경우 과목별로 표준점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유·불리를 잘 따져봐야 한다.
◇이것은 금물
정시 원서를 쓸 때 꼭 피해야 할 부분이 있다. 예컨대, 본인 점수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대학에 상향 지원을 한다거나, 대학별 활용 점수 지표나 반영 비율을 잘 계산해보지 않는 경우다. 또 작년 합격 점수를 맹신하는 것도 금물이다. 지난해만 유독 합격선이 낮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년도뿐 아니라 최근 3년 정도의 합격선을 살펴보는 게 좋다.
본인이 대학이나 학과 가운데 어떤 것을 중시하는지도 잘 알아보자. 또, 자기가 가고 싶은 대학·학과에 전과 제도나 복수전공·부전공 제도가 잘 되어 있는지도 확인하자. 취업에 유리하다는 판단으로 갈수록 두 개 이상 전공을 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학생들이 입학한 뒤 다양한 전공을 탐색할 수 있게 제도를 마련하는 대학들도 늘고 있다. 대학마다 어떤 제도가 있는지 잘 살펴보자.
수능 등급이 7등급 이하 하위권인 학생들은 ‘묻지마 재수’를 하기보다 전문대에 진학한 뒤 편입을 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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