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인수 완료→빌라에 3-2 대역전승+FW 골 폭발..."내 인생 최고의 날", "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내 인생 최고의 날입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7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19라운드에서 아스톤 빌라에 3-2로 승리했다. 공식전 4경기 무승을 끝낸 맨유는 승점 31점이 되며 6위에 올랐다.
벼랑 끝에서 살아남았다. 맨유는 최근 공식전 4경기에서 득점도, 승리도 없었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6차전에서 0-1로 패하면서 조 꼴찌에 위치해 탈락을 하는 굴욕도 있었다. UCL에선 부진해도 리그에선 안정적인 성적을 냈는데 최근 빌라와의 대결 전 5경기를 보면 1승뿐이었다.
에릭 텐 하흐 감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인터뷰 논란도 있었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 패배 이후 '비인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경기를 주도했고, 웨스트햄에 아무것도 내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빌드업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고 전환을 통해서도 기회를 창출해냈다. 경기 첫 세 번의 기회는 우리의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그 기회를 잡았어야 했다. 탄탄한 경기력이었지만 득점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내 생각엔 우리가 경기를 지배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골을 넣어야 경기를 승리하는 것이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해할 수 없는 인터뷰에 비판이 이어졌다. 각종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세우면서 수세에 몰려 있는 맨유를 생각하면 텐 하흐 감독 인터뷰는 팬들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웠다.
무조건 승리가 필요한 빌라전에서 텐 하흐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안드레 오나나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수비진은 디오고 달롯, 조니 에반스, 라파엘 바란, 아론 완-비사카가 구축했다. 중원엔 코비 마이누,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나섰고 2선엔 마커스 래쉬포드, 브루노 페르난데스, 알레한드로 가르나초가 위치했다. 최전방엔 라스무스 회이룬이 이름을 올렸다. 빌라도 4-2-3-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뤼카 디뉴, 클레망 랑글레, 디에고 카를로스, 에즈리 콘사, 레안더르 덴동커르, 더글라스 루이스, 제이콥 램지, 존 맥긴, 레온 베일리, 올리 왓킨스가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시작은 좋지 못했다. 맨유는 좌우에 위치한 래쉬포드, 가르나초가 돌파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답답함을 느꼈다. 세트피스 2번에 무너졌다. 전반 21분 존 맥긴이 먼 거리에서 시도한 왼발 프리킥이 그라운드를 맞고 그대로 들어가면서 빌라가 리드를 잡았다. 오나나의 판단이 아쉬웠다. 전반 26분 코너킥 상황에서 클레망 랑글레가 머리로 떨궈준 걸 레안더르 덴동커르가 골로 연결하면서 득점이 됐다.
먼저 2실점을 헌납한 가운데 맨유는 브루노를 중심으로 반격을 했다. 브루노가 날카로운 패스를 연이어 앞으로 전개하면서 기회를 맞았지만 빌라의 오프사이드 트랩에 좌절했다. 빌라는 높은 수비라인을 형성하면서 회이룬, 가르나초를 오프사이드로 잡았다. 전반에만 오프사이드가 6번이나 나왔다. 기회를 못 살리는 가운데 후방에서 불안함까지 이어지면서 맨유 팬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전반이 종료되자 일부 맨유 팬들은 야유를 보냈다. 전반 기록을 보면 점유율은 동일했고 슈팅, 유효슈팅, 패스는 맨유가 훨씬 더 많았다. 그러나 맨유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유효슈팅 2번을 모두 골로 만든 빌라가 리드를 잡고 있다.
가르나초가 후반 2분 골을 기록하면서 만회를 하는 듯했는데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취소됐다. 또 오프사이드에 운 가르나초는 분투를 펼쳤다. 회이룬 등 공격수들이 연이어 아쉬운 위치선정 속 이렇다할 기회를 못 만드는 가운데 후반 14분 만회골이 나왔다. 디에고 카를로스 패스 미스가 나왔고 브루노 패스를 받은 래쉬포드가 중앙으로 보냈다. 가르나초가 득점으로 연결하면서 맨유는 추격의 불씨를 피웠다.
가르나초가 역전골을 터트렸다. 후반 26분 브루노 크로스가 수비에 맞고 나온 걸 가르나초가 왼발 슈팅으로 골로 만들면서 경기는 2-2 동점이 됐다. 가르나초 다음은 회이룬이었다. 후반 37분 코너킥 상황에서 맥긴이 제대로 클리어링하지 못했고 회이룬 앞에 떨어졌다. 회이룬이 그대로 왼발 슈팅을 날린 게 골망을 흔들면서 맨유가 앞서갔다.
추가시간은 9분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1분 맨유의 역습이 펼쳐졌다. 브루노의 좋은 패스가 나왔고 좌측에 위치한 가르나초가 전진해 역습을 펼쳤으나 마무리는 안 됐다. 역습 실패 후 가르나초는 쥐가 나 쓰러졌다. 맨유는 지친 에릭센, 가르나초 대신 다니엘 고어와 한니발 메브리를 추가했다. 빌라는 남은 시간 동안 골을 터트리지 못했다.
경기는 맨유의 3-2 승리로 종료됐다. 맨유는 공식전 4경기 무승을 끝내고 오랜만에 승전보를 울렸다. 올드 트래포드에서 부진하고 4경기 동안 골도 없어 맨유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는데 극장승으로 조금이나마 잠재우는데 성공했다.
