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소방관의 아들로 태어나 K리그 대세남으로 우뚝, '영플레이어' 정호연을 만든 세가지 원동력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023년, 한국 축구에 혜성처럼 등장한 미드필더가 있었으니, 그 주인공은 정호연(23·광주)이다. 흔한 청소년 대표팀 경력 하나 없는 정호연은 '하나원큐 K리그1 2023'에서 승격팀 광주의 3위 돌풍을 일으켰을 뿐아니라, 황선홍호에 깜짝 승선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K리그 '대세 미드필더'로 떠오른 정호연은 프로 2년차, K리그1 데뷔 시즌에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하며 잊지 못할 2023년을 멋지게 마무리했다. 정호연은 "선수로서 한 단계 더 큰 가능성을 봤다. 내가 더 잘하고 더 성장해서 더 높은 무대를 꿈꿀 수 있는 1년이었다"고 말했다.
불과 2년 전만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광주 유스 금호고 출신 정호연은 1~2학년을 마치고 프로 무대에 진출하는 또래들과 달리, 단국대 3학년을 마치고 느즈막히 프로팀에 콜업됐다. 본인 스스로 "낙담했다"고 털어놓을 정도로 힘든 시기였다. 정호연은 "그때 '내가 원하고 계획한대로 되는 건 없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1년 더 머무르면서 더 배우라는 뜻으로 받아들여 더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학창시절 광주 프로 경기의 볼보이를 했던 정호연에게 1부리그 데뷔는 그래서 더 뜻깊었다. 2022시즌 당시 K리그2 소속이던 광주에 입단해 빠르게 주전 미드필더로 자리잡은 정호연은 지난 2월25일 수원과의 개막전을 통해 꿈에 그리던 K리그1 데뷔전을 치렀다. 정호연은 "긴장을 많이 했다. 하프타임 때 이정효 감독님께 '자신감있게 안 할거냐'고 혼났다. 그 말을 듣고나서 긴장이 풀렸다. 실수해도 자신감있게 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며 "막상 (프로 선수들과)부딪히니 할 만했다. 경험하다보면 비슷해지거나 뛰어넘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 이후 정호연은 자타공인 올해 K리그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로 우뚝 섰다.
무엇이 '영플레이어 정호연'을 만들었을까. 첫번째 원동력으론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성실함을 꼽을 수 있다. 정호연은 "쉬면 몸이 근질근질하다. 저녁 밥을 먹고 운동이 하기 싫을 때도 있지만, 운동을 하고 난 뒤의 뿌듯한 마음이 생각나 운동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호연측 관계자는 '매일 운동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라고 귀띔했다. 정호연의 부친은 고향인 목포에서 소방관으로 재직 중이다. 정호연은 "아버지께서 부지런하시다"고 일정 부분 부친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정효 감독의 존재는 정호연을 광주 에이스를 넘어 한국 축구 미드필더 기대주로 성장시킨 두번째 원동력. '극 I' 성향인 정호연은 이 감독에게 꾸중을 들을 때면 "긴장이 됐다"고 말했지만, 이 감독의 말 하나하나를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았다. 정호연은 "이정효 축구는 정말 디테일하다. 내가 여태껏 배운 건 '이렇게 해'였는데, 감독님은 이런 상황에서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설명을 하고 이해를 시켜준다. 축구에 대한 개념을 새로 정립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세번째 원동력은 원대한 목표, 꿈이다. 볼보이 시절 광주 프로팀에서 데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던 정호연은 이제 국가대표팀과 유럽 진출을 노린다. 아시안게임에서 단순한 조력자를 넘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A대표팀 감독에게 실력을 어필했다. 평소 롤모델로 삼은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과 같이 공을 주고받는 순간이 하루빨리 찾아오기를 바란다. 유럽 진출은 서서히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시즌 도중 셀틱을 비롯한 일부 유럽 구단 스카우트가 정호연이 뛰는 모습을 직접 보러왔다. 정호연은 만약 리그를 고를 수 있다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뛰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어릴 적부터 FC바르셀로나의 축구 스타일을 좋아했다. 정호연은 2024년에도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휴가도 반납한 채 광주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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