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올해 하이브리드 판매 32% 성장…"기술력 통했다"
2011년 세계 최초 병렬형 하이브리드 개발…"차세대 시스템도 내놓는다"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가 올해 하이브리드차(HEV)를 전 세계에서 76만대 이상 판매했다. 1년 전보다 32% 증가한 수준으로 현대차∙기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빅3를 수성하는 데 큰 힘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기아는 2011년 세계 최초로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독자 개발하며 기술력을 쌓아 하이브리드차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해 왔다.
◇현대차·기아, 올해 전 세계서 하이브리드차 76.7만대 판매…글로벌 빅3 수성 원동력
2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1~11월 전 세계에서 판매한 하이브리드차는 76만7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지역별로 국내 25만4258대, 해외 51만3000대(선적 기준)다.
하이브리드차는 올해 국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국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처음으로 연간 30만대를 돌파하며 지난해보다 40% 이상 성장했다. 12월에도 현 추세가 유지되면 처음으로 경유차 판매량을 앞지를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존재감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전기차 시장 확대가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여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올해 2718억달러(약 360조원)다. 2030년까지 연평균성장률(CAGR) 7.3%를 기록하며 4439억달러(약 589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하이브리드차 시장이 전기차 대중화 흐름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그전까지 하이브리드차 성장세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차∙기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3위 완성차 업체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전기차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구축한 높은 입지는 물론 하이브리드차 시장의 성공적 대응이 뒷받침이 됐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10년 이상 꾸준히 발전시켜 온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당분간 이어질 글로벌 친환경차 경쟁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세계 최초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성공 배경엔 '기술력'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모터를 합친 차량으로 구조상으로 내연기관차나 전기차보다 더 복잡하다. 주행 상황에 따른 엔진과 모터 구동의 정밀 제어 기술 확보가 필수다.
현대차∙기아는 2011년 쏘나타와 K5의 하이브리드차를 출시하며 세계 최초로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선보였다. 당시 도요타와 GM(제너럴모터스) 등이 직병렬형(복합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하이브리드차 시장을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을 때다. 하이브리드 강자 도요타도 과거 병렬형 시스템 구현을 시도했지만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기아가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엔진과 변속기 개발을 통해 축적한 우수한 기계공학 역량이 있다.
현대차는 1991년 국내 최초의 독자개발 엔진인 '알파엔진'을 시작으로 수없이 많은 엔진을 개발했다. 2019년에는 엔진 성능을 높이는 'CVVD'(Continuously Variable Valve Duration)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엔진 작동 조건에 따라 흡기 밸브가 열려 있는 기간을 최적화하는 기술로 첨단 엔진 제어 기술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또 하이브리드 시스템 핵심 부품인 배터리도 직접 개발했다. 현대차는 지난 8월 출시한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에 그룹이 직접 개발한 하이브리드 전용 배터리를 탑재했다.
지난달 출시한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은 지금까지 현대차∙기아가 확보한 모든 하이브리드 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카니발 1.6 터보 하이브리드는 L당 14㎞ 연비에 시스템 최고 출력 245마력(엔진 출력 180마력)과 시스템 최대 토크 37.4㎏f∙m의 동력 성능을 자랑한다. 54㎾급 고성능 모터를 탑재한 결과다. 이 밖에 E-핸들링과 E-라이딩 등 승차감 향상 기술도 적용했다.
◇글로벌 시장서 호평…"2025년 연비 획기적 개선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출시"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차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호평을 얻고 있다. 지난 10월 현대차의 소형 SUV 코나 하이브리드는 독일의 자동차 전문 매체 '아우토빌트'가 실시한 비교 평가에서 도요타의 코롤라를 제치고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도 비교평가에서 도요타의 RAV4보다 앞섰다.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는 올해 초 미국서 2023 최고의 차 어워즈(2023 Best of Awards)에서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효율과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2025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시스템은 고성능 엔진과 결합해 연비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동화 전환을 가속하는 가운데 급증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카 수요에도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고객들에게 더 나은 운전 경험과 친환경 차량에 대한 다양한 선택의 폭을 제공하기 위해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기술 개발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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