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데 짐 든든히 챙기자" 해돋이 산행 이랬다간…'이것' 조심하세요

박정렬 기자 2023. 12. 2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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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의 신의료인]
[구례=뉴시스] 김석훈 기자 = 전남 구례군 지리산 노고단에 21일 내린 눈으로 멋진 설경이 펼쳐진 가운데 등산객들이 환하게 미소짓고 있다. (사진=구례군청 제공) 2023.12.21. *재판매 및 DB 금지

등산은 코로나19(COVID-19) 이후 '국민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감염 걱정 없이 심폐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근육·뼈를 단련할 수 있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유익한 운동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겨울철 산행은 초보자는 물론 숙련된 등산 마니아조차 부상 위험이 커 주의해야 한다. 매년 1월 1일이면 해돋이를 보러 산행에 나섰던 시민들이 다치는 사고가 잇따른다. 정형외과 전문의로부터 겨울 산행 시 자주 발생하는 부상과 예방책을 들었다.
발목 삐끗 '염좌' 방치하면 관절염으로 악화해
발목염좌는 등산에서 흔한 부상 중 하나다. 발을 헛디뎌 접질리면 발목의 정상적인 운동 범위를 벗어나 발목 관절을 잡아주는 근육과 인대가 손상되는 염좌가 발생한다. 발목 염좌는 매우 흔한 부상인데다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가라앉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데 자칫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관리가 필수다.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정덕환 교수는 "급성 염좌의 약 20%는 수시로 발목이 접질리는 만성 염좌, 발목 관절 불안정성으로 이어진다"며 "불안정성이 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 발목 관절염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발목 염좌를 예방하려면 등산 전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관절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너무 무거운 짐을 메고 등산하는 것은 피하고, 등산스틱을 이용해 체중을 분산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소 발목이 약하다면 테이핑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겨울 산행에 나설 땐 염좌나 낙상 예방을 위해 잘 미끄러지지 않고 발목 위까지 올라오는 등산화를 신고 눈길덧신(아이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안전하다. 정 교수는 "산에 오르기 전부터 꾸준한 운동과 가벼운 산행을 반복해 체력을 기르고 등산 시간과 거리를 조금씩 늘려나가는 것이 부상을 예방하는 비결"이라고 조언했다.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2022 임인년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남산 팔각정을 찾은 시민들이 새해 첫 해맞이를 감상하고 있다. 2022.1.1/뉴스1
아침에 발바닥 통증 심하면 '족저근막염' 의심을
초보자가 아닌 등산을 오래 하는 사람도 조심해야 하는 부상이 있다. 바로 족저근막염이다. 족저근막은 발가락부터 발뒤꿈치를 아치 형태로 감싼 두껍고 강한 섬유막을 말한다. 충격을 흡수하거나 아치(발바닥에 움푹 파인 곳)를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데, 과도한 자극을 지속해서 받으면 퇴행성·염증성 변화가 나타나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서 첫발을 내디딜 때 통증이 가장 심한 '모닝 폐인'(Morning pain)이 특징이다.

족저근막염일 땐 우선 운동을 중단하고 충분히 휴식해야 한다. 뒤꿈치 충격을 줄일 수 있게 깔창을 쓰거나 보조기를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축한 근막을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자주 실천하는 것도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 정 교수는 "산행 직후 음료수 캔 등을 발바닥 아치에 대고 문질러 주면 회복에 도움 된다"며 "만성화했다면 등산 횟수를 줄이고, 족저근막과 종아리 부위 스트레칭을 꾸준히 실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이래도 낫지 않으면 병원을 찾아 체외충격파나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다만, 스테로이드 주사는 족저근막 파열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숙련된 정형외과 의사와 상의 후 진행하는 게 안전하다.

발에 밴드를 건 후 양손으로 잡아당기는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면 족저근막염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젖은 장갑과 양말 제때 갈아야 '동상' 예방
추운 날씨에 장시간 등산하다 보면 손·발에 동상이 생길 수 있다. 처음에는 통증이 심하지 않다가, 가렵고 차가운 느낌을 거쳐 찌르는 듯한 통증이 찾아온다. 심한 경우 해당 부위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는 만큼 △통증 △저림 △감각 저하가 심하면 등산을 멈추고 따뜻한 물이나 핫팩을 대어 온도를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갑이나 양말은 최대한 젖지 않게 관리하고 젖었다면 그때그때 갈아주는 게 좋다.

등산은 특히 하체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운동이다. 한 걸음마다 체중의 1.5배, 뛸 때는 4배, 점프할 때는 5배가량의 하중이 발에 쏠린다. 그런 만큼 발목, 무릎, 고관절을 포함한 하지관절과 하체 근육을 늘리는 스트레칭을 등산 전후 충분히 실천하는 게 부상 예방에 도움 된다. 부상과 낙상 예방에 효과적인 운동에는 △발을 벽 쪽으로 대고 힘주기 △양쪽 무릎 사이에 두 주먹을 끼고 이를 기점으로 발을 바깥쪽으로 회전시키기 △눈을 감고 가만히 서 있기 △한 발로 서거나 기울어진 판 위에 서기 등이 있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정비오 교수는 "배낭의 무게는 몸무게의 10%를 넘지 않는 게 좋다"며 "장거리 산행 시에는 중량감 있고 굽이 딱딱한 등산화를 착용하고 일정한 페이스로, 천천히 리듬감 있게 걷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덕환 교수는 "날이 어두울수록 낙상과 조난 등 사고 위험이 커지는 만큼 자신의 체력과 경험에 맞춰 코스를 짜고 필요한 경우 과감히 등산을 마무리하고 하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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