가르나초와 회이룬이 조명됐다. 두 선수는 맨유가 기대하는 젊은 재능이고 꾸준히 주전으로 기용되고 있는데 좀처럼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회이룬이 심각했다. UCL에선 골을 넣었어도 리그에선 득점이 없었다. 출전시간으로 보면 945분 무득점이었다. 2003년생 미완의 대기 회이룬은 이적료 7,390만 유로(약 1,060억 원)에 맨유로 왔다. 많은 이적료에도 리그 골이 없어 비판을 받고 있었는데 드디어 리그 데뷔골을 올렸다.
가르나초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맨유 공격진을 보고 골을 넣지 못한다고 말했다. 오늘 래쉬포드가 도움을 올리고 회이룬이 득점을 했다. 우리는 정말 행복하고 내 인생 최고의 날이다"고 말했다. 회이룬은 "오랜만에 골을 넣어 행복하다. 세상 사람들 중 내가 제일 행복할 것이다. 끝까지 믿었고 끝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UCL에선 골을 넣었어도 PL에선 처음이다. PL 첫 골을 넣어 기쁘고 이를 발판으로 삼을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PL 역대 최다 득점자 앨런 시어러는 "회이룬은 그동안 많이 지원을 받지 못했는데 참아내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큰 의미가 될 골이다. 환상적인 골이 될 것이다"고 평했다.
텐 하흐 감독은 "공격수들이 골을 넣어 매우 기쁘다. 우리에게 필요했던 득점이었다. 득점 능력이 있다고 생각을 했다. 마무리 능력이 좋다고 판단했다. 이제 매 경기 그 능력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골은 득점을 하고자 하는 의지와 신념이 있을 나온다"고 이야기했다. 회이룬을 두고는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눴다. UCL, 덴마크 대표팀에서 많은 득점을 했기에 난 믿는다고 했다. 스트라이커가 골을 못 넣는 건 문제가 되지만 회이룬은 강인한 성격을 가졌고 계속 하면 골이 나올 것이라고 봤다. 앞으로 더 많은 골을 넣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맨유는 경기 전 인수 발표가 있었다. 맨유는 25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맨유는 이네오스 그룹 회장인 짐 랫클리프 경이 클래스 B 주식 25%와 맨유의 클래스 A 주식 25%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다"고 공식 발표했다. 적극적인 투자가 예상된다. 맨유는 "올드 트래포드에 대한 향후 투자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추가로 3억 달러(약 3,900억 원)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공식발표했다.
기존에 맨유를 소유하고 있던 글레이저 가문은 "짐 랫클리프 경과 이네오스 그룹이 이 거래에 동의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풍부한 상업적 경험뿐만 아니라 상당한 재정적 기여를 클럽에 제공할 것이다. 그리고 이네오스 그룹을 통해 맨유는 경기장 안팎에서 엘리트 팀을 만들고 이끄는 데 경험이 있는 노련한 전문가들과 접촉할 수 있다. 우리의 소망은 항상 모든 수준에서 발전하여 팬들에게 더 많은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짐 랫클리프 경은 "클럽의 평생 팬으로서 맨유 이사회와 축구 운영에 대한 관리 책임을 위임하는 계약에 동의할 수 있게 돼 기쁘다. 클럽의 상업적 성공으로 최고 수준의 트로피를 획득할 수 있는 자금이 항상 확보되어 있지만 최근에 이러한 잠재력이 완전히 발휘되지 못했다. 우리는 더 넓은 범위에서 글로벌 지식과 전문 지식, 재능을 가져올 것이다. 향후 투자를 지원하기 위한 자금도 제공할 것이다. 우리의 공통된 야망은 분명하다. 우리 모두는 맨유가 영국, 유럽, 세계 축구의 정상에 오르는 것을 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INEOS의 데이비드 브레일스포드가 경기에 참석했다고 알려졌다. 새로운 인수자 앞에서 극장승을 만들어낸 텐 하흐 감독은 "기대를 하고 있다.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며 그들이 가진 최고 수준 스포츠 운영 경험이 우릴 도와줄 거라고 확신한다. 기대가 된다. 그들이 우리와 일하고 싶듯, 우리도 그들과 일하기를 기대한다"고 이야기했다.
맨유는 다음 경기에서 누누 산투 감독 아래 승리를 거둔 노팅엄 포레스트와 상대한다. 스티브 쿠퍼 감독 대신 온 누누 감독은 토트넘 훗스퍼에 경질된 후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이티하드에 있었다. 알 이티하드에서 나온 후 노팅엄 감독이 됐다.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로는 이겼다. 알렉산더 이삭에게 페널티킥 실점을 헌납하면서 0-1로 끌려갔다. 전반 추가시간 크리스 우드가 동점골을 기록했고 후반 8분 역전골을 터트리면서 뒤집기에 성공했다. 뉴캐슬은 후반 10분 칼럼 윌슨, 티노 리브라멘토를 추가하면서 변화를 줬다. 후반 15분 우드가 해트트릭에 성공하면서 노팅엄은 차이를 벌렸다. 결과는 노팅엄의 3-1 승리로 마무리됐다. 경기 후 누누 감독은 "매우 훌륭한 경기였고 이길 자격이 있었다. 선수들이 잘 뛰었고 놀라운 경기를 했기 때문에 즐길 필요가 있다"고 노팅엄 첫 승 소감을 밝혔다.
맨유는 누누 감독의 노팅엄을 누르고 연승을 노린다. 올드 트래포드에서 빌라를 상대로 만든 기적적인 승리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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