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유통결산 下] 후쿠시마·잼버리·물가안정·알리익스프레스

임현지 기자 2023. 12. 2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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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원전 오염수 방류…수산물 검사 강화
잼버리 파행에 아워홈·GS리테일 뭇매
'고물가 시대' 정부, 가격 인상 자제 압박
알리익스프레스 급부상…가품 이슈 여전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2023년 하반기의 시작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등 국제적인 이슈로 떠들썩 했다. 방사선 오염수 보관 용량이 한계에 다다른 일본이 이를 해양에 방류하기로 하면서 수산물에 대한 공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실 운영으로 질타를 받았던 잼버리 사태 당시 아워홈과 GS리테일 등의 기업들도 위생, 가격 바가지 논란으로 함께 뭇매를 맞았다.

올해 가장 큰 이슈는 바로 물가 안정이다. 원부재자 등의 상승으로 식품과 외식 물가가 치솟는 가운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물가 안정화에 나서면서 일부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철회하기도 했다. 고물가 시대, 소비자들의 관심은 '초저가' 상품을 판매하는 알리익스프레스로 향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해외직구임에도 저렴한 가격과 빠른 배송을 필두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빠르게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롯데쇼핑

◆ 원전 오염수 방류에…대형마트, 수산물 점검 강화

지난 8월부터 일본 정부와 도쿄 전력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이 폭발하며 방사선 오염수가 발생했는데, 이를 보관할 수 있는 용량이 한계에 다다르자 결국 해양에 방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정부는 수산물 공포에 따라 안전성 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소비위축을 겪고 있는 수산업계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 3사는 소비자 불안 해소를 위해 단계별 수산물 검사 체계를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산지 MD(상품기획자)가 직접 방사능 측정기를 활용해 매입 전후로 방사능 수치를 측정한다. 자체 물류센터로 이동한 이후에도 센터의 검품요원들이 매일 새벽 방사능 측정기로 2차 샘플링 검사를 진행한다.

이마트는 지난 6월 말부터 주별 안전성 검사 건수를 기존 대비 2배 상향했다. 당초에는 검사 대상 어종 중 최대 25% 샘플링을 검사했으나, 6월말부터 최대 50%로 올린 것. 홈플러스는 2011년 후쿠시마 사태 이후 일본산 수산물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고객 안심을 위해 국내산 수산물을 공급하는 모든 업체들에게 상품 검사서를 함께 제출할 것을 의무화했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영국 대원들이 지난 8월6일 전북 부안군 야영장에서 철수를 위해 짐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 잼버리 사태…아워홈·GS리테일 '찬물'

전 세계적인 청소년 야영축제 활동인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올해 군산 새만금에서 열렸으나 폭염과 위생, 보건, 안전 등에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부실 운영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일부 국가가 야영을 취소하고 조기 퇴소할 만큼 역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아워홈은 잼버리의 공식 후원사로 선정됐으나, 행사 시작 이틀째 회사가 공급한 '밀박스'에서 곰팡이 계란이 발견되는 이슈가 발생했다. 회사 측은 "기존 공급처가 아닌 지역 공급사를 지정하면서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으나, 국격을 떨어뜨렸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GS25도 잼버리 기간 중 일부 제품을 시중보다 비싸게 판매해 '바가지 논란'에 휩싸였다. 영내 점포에서 휴지 1롤을 2000원, 얼음 잔 1500원, 아이스크림 2000원, 코카콜라 2500원 등 시중보다 약 1.5배 정도 인상해 판매한 것. 문제가 불거지자 회사 측은 가격을 다시 시중 수준으로 내렸다. 또 조직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생수 5만개 등 필수품을 지원했다.

이에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10월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증인 출석이 유력했으나,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임현지 기자

◆ 정부 '물가 안정' 기조에…가격 동결 or 슈링크플레이션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물가 기조에 따라 정부는 올 한 해 기업들에게 '가격 인상 자제'를 직접적으로 요청했다. 특히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국제 밀 가격이 하락한 만큼 라면 가격도 내려야 하지 않겠냐"고 언급하자, 라면 업계는 일부 제품 가격을 5% 가량 낮추기도 했다.

풀무원도 정부 물가 안정 기조에 따라 올해 생수와 유음료 가격 인상을 철회했으며, 오뚜기와 롯데웰푸드, CJ제일제당 등도 자사 먹거리 제품의 가격을 올리려다 취소했다. 편의점 업계도 인상 예정이었던 PB(자체브랜드) 우유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다만, 이 같은 정부의 가격 통제는 용량을 줄여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를 거두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가격은 그대로 두고 용량을 줄인 상품은 9개 품목, 37개 상품이었다. 이에 정부는 용량을 변경할 경우 이 사실을 소비자원에게 통지하는 '용량 축소 등에 대한 정보제공 확대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가 '프로젝트 클린'을 발표하고 있다. ⓒ임현지 기자

◆ 이커머스 게임 체인저 '알리익스프레스'

올해는 중국의 해외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이커머스 판의 '게임 체인저'로 떠올랐다. 지난해 11월 본격적으로 국내 서비스를 개시한 알리익스프레스는 저렴한 가격과 빠른 배송, 무료배송·무료반품을 전략으로 고물가 시대 새로운 소비창구로 부상했다. 실제 국내 오픈마켓에서 판매하는 공산품이 원가 수준으로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다만, 가격이 싼 만큼 문제점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가품으로 인한 지적재산권 침해다. 3만원짜리 '갤럭시워치', 가짜 임신테스트기, 칫솔이 파랗게 물든 짝퉁 치약 등이 그 예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가품 구매시 100% 환불 보장'을 내세운 '프로젝트 클린'을 가동하겠다고 밝혔으나, 중국 내 가품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품 이슈에도 알리익스프레스의 인지도는 지속 상승하고 있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익스프레스 앱 사용자 수는 1년 새 2배 이상 증가한 707만명을 기록했다. 국내 물류센터 설립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향후 이커머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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