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모에서 ‘쿨’한 패션 액세서리로! 발라클라바의 반전
스키어나 스노보더, 또는 눈산을 정복하는 등반가들이나 쓴다고 생각했던 ‘발라클라바(Balaclava: 머리, 목, 어깨를 모두 뒤덮는 방한모)’. 눈산에서만 볼 수 있었던 발라클라바를 대도시의 패션 스트리트뿐 아니라, 파티장이나 클럽 같은 실내에서도 발견하게 된다. 오렌지나 네온 컬러의 눈에 띄는 발라클라바를 쓴 채 클럽에서 댄스를 즐기는 이들도 있다. 방한의 목적 보다는 ‘쿨’한 패션 액세서리로 스타일링되고 있는 발라클라바의 대반전!
발라클라바의 유행은 엔데믹 문화의 하나로 바라보기도 한다. 팬더믹 시대에 얼굴과 머리 전체를 뒤덮다시피하는 발라클라바를 마스크 대용으로 쓰고 다녔는데, 이 발라클라바가 눈산과 빙하에서 뿐 아니라 도시에서도 실용적이고 근사한 패션 액세서리가 되어줌을 재발견한 것이다. 2018년에도 캘빈 클라인과 구찌 컬렉션 등에 발라클라바가 등장했지만, 팬더믹 전에는 갱(gang) 패션과 문화를 미화시킨다며 환영받지 못했다.
발라클라바는 그대로 패션 트렌드에서 사라지는 듯 보였지만, 2021년 가을, 겨울 시즌 샤넬, 구찌, 디올 등 여러 컬렉션의 런웨이에 다시 등장했다. 그리고 남다른 패션 도전을 즐기는 패션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발라클라바가 먼저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패딩, 코트, 퍼 코트 등 다양한 겨울 패션과 함께 각자의 개성대로 스타일링된 발라클라바는 SNS를 타고 순식간에 유행의 물결에 올랐다.
발라클라바의 유래는 1854년 러시아 제국과 오스만 제국간에 펼쳐진 크림 전쟁에서 시작됐다. 크림 반도 남부의 항구 마을 발라클라바에 러시아 영토 확장을 경계했던 영국군이 투입됐는데, 추위로부터 병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방한모가 보급됐다. 그 이후 발라클라바의 지명을 따라 이름 지어진 것이다. 국내에선 K-팝 스타들과 패션 셀레브러티들을 통해 발라클라바가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블랙핑크 제니, 리사가 니트 발라클라바를 쓴 일상 룩을 개인 SNS에 올려 화제를 일으켰고, 혜리는 미우미우의 푸퍼 재킷과 발라클라바로 사랑스러운 겨울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배우 한지민은 블랙 발라클라바와 브라운 컬러의 롱 코트를 함께 스타일링했고, 공효진은 트렌치 코트와 블루 발라클라바를 세련되게 매치시켰다.
이렇게 캐주얼하고 귀엽게 또는 클래식하게 다양한 스타일과 매치되는 것이 요즘 유행하는 발라클라바의 매력이다. 원래 발라클라바는 방한이 목적이라 눈을 제외한 얼굴 전체를 커버하거나 턱 위까지 올라오는 디자인인데, 최근엔 그냥 후드를 쓴 듯 여유있는 디자인들이 등장하여 후드나 머플러처럼 연출한다. 얼굴을 동그랗게 드러내는 디자인의 발라클라바가 부담스럽다면, 후드처럼 디자인된 발라클라바를 선택하면 된다.
발라클라바는 패션이 주는 즐거운 반전 아이템이다. 작업복이나 군복 등이 근사한 패션 아이템으로 진화해왔던 것처럼, 발라클라바도 스키어, 등산가, 카레이서들의 기능적 전문 아이템에서 독특하고 위트있는 패션 트렌드로 활약하고 있다. 2023년 겨울이 되며 이제 일상에서도 발라클라바를 즐기는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 겨울 패션 액세서리로 새로운 변화를 즐기고 싶다면, 발라클라바를 겨울 패션 쇼핑 리스트 1번에 올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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