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끓는 욕망, 피할 수 없는 운명...‘립세의 사계’[MK무비]

전작 뛰어넘는 황홀한 쾌감, 영화적 모험

‘립세의 사계’ 포스터.

황홀하고도 강렬하고 도전적이다. 거칠게 타오르다 이내 충돌하고 깊은 여운을 남긴다. 참신한 재해석, 새로운 쾌감, 들끓는 에너지가 매혹적이다. ‘야그나’와 마을 사람들의 격정적인 욕망과 피할 수 없는 운명을 그린 ‘립세의 사계’다.

‘립세의 사계’는 1800년대 말, 폴란드 립세 마을의 사계절을 배경으로 ‘야그나’와 마을 사람들의 격정적인 욕망과 피할 수 없는 운명을 그린 유화 애니메이션. (유화 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탄생을 알리며 전 세계에 엄청난 신드롬을 일으켰던 ‘러빙 빈센트’ 감독의 차기작이다.

‘러빙 빈센트’가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미스터리한 죽음을 추적하며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했다면, ‘립세의 사계’는 노벨문학상 수상 소설(브와디스와프 레이몬트의 소설 ‘농민’)을 원작으로 한 섬세하고도 참신한 재해석이 매력적이다. 전통과 가부장제에 맞서 자신만의 운명을 개척하는 주인공 ‘야그나’와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다.

‘야그나’는 폴란드의 평화로운 작은 마을, 립세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이다. 그는 어머니의 강요로 마을 최고 부유한 농민 ‘보리나’와 결혼하게 된다. 거대한 부를 증명하듯 호화로운 드레스와 화관으로 치장했지만 성대한 결혼식의 분위기완 달리 ‘야그나’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이를 지켜보는 마을 사람들의 얼굴도 서늘하다. 가

‘안테크’는 땅을 차지하기 위해 아버지인 ‘보리나’와 다투고, ‘야그나’는 끊임없이 자유를 갈망한다. 마을 사람들도 땅을 지키기 위해 지주와의 싸움을 벌인다. 립세의 사계절이 흐르는 동안, 모두의 욕망이 점차 거세게 타오른다. 변화해가는 마을 사람들의 욕망과 운명에 대한 깊고도 새로운 시각이 담겼다.

영화는 탄탄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신선한 장르적 쾌감, 묵직한 메시지로 보는 이들에게 진한 울림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밀레의 ‘이삭 줍는 사람들’,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헤우몬스키의 ‘인디언 섬머’를 비롯한 전설적 화가 30인의 명작을 스크린에 생생하게 구현한다. 역동적인 음악이 어우러져 황홀한 경험을 선사, 전작보다 유려해진 유화 애니메이팅을 마음껏 뽐낸다.

‘립세의 사계’는 지난해 10월 폴란드에서 개봉해 올해 폴란드 개봉작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2023년 토론토국제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글로벌 호응을 얻었다.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부문 폴란드 출품작으로도 선정돼 수상이 유력한 후보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는 1월 10일 개봉한다. 15세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