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7분 걸렸다' 호일룬, 마침내 PL 데뷔 골 폭발 → 맨유, 0-2에서 3-2로 빌라에 짜릿한 대역전극 완성!

[스포티비뉴스 = 장하준 기자] 아무도 예상못한 대역전극이 나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7일(한국시간)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에서 아스톤 빌라에 3-2 승리를 거뒀다.

두 팀은 이날 경기에 앞서 최근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맨유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포함 앞선 4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치며 1무 3패로 부진했다. 반면 빌라는 마지막 패배가 지난 11월 5일에 나온 노팅엄전 패배였을 정도로 오랫동안 고공 행진을 달리고 있었다. 특히 선두권에 있던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날을 모두 잡는 이변을 일으키며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다크호스로 거듭났다.

맨유의 에릭 텐 하흐 감독은 이날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최전방에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아탈란타에서 영입됐지만, 아직 프리미어리그 골이 없는 라스무스 호일룬이 배치됐다. 2선에는 마커스 래시포드와 브루노 페르난데스, 알레한드로 가르나초가 섰다. 텐 하흐 감독은 이번 시즌 아직 공격 포인트가 없는 안토니 대신 래시포드를 선택했다. 3선에는 부상에서 복귀한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코비 마이누와 호흡을 맞췄다. 백4는 디오고 달롯과 조니 에반스, 라파엘 바란, 아론 완 비사카가 선택을 받았다. 골키퍼 장갑은 안드레 오나나가 꼈다.

원정팀 빌라의 우나이 에메리 감독 역시 4-2-3-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최전방에는 올리 왓킨스가 배치됐다. 2선에는 제이콥 램지외 존 맥긴, 레온 베일리가 선택을 받았다. 3선은 더글라스 루이즈와 레안드로 덴동커가 선발 출전했다. 백4는 뤼카 디뉴와 클레망 랑글레, 디에고 카를로스, 에즈리 콘사로 구성됐다. 골문은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지켰다.

양 팀은 경기 초반 치열한 탐색전을 펼쳤다. 그러던 중 전반 14분 가르나초가 오른쪽 측면 돌파에 성공한 뒤, 중앙으로 달려들어오던 에릭센에게 패스했다. 그런데 에릭센은 왼쪽에 있던 래시포드에게 이 볼을 흘렸는데, 래시포드는 에릭센의 플레이를 예측하지 못했다. 두 선수의 호흡이 아쉬운 장면이었다.

21분에는 경기의 선제골이 나왔다. 주인공은 맥긴이었다. 빌라는 오른쪽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맥긴이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하지만 볼은 골문 앞에 있던 모든 선수를 지나쳤고, 그대로 맨유의 골망을 갈랐다. 순간적으로 문전 혼전 상황이 발생하며, 오나나 입장에서도 어찌할 수 없는 득점이었다. 최근 빌라의 상승세를 확인할 수 있는 선제골이었다. 비디오판독시스템(VAR) 체크 끝에 맥긴의 골은 인정됐다.

빌라는 내친 김에 26분 추가골까지 완성했다. 이번에는 덴동커의 골이 나왔다. 맥긴이 왼발 코너킥을 시도했고, 이를 달려들던 랑글레가 헤더로 볼을 떨궜다. 헤더는 골문 앞에 있던 덴동커에게 연결됐고, 덴동커는 툭 차넣으며 추가 골을 완성했다. 전반전부터 빌라에 0-2로 끌려가게 된 토트넘이었다.

다급해진 맨유는 지속적으로 빌라의 골문을 두드렸다. 30분에는 페르난데스가 에릭센의 패스를 받아 뒷공간 침투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어진 슈팅이 제대로 맞지 않으며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이어서 다시 한번 맨유의 슈팅이 나왔다. 맨유가 전방 압박에 성공하며 빌라의 빌드 업을 끊어냈고, 볼을 잡은 래시포드가 슈팅을 시도했지만, 자세가 제대로 나오지 않으며 임팩트가 제대로 맞지 않았다. 볼은 마르티네스의 품에 안겼다.

4분 뒤에는 래시포드가 다시 한번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다. 이번엔 정확히 맞춘 슈팅이었지만, 마르티네스의 선방에 막혔다. 맨유는 계속해서 빌라를 두드렸지만,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35분에는 후방에서 오나나가 달롯을 향해 롱 패스를 시도했지만, 달롯의 볼 터치가 부드럽지 못하며 기회가 무산됐다.

