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만 걸어도 다리가 찌릿’, 중장년 허리질환 척추관협착증
젊은 환자들에게는 흔히 디스크라고 알고 있는 추간판 탈출증이 좀 더 흔한 요통이나 다리통증의 원인인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중년인 4-50대부터 환자가 늘어나기 시작한다. 6,70대 환자에서 가장 흔하며 주된 증상으로는 허리통증보다는 허리 아래 엉덩이나 다리의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쉴 때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오래 서 있거나 걸을 때 하지 쪽으로 쥐어짜는 것 같은 통증이 나타나고 다리에 저림 증상이나 감각장애가 나타나거나 갑자기 힘이 빠지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10분 이상 오래 걷는 것이 힘들고, 쉬면 증상이 사라졌다가도 다시 걸으면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보행이 어려운 보행장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흔히 디스크라고 불리는 요추 추간판탈출증도 비슷한데 디스크가 찢어지거나 흘러나오면서 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비교적 급성으로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척추관협착증은 수개월 또는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 노화와 관련한 퇴행성 변화가 원인이어서 자신이 언제부터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는지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오랜 비수술 치료에도 증상 심해지면 수술
척추관 협착증은 적극적인 약물치료, 운동이나 물리치료 그리고 필요에 따라 주사 또는 시술 등으로 증상을 조절하게 된다. 약제는 소염진통제를 주로 포함하는데 신경관이 좁아지면서 다리로 가는 신경들을 자극하고 압박하면서 생기는 염증반응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주사치료는 일반적으로 2~3개월 주기로 적용한다. 주사치료를 해도 효과가 한 달 이상 지속되지 못하고 증상이 심해지는 등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운 정도로 통증이 심하고 괴롭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다른 병적인 요인을 갖고 있거나 척추관협착증을 일으키는 특정한 원인이 있어서 비교적 조기에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지나치게 오래 수술을 미루면 수술한 후에도 장기간 통증이 지속되거나, 드물지만 마비 등의 후유증이 남을 수 있으므로 척추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 수술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고령, 기저질환 있다면 척추내시경수술
최근에는 척추내시경수술이 발달해 하나 또는 두 개 정도의 작은 구멍을 통해서 신경관을 넓혀주는 수술이 가능하다. 1cm가 안되는 작은 구멍을 통해서 수술이 진행되기 때문에 상처 및 다른 신체부위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출혈도 거의 없고, 회복기간이 짧아 일상생활로의 복귀도 빠른 장점을 갖고 있다. 고령 환자나 기저질환이 있어 수술이 부담되는 환자에게 적합한 수술이다. 다만, 척추에 종양이나 염증성 질환, 척추 변형 등이 있을 경우에는 전통적인 절개수술방식으로 치료해야 하므로 전문가의 진단에 따라 환자의 증상과 상황에 따른 최적의 수술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좋다.
고려대구로병원 척추신경외과 권우근 교수는 “척추관협착증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퇴행성 변화들로 인해서 생기는 병이기 때문에 치료를 하더라도 완벽하게 과거의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다”며 “하지만 비수술 치료 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술적 치료들을 통해 충분히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어서 통증을 억지로 참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시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척추관협착증은 노화와 이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원인이어서 척추에 무리가 되는 생활습관을 피하는 것이 증상의 완화와 악화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무거운 물건을 나르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바닥에 주저앉는 자세 역시 좋지 않으므로 피해야한다. 척추 주변 근육이 약화되면 퇴행성 변화가 빨라질 수 있으므로 코어근육이라고도 부르는 등허리의 중심 기립근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김재범 스포츠동아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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