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농神 위성우 감독 눈에 비친 최절정기 ‘韓최고 센터’ 지수vs‘폭풍 성장’ 올라운더 지현, 희망과 한계는?[SS 포커스]

황혜정 2023. 12. 2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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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박지수는 최절정기 달리는 최고의 센터”
“우리 박지현은 내 눈엔 부족, 그러나 크게 성장”
KB스타즈 박지수와 우리은행 박지현이 치열한 자리싸움을 벌이고 있다. 제공 | WKBL.


[스포츠서울 | 청주=황혜정기자] “박지현이 벌써 올스타 1위할만큼 올라왔나 싶네요 허허.”

아산 우리은행 가드 박지현(23)이 올스타 팬 투표에서 총 3만2639표를 얻어 데뷔 6년 만에 생애 첫 올스타 팬 투표 1위를 확정했다.

여자프로농구 최고 명장으로 꼽히는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박지현이 벌써 그만큼 올라왔나 싶다. 아직 내 눈엔 부족하다. 그렇지만 한 발 뒤에서 보면 지현이가 참 많이 성장했구나 싶다. 올스타 1위에 오른 만큼 이제 함부로 못하겠다”며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박지현의 성장은 한국여자농구계 전체에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박지현이 정상궤도에 안착하기 전까지 박지수(25·청주 KB) 홀로 고군분투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김단비 김정은 박혜진 등 여자농구 스타 플레이어 계보를 이은 선수들이 여전히 건재하지만, 이들의 뒤를 이을 만한 재목이 크게 눈에 띄지 않았던 게 사실. 위 감독이 ‘올스타 팬투표 1위 박지현’을 바라보며 박지수를 떠올린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위 감독은 “박지수는 정말 좋은 선수”라며 “정규리그만 놓고보면 2~3년까지도 박지수에게 수비를 강하게 붙이면 당황했는데, 이제는 뒤에있는 사람 볼 줄도 알고 노련미가 늘었다. 최절정기를 달리고 있는 느낌”이라며 극찬했다.

박지현이 슛을 시도하려 하자 박지수가 막으려 하고 있다. 제공 | WKBL.


2016~2017시즌 데뷔한 박지수는 데뷔시즌 신인왕을 시작으로 2년 뒤인 2018-2019시즌에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석권하며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 센터 반열에 올랐다. 196㎝라는 큰 키에서 나오는 제공권을 바탕으로 가공할만한 득점력을 보여준다.

2018~2019시즌 데뷔한 가드 박지현은 가드는 물론 183㎝ 키를 이용한 센터와 포워드까지 이른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활약 중이다. 특히 농구 센스가 뛰어나 볼 핸들러 역할을 할 때 가장 빛이 난다.

박지수와 박지현 모두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프로 유니폼을 입은 만큼 데뷔 때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리고 현재는 한국 여자농구 주축으로 우뚝섰다.

위 감독은 “박지수는 센터라는 한 포지션에서 독보적이고 독주하고 있다. 박지현은 세가지 포지션을 소화한다는 다양성이 있다. 박지현이 어찌보면 할게 많은 건 맞다. 재능은 많지만, 반대로 보면 이 포지션에선 이런 점이 부족하기도 하다”라고 평했다.

10월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준결승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박지수가 슛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9월 2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박지현이 수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사람 모두 프로 데뷔도 전에 국가대표팀에 발탁될 만큼 아마추어 때부터 기량을 검증받았다. 한 포지션에서 독보적인 재능을 피우는 것과, 다양한 포지션을 두루 소화할 수 있는 능력 중 무엇이 더 좋을까.

위 감독은 “농구는 포지션 게임이니 올라운드 플레이가 좋은 점도 있지만, 국제대회에선 자기 포지션 색깔이 또렷한 게 더 좋을 것 같다. 박지현은 대표팀에 가면 슈터로 쓸 수도 있지만 같은 포지션에 강이슬이 있다. 가드로 쓰기에도 애매하다”고 분석했다.

“박지현은 포인트가드(1번), 슈팅가드(2번), 스몰포워드(3번)를 다 소화할 수 있지만, 조금씩 부족하다. 스스로도 정체성이 없다고 생각하더라.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라해서 자리를 잡아주는데만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라고 돌아본 위 감독은 “그럼에도 본인이 농구를 더 잘하고자 하는 욕심도 있고 열심히 하고 있다. 경험이 더 쌓이면 센터에서도 노련해지고, 공도 많이 다루다보면 노하우도 생길 것”이라며 격려했다.

박지수와 박지현은 대한민국 여자농구의 현재이자 미래다. 연합뉴스.


20대 초중반에 불과한 뛰어난 두 선수가 한국 여자농구 주축으로 올라섰음에도 위 감독은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한국여자농구 여건 상 박지수를 막을 선수가 없다. 여러 선수를 로테이션하며 다양한 전술을 쓸 수 있는 환경도 안 된다. 그만큼 선수가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 여자농구는 세계대회만 나가면 하위권을 맴돈다. 내년 프랑스에서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 티켓도 놓쳤다. 국내 리그를 호령하고 있는 두 사람이지만, 박지수와 박지현을 포함해 주축 선수들이 더 분발해야할 이유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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