38분 맨유는 또다시 전방 압박에 성공하며 볼을 탈취했지만, 이번엔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3분 뒤에는 래시포드와 가르나초의 호흡이 정확히 맞지 않으며 기회가 무산됐다. 43분에는 래시포드가 페르난데스의 패스를 받아 빌라 수비수 한 명을 앞에 두고 드리블을 시도한 뒤, 강력한 슈팅을 때렸다. 하지만 이 슈팅은 옆그물을 강타했다. 전반 추가시간에 나온 가르나초의 결정적인 슈팅도 옆그물을 때렸다. 두 팀의 전반전은 빌라가 2-0으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맨유는 후반 시작과 함께 추격 골을 넣었다. 주인공은 가르나초였다. 맨유는 빌라의 볼을 뺏어낸 뒤, 화려한 연계 플레이를 시도했고, 래시포드가 왼쪽 침투에 성공했다. 래시포드는 빠른 타이밍을 활용해 골문 앞으로 달려들던 가르나초에게 패스했다. 1대1 상황을 맞이한 가르나초는 마르티네스를 제친 뒤, 비어있는 골문으로 볼을 차 넣었다. 하지만 이 득점은 취소됐다. 가르나초가 볼을 받았던 위치가 오프사이드였다는 판정이었다. 텐 하흐 감독은 아쉬움에 고개를 떨궜다.

후반 5분에는 에릭센이 넓게 뒷공간 침투를 시도했다. 하지만 카를로스가 몸싸움에서 승리하며 볼을 걷어내는 데 성공했다. 3분 뒤에는 래시포드가 1대1 찬스를 맞이하는 듯 했지만, 마르티네스가 먼저 골문을 비우고 나와 볼을 걷어냈다. 래시포드는 마르티네스와 충돌로 잠시 경기장에 쓰러졌다.

11분에는 박스 중앙 부근에서 볼을 잡은 페르난데스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슈팅은 마르티네스의 정면으로 향했다.

14분 맨유가 기다리던 골이 드디어 나왔다. 래시포드가 침투 패스를 받아 왼쪽 측면을 돌파해 박스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골문 앞에 있던 가르나초에게 패스했고, 가르나초는 가볍게 골망을 갈랐다. 앞선 골 취소 장면과 달리, 이번에는 완벽한 득점이었다. 맨유는 1-2를 만들며 빌라를 추격했다.

곧바로 오랜만에 빌라가 기회를 잡았다. 왓킨스가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왼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오나나가 이를 슈퍼 세이브로 막아냈다. 막기 쉽지 않은 궤적의 슈팅이었지만, 오나나는 동물적인 반사 신경으로 골문을 지켜냈다.

맨유는 동점 골을 위해 더욱 몰아붙였다. 이번에도 후방에서 연계 플레이를 원활하게 진행한 뒤, 래시포드가 왼쪽 측면을 홀로 돌파했다. 하지만 볼 터치가 길며 빌라가 볼 소유권을 되찾는 데 성공했다.

17분에는 다시 한번 오나나의 킥이 빛났다. 오나나는 정확한 킥으로 전방에 있던 가르나초에게 볼을 연결했다. 가르나초는 빌라 수비수와 1대1 상황을 맞이했고, 슈팅 각도를 만든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 슈팅은 마르티네스의 정면으로 향했다. 2분 뒤에는 호일룬이 박스 안에서 카를로스와 경합 도중 넘어졌다. 페널티킥이 선언될 수도 있는 장면이었지만, 부심은 앞서 호일룬의 오프사이드를 먼저 선언했다. 덕분에 맨유의 기회는 무산됐다.

26분 드디어 맨유의 동점 골이 나왔다. 주인공은 또 가르나초였다. 맨유는 치열한 중원 싸움에서 승리한 뒤, 오른쪽에 있던 페르난데스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페르난데스는 골문 앞에 있던 호일룬을 향해 크로스를 시도했는데, 이 볼은 빌라 수비수가 먼저 걷어냈다. 하지만 가르나초가 흐른 볼을 잡아 슈팅했고, 이 슈팅은 빌라의 골문을 그대로 갈랐다. 맨유 홈 팬들은 열광했다. 경기는 2-2로 균형이 맞춰졌다.

수세에 몰린 빌라는 곧바로 추가 골 찬스를 얻었다.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골문 앞에 있던 맥긴이 슈팅했다. 하지만 이 슈팅은 에반스의 발에 막혔다. 빌라 입장에서 절호의 찬스였지만, 에반스의 엄청난 수비로 기회가 무산됐다.

