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한동훈 취임 연설? '헤이트 스피치'이자 공포 마케팅" [한판승부]

홍혁의 2023. 12. 27.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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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공항서 휴대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제대로 안 읽은 듯
윤석열 정부의 3대 축…검찰, TK, 그리고 'V2' 김건희 여사
윤석열과 한동훈,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충돌은 불가피
한동훈 비대위원장, '신의 한 수' 혹은 '신의 악수' 될 수도
민주당, 당원의 뜻과 국민의 뜻 충돌할 때? 국민이 정답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 한판열전> (19:30~20:3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이상민 크리에이터
■ 대담 :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
▶ 알립니다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재홍>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의 인생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리고 조금은 날카롭게 짚어보는 <한판열전>의 박재홍입니다.

◇ 이상민> 네, 이상민입니다. 오늘의 게스트 JTBC <썰전>이 낳은 스타입니다. 핫한 촌철살인 정치평론가로 활동하시다가 민주당에 입당하셔서 국회의원 당선, 그리고 문재인 정부 마지막 정무수석을 지낸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님 어서 오십시오.

◆ 이철희> 안녕하세요.

◇ 이상민> 한동훈 비대위 오늘 출범하지 않았습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 박재홍> 어떻게 보십니까?

◇ 이상민> 잘 될 것 같으십니까?

◇ 박재홍> 취임 연설도 들으셨을 텐데.

◆ 이철희> 잘 될지 안 될지는 제가 감히 뭐라고 말하기는 좀 어렵고요. 제가 법사위원을 했거든요.

◇ 박재홍> 국회에서 법사위, 맞아요.

◆ 이철희> 국정감사를 가서 여러 사람이 저한테 한동훈 당시 반부패강력부 부장이었어요. 최고의 검사다 이러더라고요. 제가 '최고의 검사다'라고 그랬어요. 국정감사장에서. 한동훈 당시 반부패부장한테 '내가 여러 사람한테 들으니 당신이 최고의 검사'라고 하더라.

◇ 박재홍> 조선제일검.

◇ 이상민> 조선제일검.

◆ 이철희> 그래서 저는 상당히 기대가 있고. 그 어딘가 외국 갈 때 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같은 거 읽잖아요.

◇ 박재홍> 하드 커버.

◆ 이철희> 그런데 오늘 취임사라고 그래야 되나요?

◇ 박재홍> 취임 연설, 취임 연설, 취임사.

◆ 이철희> 취임 연설을 보고는 완전 실망했습니다.

◇ 박재홍> 어떤 부분이 제일 실망이셨어요?

◆ 이철희>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를 안 읽은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이상민> 왜요?

◆ 이철희> 폼으로 들고 다녔나? 왜냐하면 그게 아테네하고 스파르타가 싸우는 건데 아테네가 잘 나가다가 신흥 강국이었잖아요. 왜 무너지냐 하면 오만했기 때문에 무너진 거거든요. 그래서 쓸데없는 원정 가고 막 국력을 낭비하다가 이제 국제정치학에서는 '과잉팽창'이라고 하는 개념을 쓰는데, 하다가 져버렸거든요. 중요한 건 뭐냐 하면 아테네하고 스파르타하고 싸우다가 결국 그리스가 망했어요. 페르시아한테 잡혀먹었어요. 그러니까 둘이 서로 이기겠다고 하는 통에 나라 망했다 이 말이에요. 물론 아크로폴리스라는 나라가 다른 나라이긴 하지만 그리스라는 땅덩어리를 보면 그 나라가 망한 거 아니에요.

그러면 다시 말해서 민주당과 국힘이 서로 아웅다웅 싸우다가 나라 망할 수도 있는 거예요. 사실 그런 책에서 느낄 수 있는 교훈이라는 게 그런 건데 그런 게 왜 없지? 라는 생각이 들었고 오늘 연설문 보면서 저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수준이 너무 낮다' 심하게 말하면 '약간 조야하다'라는 느낌 이 들어요.

◇ 박재홍> 조야하다.

