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 나면 '존폐위기'...50인 미만 사업장 지원책 강구

이창훈 2023. 12. 27. 10: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조5000억원 투입...84만여개 사업장 '대진단' 실시
취약 사업장 8만여개 선정...컨설팅·인력 등 지원
건전재정 기조에도 예산 신설...체계 구축 목표

[인천공항=뉴시스] 조성우 기자 = 지난해 1월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4단계 건설사업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습니다) (공동취재사진) 2023.01.31.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본격화를 앞두고 대응이 어려운 '50인 미만 사업장'에 정부가 나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재해 발생 시 사실상 '폐업 위기'를 맞는 소수 사업체 여건을 고려해 보다 근본적으로 재해 발생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내년 안전 관련 예산을 약 12% 수준 증액해 직·간접 총 1조5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한다. 예산 대부분은 '50인 미만 사업장'을 중심으로 관련 인력과 장비, 컨설팅을 지원하는데 활용할 방침이다.

정부는 국민의힘과 27일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중대재해 취약분야 기업 지원대책'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50인 미만 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통해 중대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마련했다.

범부처 지원사업과 민간 자율 추진사업 등을 망라해 투입하는 총 재원은 약 1조5000억원 규모다. 내년 예산 가운데 직접 편성한 1조2000억원에 간접효과 3000억원 가량을 더한 수치다. 정부는 내년 1·4분기 동안 사업을 조기집행해 성과를 평가하고 후속 대책 등을 2년간 지속할 계획이다.

중점사업장 관리체계 구축...안전인력 양성↑

우선 50인 미만(5~49인) 사업장 83만7000개 전체를 대상으로 ‘산업안전 대진단’을 실시한다. 관계부처·공공기관 및 협·단체 등이 참여하는 민관합동 추진단이 자체진단을 맡는다.

진단 결과를 기반으로 약 8만개 이상의 '중점관리 사업장'을 선별해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선정 사업장에는 컨설팅을 포함한 교육지도를 비롯해 시설개선 등에 필요한 재정지원 등 '지원 패키지'를 우선적으로 제공한다. 필요 시 전문인력 배치까지 가능하다. 내년 지원 물량은 컨설팅 2만8000개, 시설개선 1만5000개, 공정개선 4000개 등이다.

중점 관리 대상 밖 일반 사업장에도 교육·기술지도를 중심으로 개선 필요 사항을 지원할 방침이다.

중소기업벤처부 관계자는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재해가) 실제로 발생하면 중소기업은 도산·폐업할 가능성이 높다"며 "처벌 받지 않는 수준까지 관리체계를 고도화하는 것이 현장에서 더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 역시 "9월말까지 줄어든 51건의 중대재해 가운데 41건이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감소한 것"이라며 "50인 미만 사업장 중심의 관리체계 고도화를 통해 더 크게 중대재해를 감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안전 관련 업무를 수행할 전문인력 양성에도 지원책이 가동된다. 정부는 2026년까지 안전보건 인력 2만명 양성을 위해 교육, 학과신설, 자격확대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안전보건공단 전문교육과정을 통해 연간 4000명의 실무경험을 갖춘 안전관리인력을 배출한다. 2025년부터는 인력 양성을 배로 늘려 연간 8000명 배출을 목표로 잡았다. 한국기술교육대 등에 산업안전 전공학과를 신설하고 공학·자연과학 전공자에도 일정 학점을 이수할 경우 안전관리자 자격을 인정할 방침이다.

산업 단지와 같이 유사 업종이 밀집된 사업장에는 50인 미만 사업장 여러 곳이 공동으로 안전관리전문가를 활용·채용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기존 예산안에서 새롭게 126억원을 편성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월 250만원 인력을 8개월 간 지원하는 방식으로 1인당 사업장 20여개를 담당하는 가정"이라고 설명했다.

민관 합동 안전환경·생태계 조성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투자가 어려운 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재정지원도 확대되다. 약 2만4000개 사업장에 대해 안전장비·설비 확충 지원을 위해 투입하는 재정은 약 9300억원 규모다.

사업장내 고위험 설비의 공정 등을 개선하기 위해 장기저리 융자를 내년 26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사업장 당 10억원 한도 내에서 연 1.5% 이율로 7년간 분할상환이 가능하다.

유해위험요인 시설개선, 스마트 안전장비 도입비용 등 지원도 1만7000개까지 확대한다. 대기업이 협력사에 스마트 안전장비 등 보급·확산할 경우 '동반성장지수' 평가에도 반영하기로 했다.

민간 차원에서도 경제단체 및 업종별 조합·협회 차원에서 업종별 특화 지원체계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지자체 연계를 통해 예방 사업 추진 시 인센티브 도입도 검토에 들어간다.

산업단지공단을 중심으로 분야별 안전관리기관이 참여하는 '산단 통합안전관리 지원 협의체'기능도 현재 13개에서 더 확충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건전재정 기조 아래서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감액 없이, 오히려 올해(1조687억원)보다 1242억원 가량 증액해 대책을 마련했다"며 "정부 추가 지원을 통해 2025년까지 50인 미만 사업장의 역량을 대폭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