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한 회장님 입맛도 잡았죠"...국내 첫 어린이 간편식 '푸디버디'

유엄식 기자 2023. 12. 2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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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푸디버디 기획 및 연구개발 총괄 이진혜, 노승진 BM
푸디버디 브랜드 기획과 개발에 참여한 이진혜, 노승진 브랜드매니저. /사진제공=하림산업

"특히 라면은 회장님께서 4번 이상 시식하셨어요. 인공조미료 없이 최대한 깔끔하고 진한 맛을 내라고 주문하셨죠."

지난 11월 초 하림이 국내 식품사 최초로 선보인 어린이 전용 간편식 브랜드 '푸디버디'의 기획과 제품 연구개발 및 생산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한 이진혜, 노승진 브랜드매니저(BM)는 최근 강남구 논현동 하림빌딩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실제로 푸디버디 개발에 참여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5살, 9살 딸 둔 엄마 아빠 직원들 "영국, 미국에서 질리도록 어린이 간편식 먹고 맛 고민"
이 매니저는 5살 딸의 엄마고, 노 매니저는 9살 딸의 아빠다. 푸디버디 브랜드를 기획한 계기는 "국내에선 제대로 맛을 낸 어린이 간편식을 찾기 어려워 직접 만들게 됐다"라고 한다. '어린이식은 영양이 우선이기 때문에 맛이 없어도 된다'는 편견을 깨는 것도 이들의 목표다.

푸디버디는 제품 개발부터 양산까지 꼬박 1년 정도 걸렸다. 두 직원은 제품 기획 초반 어린이 간편식 시장이 발달한 영국과 미국을 찾아 2주간 현지 마트에서 구입한 제품을 직접 조리해서 먹었다고 한다. 노 매니저는 "출장 기간 끼니마다 질릴 정도로 어린이 간편식을 먹어보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와 맛을 고민했다"고 강조했다.

하림은 푸디버디 핵심 소비층을 4~8세로 설정했다. 0~3세는 이유식, 연약식 단계를 거쳐 부모가 먹는 자극적이고 맛있는 음식이 많이 노출되고 실제로 먹어보고 싶은 욕구가 가장 큰 시기다. 대표적인 메뉴가 라면이다. 이 매니저는 "아이가 라면을 먹고 싶어하면 나트륨을 줄이기 위해 물을 잔뜩 넣거나, 스프를 반만 넣는데 이렇게 끓이면 싱겁고 맛이 없다"며 "나트륨을 줄이면서 라면 특유의 맛을 내기 위해 연구팀과 수 백개의 샘플을 만들어 시식했다"고 설명했다.

푸디버디 라면은 나트륨이 1050~1080mg으로 일반 라면보다 20% 이상 적지만 전혀 싱겁지 않다. 사골육수와 마늘, 양파 등 천연 식재료로 감칠맛을 채웠다. 얼큰한 느낌만 내고 맵지 않은 빨간 국물은 고춧가루와 파프리카에서 추출한 색소로 만들었다.

라면 면발 굵기를 1mm로 얇게 만든 이유도 육아 경험에서 비롯한 노하우다. 이 매니저는 "아이들의 식사 시간이 성인에 비해 긴 편이기 때문에 면발이 부는 정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고, 여러 실험을 거쳐 라면 굵기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11월 1일 서울 강남구 CGV 청담씨네시티에서 열린 '푸디버디' 브랜드 론칭 행사에서 푸디버디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푸디버디는 영유아식과 유사한 품질의 식재료로 구현한 어린이식 브랜드로서 합성첨가물 없이 자연 식재료로 맛을 낸 것이 특징이다. 하림은 이번 론칭을 통해 즉석밥, 라면, 국물요리, 볶음밥, 튀김요리, 핫도그 등 총 24종의 신제품을 선보인다. /사진=뉴시스
라면, 팝콘치킨 완판 행진...내년 매출 300억대 목표
라면과 더불어 출시 후 인기를 끌고 있는 푸디버디 팝콘치킨은 100% 국내산 닭가슴살에 천연 재료를 맛을 낸 시즈닝 분말이 어우러진 제품이다. 달콤하고 짭짤한 맛은 어른들 맥주 간식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즉석밥, 국물요리, 볶음밥, 핫도그 등 푸디버디 브랜드 제품군은 25종에 달한다. 하림은 앞으로 추가 연구개발을 통해 푸디버디 브랜드 신제품을 추가로 출시할 예정이다.

분홍빛에 다양한 동물 캐릭터를 넣은 푸디버디 패키지 디자인도 매우 공을 들였다. 노 매니저는 "어린이 100명을 대상으로 캐릭터 선호도 조사를 진행해서 12종의 캐릭터를 선별해 직접 디자인했다"며 "패키지 색상과 디자인이 다른 여러가지 버전의 모형을 만들어 마트 매대에 직접 가져가서 눈에 잘 띄는지 여러번 테스트를 거쳤다"고 했다.

푸디버디는 지난달 초 출시 일주일 만에 쿠팡에서 라면 등 일부 품목이 여러 차례 일시 품절되는 등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으며, "어른들이 먹어도 괜찮은 맛"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노 매니저는 "4~8세 어린이를 위해 밥, 면, 반찬, 간식까지 많은 카테고리를 출시한 브랜드는 푸디버디가 유일무이하다"며 "레토르트(상온보관 식품) 특유의 냄새가 없고, 제품 퀄리티가 우수하다는 후기와 함께 재구매가 지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림은 내년 푸디버디 목표 매출을 300억대로 설정했다. 약 3000억원대로 추정되는 국내 어린이식 시장에서 출시 초반 1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목표다. 중장기적으로는 4~8세 어린이 식품 시장을 새롭게 개척해서 업계를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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