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선 이낙연, 밖에선 한동훈…이재명 '통합 결단' 임박

비명계 대화 시한은 연말까지…이낙연 신당 창당 시점 다가와
사퇴론 선긋는 이재명, 통합 선대위 가능성…이낙연은 '글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장인 김윤걸 전 교수의 빈소에서 이재명 대표를 배웅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4.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윤다혜 기자 =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분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신당 창당을 예고한 이낙연 전 대표가 연말로 못 박은 대화 시한이 임박하면서 이재명 대표의 행보가 주목된다. 민주당이 통합의 길을 걸을지, 분당의 아픔을 겪을지는 이 대표의 결단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분출하는 쇄신 요구 속 행보를 고심하고 있다. 다만 이 전 대표와 비명(비이재명)계가 요구하는 '대표직 사퇴'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통합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려 통합 의지를 내비친다는 구상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 전 대표 측은 통합 선대위에 부정적이다. 통합 선대위를 꾸려도 이 대표가 총선 공천에 개입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단 것이다. 외부에 보이기 위한 포장된 통합보다는 공정한 공천을 담보할 수 있는 확실한 혁신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 이 전 대표 측의 입장이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쇄신이 없다면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전날(26일) 김대중재단 서울 강북지회 출범식에 참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신당 창당) 실무 준비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혁신안을 내지 않는다면 신당 창당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 비명계에서도 쇄신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민주당 비주류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은 이 대표에게 총선 승리를 위한 선당후사를 주문하며 통합 비대위 전환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국민의힘이 쇄신을 내세우며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하자, 민주당도 쇄신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 인터뷰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시작으로 국민의힘의 혁신 몸부림이 시작됐고, 민주당도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비명계가 요구하는 혁신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는 줄곧 '당원이 곧 주인'이라며 당원들의 뜻을 강조해왔는데, 당원들은 이 전 대표와의 통합을 그닥 반기지 않는 탓이다. 또 이 전 대표가 실제 신당을 창당한다고 해도 민주당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란 생각도 깔려 있을 수 있다.

다만 선거를 앞두고 당이 분열되는 상황은 표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 대표가 이를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전 대표와 비명계가 요구하는 사퇴까지는 어렵겠지만 다른 형태의 통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dahye1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