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인바디→맞춤형 운동처방,유형별 빅데이터→선수발굴" 똑똑한 장애인체력인증센터,내년 17개시도 '완전체' 운영 매뉴얼 발표

전영지 2023. 12. 27.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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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장애인체력인증센터에서 척수장애인 이용자가 인바디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중학생 딸 아이에게 맞는 운동을 시키고 싶은데, '인바디(체성분 검사)'와 운동처방을 해주는 곳이 있을까요?"

지체장애 딸을 키우는 A씨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다. A씨의 고민처럼 대다수 장애인들은 운동을 결심하고 시작하는 단계부터 장벽과 맞닥뜨리게 된다. 비장애인 누구나 집 근처 체육관이나 병원에서 쉽게 접하는 '인바디'나 체력 측정이 장애인에겐 또 하나의 허들이다.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나 중증 장애인일수록 허들은 더욱 높아진다. 휠체어를 탄 채 체중을 잴 수 있는 장비도 흔치 않을 뿐더러, 비장애인 인바디를 사용한다 해도 비만도를 가늠할 BMI지수(체질량 지수)가 비장애인 기준으로 설정돼 있어 유의미한 데이터를 받아보기도 어렵다.

충남장애인체력인증센터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장애인체력인증센터에선 장애유형별 맞춤형 체력측정이 가능하다. 장애인들의 체육활동에 대한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과학적 체력관리를 통한 장애인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2017년 광주광역시를 시작으로 전국에 확대되고 있는 장애인체력인증센터는 2023년 12월 현재 전국 14개 시도에 장애인체력인증센터 17개소가 운영중이다. 내년 부산(한마음스포츠센터), 전남(순천시반다비체육센터), 울산(울산종합운동장 예정) 등 3개 시도 센터가 오픈하면 전국 17개 시도 전역에 총 20개소의 체력인증센터가 설립된다.

장애인 누구나 무료 이용할 수 있으며 장애유형별 체력측정을 통해 자신의 체력 수준을 파악하고, 상담 결과에 따라 맞춤형 운동 처방과 시도 체육회와 연계된 생활체육 프로그램을 안내받을 수 있다. 전화나 장애인체력인증센터 홈페이지로 예약 가능하며, 단체 이용을 희망하는 기관의 경우 신청을 통해 찾아가는 체력측정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내년 전국 17개 시도 인프라 구축을 앞두고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장애인체력인증센터 운영 매뉴얼을 개발, 질적인 서비스 향상을 도모하고 나섰다. 통일된 장애유형별 측정 매뉴얼을 제시, 내년부터 17개 시도가 동일한 기준의 맞춤형 체력측정, 운동처방과 함께 신인선수 발굴을 위한 체계적인 유형별 데이터 수집도 가능하게 됐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현행 4개 장애유형 측정방식을 척수, 청각, 시각, 지적, 지체, 뇌병변, 기타 등 7개 유형 14개 분류로 세분화했다. 척수장애인의 경우 흉수 6번(T6) 미만, T6 이상, 사지마비, 지제장애인의 경우 상지, 하지, 뇌병변의 경우 보행가능, 편마비, 강직성, 보행 제한 등 장애부위 및 정도에 따라 측정방식을 달리 할 계획이다.

또 이용자의 손상 부위, 인지 정도에 따라 체력측정이 불가한 경우 대체 측정방식이 필요하다는 현장 요구에 따라 기존 방식을 더 안전하고 세밀하게 조정하고, 추가 측정방식도 도입한다. 척수장애인의 경우 휠체어 5분 달리기(심폐지구력), 악력(근력), 암컬(근지구력), 등뒤로 손잡기(유연성) 등 9개의 기존 체력측정 방법에 암에르고미터(이상 심폐지구력) 등 대체방법을 추가해 체력인증의 실효성을 높일 예정이다. 장애유형별 데이터가 누적되면 4~5년 후 이 데이터를 유형별 등급체계 구축에도 활용할 방침이다.

충남장애인체력인증센터에서 운동 처방을 받고 있는 심수씨. 사진제공=충남장애인체육회

충남 아산시장애인국민체육센터 내 장애인체력인증센터를 자주 이용하는 심수씨(54)는 "평소 운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집 근처 헬스장에 가면 러닝머신을 걷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운동이 없었고, 상담 받기도 어려웠다"고 "2019년 아산에 장애인국민체육센터가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방문했는데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었고, 프로그램 참여를 위해 체력측정부터 했다. 체력측정 후 충남장애인체력인증센터가 운영하는 체력증진교실에 참여할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체장애 당사자로서 일반적인 운동시설에서는 장애인을 위한 장비도 없고 체력측정, 운동처방, 상담을 기대하기 어려웠는데 장애인체력인증센터에서는 인바디 검사를 진행해줬고 기초체력측정과 통증을 느끼는 부분에 대해서도 다양한 검사를 진행, 그 결과를 바탕으로 상담을 진행해줬다. 운동에 대해 알고 싶었던 부분에 대한 상담을 받으면서 더 적극적으로 운동에 참여하게 됐다"며 체력인증센터의 '효과'를 직접 전했다. "무엇보다 2019년 처음 장애인체력인증센터를 찾았을 때 측정한 정보부터 최근 측정 정보까지 비교해볼 수 있어 좋았고, 체력상태에 맞게 수업(맞춤형 체력증진교실)을 진행해주는 부분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장애인체력인증센터에서 선생님과 함께 운동하면서 체력이 향상되고 통증도 감소했다. 그 결과 몸도 건강해지고 자신감도 향상됐다"는 그녀는 "내년엔 충남도민 체전 역도 종목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라며 새해 새 목표도 귀띔했다. 심씨는 "체력증진교실 수업 기간 8주가 너무 짧게 느껴진다. 체력이 약한 장애인이 많고 단시간에 체력향상을 기대하기가 힘든 만큼 수업 기간을 늘려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함께 전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체력인증센터 내 저체력자 중심의 체력증진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며 각 시도체육회에서 장애인생활체육 프로그램 연계를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다.

양충연 대한장애인체육회 사무총장은 "올해 장애인체력인증센터 운영 매뉴얼이 개발됐다. 이를 통해 각 지역 장애인들은 체력인증센터에서 장애유형과 정도에 따라 맞춤형 체력측정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면서 "내년이면 전국 17개 시도 전체에 체력인증센터가 운영돼 장애인 누구나 체력인증센터에 방문해 전문가 상담과 맞춤형 체력측정을 통해 본인에게 맞는 운동처방이 이뤄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체력인증센터에서 축적된 장애인체육인들의 체력정보는 빅데이터가 돼 앞으로 생활체육 활성화 및 선수발굴 육성 등 활용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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