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이재명 대표 욕을” 한동훈 깎아내리는 민주…“국민도 그렇게 얘기 안 해”
‘여의도 화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무슨 여의도 사투리를 안 쓰겠다고”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 당 대표 격으로 정치계에 첫발을 디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수락 연설이 ‘여의도 화법(정치인 화법)’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이틀 사이 연달아 내놓았다.
정치권 공식 데뷔전부터 운동권 세대를 특정 정치세력으로 규정한 한 비대위원장의 총선 프레임 전환 시도가 기존 정치인 화법과 무엇이 다르냐면서다. 가장 젊고 참신한 비대위원장이 될 거라던 국민의힘 지도부 기대를 민주당이 정면으로 받아치는 동시에 한 비대위원장을 그저 그런 정치인으로 깎아내리는 의도로 보인다.
앞서 한 비대위원장은 법무부 장관이던 지난달 대전을 찾은 자리에서 자신의 문법이 ‘여의도 문법’과 다르다는 견해 관련 취재진 질문에 “여의도에서 300명만 공유하는 화법이나 문법이 있다면 그건 여의도 문법이라기보다는 ‘여의도 사투리’ 아닌가”라며 “나머지 5000만명이 쓰는 문법을 쓰겠다”고 답했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지난 26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나와 “‘여의도 사투리’를 쓰지 않겠다고 해놓고 사투리 그 자체를 쓰고 있다”며 “시작과 동시에 이재명 대표 욕부터 박고 시작하는데 무슨 여의도 사투리를 안 쓰겠다고 하는지 답답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빛 좋은 개살구’가 될 거라고 생각했었다”며 “그런데 빛도 좋지 않은 상태가 됐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한 비대위원장의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운동권 특권세력과 ‘개딸전체주의’와 결탁해 자기가 살려 나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던 연설 대목에 민주당 공격 용어가 모조리 들어갔다면서다. 전 의원은 “‘나는 사투리를 쓰고 있지 않다’고 이야기한 것들이 참 답답했다”며, ‘공격론’까지 들고 나온 점을 들어 “비대위원장으로서는 큰 기대는 없어도 되겠다”고 덧붙였다.
‘친이재명계’ 좌장이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는 사법연수원 동기로 30여년 인연이 깊은 정성호 의원은 2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민생과 국민통합에 대해서는 어떠한 비전과 가치도 없다”며 “야당과 야당 대표를 청산 대상으로 보고 비판하는 데만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왜 비대위원장이 됐는지에 대한 성찰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고 ‘수직적 당정관계’ 문제의식도 전혀 없다는 이유에서다.
정 의원도 국민 상식에 기반한 문법을 내세워온 한 비대위원장의 수락 연설은 도리어 여의도 문법 중에서도 극소수의 ‘극단적 문법’에 해당한다고 쏘아붙였다. 여당 대표 격인 비대위원장이 야당 대표를 놓고 특권 세력과 결탁했다느니 자기가 살기 위해 나라를 망친다느니 등 표현을 어떻게 쓸 수 있냐는 거다. 그는 “국민도 그렇게 이야기하는 분이 없다”며 “극단 성향 여당 지도자가 나와서 여야 관계라든지 앞으로 나라가 굉장히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586그룹’ 대표 주자 중 한 명으로 공교롭게 한 비대위원장의 정면 비판 대상이 된 우상호 의원은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비대위원장의 수락 연설을 사실상 야당을 향한 ‘선전포고’라고 규정했다.
우 의원은 한 비대위원장 취임사는 증오 부추기기라며, “국민은 저런 형태의 여의도 정치 문법을 극복하라고 기대했는데 저분이 비판했던 운동권 출신 정치와 뭐가 다른가 생각을 했다”고 날을 세웠다. 대결과 증오를 ‘정치 목표’로 설정하는 방식을 과연 새로운 정치 문법으로 볼 수 있냐며, ‘한 비대위원장에 실망했다’고까지 언급했다.
한 비대위원장의 지역구 불출마 선언에 “외부에서 온 신인 정치인이 지역구에 출마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참신성이 없다고 깎아내린 우 의원은 비례대표 불출마를 놓고도 “험지를 가거나 비례대표 후번을 받아야 하는데 그럴 바에는 안 하는 게 낫다는 계산속에서 (한 비대위원장의 불출마 선언이) 나온 것이니 대단한 결단으로 보진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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