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배우 수십명 성추문 드파르디외 지지…인권단체 "법 위에 사람 없다"

권진영 기자 2023. 12. 27.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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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배우 60여 명과 유명 인사들이 성희롱 및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75)를 지지하는 서명을 발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전 영부인 카를라 브루니를 포함한 배우, 유명인 56명은 지난 25일 르 피가로 신문에 드파르디외 지지 서명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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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서 여성·아동에 성희롱 발언하는 모습 담겨…피해자만 13명
佛 문화부 장관 "드파르디외에게 수여한 국가 훈장 박탈할 수 있다"
이집트 엘 구아나에서 열린 영화제에 참석한 프랑스 배우 제라르 디파르디외가 공로상을 수상하며 활짝 웃고 있다. 2020.10.23/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프랑스 배우 60여 명과 유명 인사들이 성희롱 및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75)를 지지하는 서명을 발표했다. 아동 및 여성 단체들은 "법 위에 사람 없다"며 맞서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전 영부인 카를라 브루니를 포함한 배우, 유명인 56명은 지난 25일 르 피가로 신문에 드파르디외 지지 서명을 게재했다.

이들은 "제라르 드파르디외는 아마도 모든 배우 중 가장 위대한 배우일 것"이라며 "우리는 그가 당하고 있는 린치에 대해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 다른 사람들처럼 영화계 거물이 아니었다면 무죄 추정을 받았을 것"이라고 옹호했다. 린치는 정당한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잔인한 폭력을 가하는 일을 뜻한다.

이어 "사람들이 드파르디외를 이런 식으로 공격하는 것은 예술을 공격하는 것"이라며 "영화와 연극은 그의 독특하고 비범한 개성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에 드파르디외는 "용기 있는 사람들"이라며 반겼다. 그는 RTL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지 서명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드파르디외는 서명이 공개되기 전 미리 봤다고 인정했지만 자신이 요청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많은 이들이 서명을 거부했다고도 덧붙였다.

프랑스2는 이달 다큐멘터리를 통해 드파르디외가 지난 2018년 북한 건국 70주년 기념행사 참석 당시, 여성의 외모에 대한 노골적 묘사, 성희롱 발언 등을 폭로했다. 영상 속 드파르디외는 10세 정도로 보이는 소녀에게도 성희롱 발언을 했다.

드파르디외의 가족들은 다큐멘터리가 특정 장면을 오해하게 편집했다고 비난했지만 방송사는 영상이 "의심의 여지가 없고 모호하지 않다"며 원본 영상이 전문가의 검토를 통해 인증되었다고 답했다.

이 밖에도 그는 지난 2018년 파리 자택에서 20대 여성 배우를 성폭행한 혐의로 2020년 기소됐으며 최근까지도 그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폭로가 꾸준히 이어졌다. 밝혀진 피해자만 13명에 이른다.

아동 폭력 대응 단체 '르 파피용(나비)'의 설립자 로랑 보예는 서명이 "추잡하다"며 서명자로 이름을 올린 배우 피에르 리처드를 홍보대사에서 해임하겠다고 했다. 보예는 "우리는 항상 피해자의 편에 서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여성재단 대표 엔 세실 메일퍼트는 AFP에 "법 위에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했다.

#미투(MeToo) 미디어 그룹 활동가 에마뉘엘 당쿠르는 해당 서명에 "슬픔"과 "경악"을 금치 못했다면서도 드파르디외의 동료들이 왜 그런 서명을 발표했는지는 일부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그들은 제라르 드파르외를 사랑하고 존경한다. 하지만 나도 마찬가지"라며 "우리가 그의 영화와 그가 한 모든 일을 없었던 일로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고 했다.

리마 압둘 말라크 문화부 장관은 드파르디외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박탈할 수 있다고 말했다. 1996년 자크 시라크 당시 대통령은 드파르디외가 '시라노', '라 비 앙 로즈' 등 17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고 칸 영화제 등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공로를 인정해 국가 최고 훈장에 해당하는 레지옹 도뇌를 수여했다.

한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0일 "레지옹 도뇌르 훈장은 도덕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드파르디외의 훈장을 박탈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가, 야당과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에게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려는 성폭력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뭇매를 맞았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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