두 팀의 치열한 공방전이 계속됐다. 이번엔 호일룬이 오나나의 킥을 받은 뒤, 카를로스와 경합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카를로스가 무리한 파울을 범하며 옐로 카드를 받았다.

그리고 37분 맨유 팬들이 기다리던 호일룬의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이 나왔다. 맨유는 오른쪽에서 코너킥 찬스를 맞이했고, 선수들에 가려 킥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한 맥긴의 볼 터치가 제대로 되지 못했다. 이를 골문 앞에 있던 호일룬이 왼발 발리 슈팅으로 빌라의 골문을 갈랐다. 무려 리그 15경기만에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넣은 호일룬은 눈물을 흘리며 포효했다. 맨유 팬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리드를 잡은 맨유는 이제 경기 운영을 침착하게 이어갔다. 텐 하흐 감독은 캄브왈라와 한니발 메브리, 고어 등을 투입하며 리드를 지키기 위한 교체를 시도했다. 이후 더 이상의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최근 부진을 거듭하던 맨유가 빌라에 3-2 대역전승을 거뒀다.

한편 이날 경기에 앞서 맨유의 새로운 구단주가 등장했다. 영국 억만장자 사업가 짐 랫클리프가 지분 25%를 인수했다. 향후 맨유 재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인데 단장 선임으로 구단에 새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한다.

맨유는 25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네오스(INEOS) 그룹의 랫클리프 회장이 글레이저 가문이 소유한 클래스B 지분 25%를 취득했다. 이 금액은 12억 파운드(약 1조 9,860억 원)에 달하며 향후 클래스A 주식 25%도 매입하는 데도 글레이저 가문과 합의했다. 이를 통해 글레이저 가문과 클래스A 주주는 동일하게 주당 26파운드(약 4만 원)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맨유는 지난해 11월 구단 매각을 발표했다. 현재 대주주 글레이저 가문은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신규 투자, 판매 또는 회사와 관련된 기타 거래를 포함한 모든 전략적 대안을 고려한다. 구단의 남성, 여성 및 모든 아카데미의 장기적인 성공을 향상하는 맥락에서 경기장 및 인프라 재개발, 글로벌 규모의 클럽 상업 운영 확장을 포함해 구단 강화 평가가 포함된다"라고 알렸다.

만족스러운 제안이 온다면 맨유를 새로운 자본가에게 넘길 계획이었다. 초반엔 카타르 자본이 글레이저 가문에 접근했다. 카타르 최대 은행 중 하나인 셰이크 자심 빈 하마드 알타니 회장이 인수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글레이저 가문이 구단 가지 평가액보다 2조 정도 더 많은 액수를 요구했다. 게다가 카타르 자본은 100% 인수를 제안했는데, 이는 글레이저 가문의 심기를 건드릴 뿐이었다. 결국 카타르 자본은 인수전에서 발을 뺐고, 맨유는 랫클리프의 손에 넘어가게 됐다.

랫클리프는 "맨체스터의 로컬 보이이자 평생 서포터인 내가 맨유의 운영권을 가질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상업적인 성공을 안겨 맨유가 항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스포츠그룹의 글로벌한 전문성과 지식을 앞세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더 큰 발전을 도모하겠다. 구단의 잠재력은 여전하다. 또, 올드 트래포드 개발이 가능하도록 자금도 지원하겠다"며 "우리의 야망은 분명하다. 우리 모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잉글랜드, 유럽 더 나아가 세계 축구 정상에 오르는 걸 다시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빌라에 짜릿한 승리를 거둔 맨유는 오는 31일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노팅엄 포레스트 원정을 떠난다. 노팅엄은 맨유와 빌라의 경기에 앞서 26일에 열린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3-1 역전승을 거뒀다. 노팅엄은 뉴캐슬의 알렉산드르 이삭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크리스 우드가 친정팀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까다로운 원정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챙겼다.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의 노팅엄 데뷔전 승리이기도 했다. 노팅엄은 지난 20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누누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앞서 2년 동안 팀의 지휘봉을 잡았던 스티브 쿠퍼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쿠퍼 감독은 경질 직전까지 6경기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누누 감독은 한때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기도 했다. 지난 2021년 조제 무리뉴 감독의 후임으로 토트넘 감독으로 선임됐다. 자연스레 당시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하지만 성적 부진으로 고작 4개월만에 경질당했다. 누누 감독의 후임으로 들어온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 4위라는 호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이어서 누누 감독은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카림 벤제마의와 불화설뿐만 아니라 성적 부진으로 알 이티하드에서 경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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