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는 리파이낸싱 더디고, 국내는 PF폭탄 째깍째깍... 부동산發 증권가 리스크 점점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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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高)금리에 이은 부동산 시장 침체가 증권사는 물론 일반 투자자에게도 점점 더 큰 위협을 가하고 있다.
손실 우려가 제기된 해외 부동산 펀드는 리파이낸싱(재구조화) 논의가 지지부진하고,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은 10%를 훌쩍 뛰어넘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 일부 자산운용사와 판매사는 손실 위기에 처한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와 관련해 금융투자협회에 리파이낸싱 펀드 조성 건의안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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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高)금리에 이은 부동산 시장 침체가 증권사는 물론 일반 투자자에게도 점점 더 큰 위협을 가하고 있다. 손실 우려가 제기된 해외 부동산 펀드는 리파이낸싱(재구조화) 논의가 지지부진하고,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은 10%를 훌쩍 뛰어넘었다. PF를 담당하는 IB부문 직원의 우려도, 개인 고객을 상대하는 자산관리 부문의 프라이빗뱅커(PB)들의 최대 고민도 부동산이 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발(發) 금융 불안’을 내년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잠재 리스크 중 하나로 꼽았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 일부 자산운용사와 판매사는 손실 위기에 처한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와 관련해 금융투자협회에 리파이낸싱 펀드 조성 건의안을 제출했다. 해당 건의안은 아이디어 수준으로, 상세한 방법론이 담기진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금투협은 내용을 좀 더 구체화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12월이 끝나가는 지금까지 리파이낸싱 펀드 논의는 진척이 없는 상태다.
애초에 리파이낸싱 펀드 아이디어가 나온 건 글로벌 부동산 시장 경색이 한국인 개인 투자자가 대거 가입한 미국·유럽 펀드 수익률을 곤두박질치게 해서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출시한 독일 프랑크푸르트 부동산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82%까지 추락했고, 한국투자리얼에셋이 내놓은 벨기에 브뤼셀 부동산 펀드 수익률은 올해 들어 30% 넘게 떨어졌다.
수익률 방어는커녕 자산 처분도 녹록지 않은 분위기다. 지난달 ‘한국투자밀라노부동산투자신탁1호(파생형)’는 수익자 총회를 열어 5년 만기를 8년으로 연장했다. 내년 2월 만기를 앞두고 자산 매각을 시도했으나 거래하려는 이가 없어 결국 만기 연장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 9-2호’는 최근 매입가보다도 낮은 가격에 자산을 처분했다.
증권가에선 리파이낸싱 펀드 조성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말이 나온다. 누가 얼마를 출자할지부터 합의하기 힘들고, 우여곡절 끝에 펀드를 만든다고 해도 어떤 펀드부터 구제할지도 애매해서다. 펀드 손실을 인위적으로 보전해주는 게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에 들어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투자업계가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사이 부동산발 금융 리스크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해외 부동산 펀드 규모는 11조6000억원에 달한다. 또 2018년 이후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는 2만7187명, 투자 규모는 1조478억원이다. 이 가운데 내년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펀드 투자 규모는 총 8747억원이다. 일반 투자자 2만3084명이 연루됐다.
증권사는 부동산 PF 대출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전 분기(2.18%)보다 0.24%포인트(p) 상승한 2.42%다. 연체율은 작년 말 1.19%였는데, 9개월 만에 2배가량 치솟았다. 특히 증권사 연체율은 13.8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5.56%)·여전사(4.44%)·상호금융(4.18%)·보험(1.11%)·은행(0%) 등보다 문제가 훨씬 심각하다는 뜻이다.
정효섭 한국기업평가 금융2실 책임연구원은 “내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약 15조원 수준”이라며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 간 리스크 대응력에 차이가 있는 만큼 자기자본 대비 PF 비중 등에 따라 위험 관리 상황을 관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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