◆ 이철희> 연설문 치고는 앞뒤 논리적 정합성이나 내용이 너무 없었다는 생각이 들고. 또 하나는 제가 깜짝 놀라는 게 대개 그런 거 할 때는 으레 들어가는 게 있거든요. '윤석열' 이름 석 자가 안 나오더라고요. 연설문에. 대통령이란 말만 나와요. 그리고 '대통령을 지키겠다' 아니면 '윤석열 정부를 우리가 성공하게 만들겠다' 이런 표현도 없더라고요. 제가 세 번 읽었는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임명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 이상민> 왜 그렇죠? 왜 그랬을까요? 그거는?

◆ 이철희> 그런데 그게 그 대목을 딱 염두에 두고 내가 저한테 무섭게 다가왔던 게 뭐냐 하면 아니, 그 당대표가, 민주당 당대표가 일주일에 3번, 4번씩 재판 가는데

◇ 박재홍> 그렇죠. 그 얘기 있었어요.

◆ 이철희> '이 초현실적인 민주당인데도 왜 국민의힘이 압도하지 못하냐', '냉정하게 반성하자', '우리는 이제 무기력 속에 안주하지 맙시다', '계산하고 몸 사리지 마십시다', '국민들께서 합리적 비판하시면 미루지 말고 바로 반응하고 바꿉시다'. 대들겠다는 거 아니에요?

◇ 박재홍> 대통령에게?

◇ 이상민> 선을 긋는 겁니까?

◆ 이철희> 필요하면?

◇ 박재홍> 그렇게 읽을 수 있는 것이다.

◆ 이철희> 저는 약간의 복선이 깔렸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왜 그 '아바타'라고 얘기하시는 분인데 왜 윤석열 대통령, 또는 윤석열 정부를 지키겠다는 표현이 없을까? 그걸 으레 한마디라도 넣거든요.

◇ 박재홍> 그러네요.

◆ 이철희> 아예 없어요.

◇ 박재홍> 그런데 일부러 의식한 거 아니에요? 본인이 거의 '윤석열 대통령의 아바타'라고 또 강하게 비판하는 분 있고.

◆ 이철희> 뭐 그럴수도 있죠.

◇ 박재홍> 또 실질적인 이 정부의 2인자이기 때문에 사실 그 자체를 말하는 것 자체를 일부러 더 피했고.

◆ 이철희> 그랬을 수도 있죠.

◇ 박재홍> 본인은 이미 디폴트 값이니까 사실은, 본인의 성공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고 윤석열 정부의 실패는 본인의 실패이기도 하니까.

◆ 이철희> 저는 약간 좀 다르게 와 닿아서 뭔가 이게 복선이 있을 수 있겠다 싶었고 왜냐하면 국힘이라는 정당, 우리 보수 정당의 역사를 보면 반전의 기획들이, 정치 기획들이 있었거든요. 대표적인 게 6.29가 있었어요.

◇ 박재홍> 6.29.

◆ 이철희> 직선제 요구를 전두환 대통령이 반대하고 4.13 호헌 조치라는 게 있었어요. 당시에. 그래서 국민적 저항이 있을 때 노태우 대통령이 6.29 선언을 해서 직선제를 수용해버렸거든요. 그래서 판을 완전히 뒤집었어요. 그렇잖아요. 그다음에 박근혜 비대위가 있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하고, 박근혜 당시 전 대표하고는 경선에서 치열하게 붙어서 거의 원수지간이었거든요.

◇ 박재홍> 맞아요.

◆ 이철희> 그런데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표에게 전권을 줍니다. 공천이고 뭐고 네가 다 알아서 해라.

◇ 박재홍> 그때 한 번 만남을 통해 신사협정 맺었다, 이런 얘기가….

◆ 이철희> 반전이 있어서 이겼잖아요. 당시에. 그러니까 현직 대통령과 맞서는 모습, 현직 대통령을 부정하는 모습을 통해서 판을 뒤집었던 정치개혁이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또는 여권 전체가 그런 그림을 그려볼 수도 있겠구나, 가능성이 있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 박재홍> 오늘 연설문을 보니.

◆ 이철희> 연설문을 보니 그런 복선도 약간 깔고 있는 것 같다. 약간.

◇ 박재홍> 윤석열 이름 석 자가 없더라.

◆ 이철희> 윤석열 정부의 3대 축이 뭐예요?

◇ 박재홍> 검찰?

◆ 이철희> 검찰, TK, 또 하나는 V2.

◇ 박재홍> V2, VIP2?

◆ 이철희> 전문 용어로 V2.

◇ 박재홍> 김건희 여사.

◆ 이철희> 영부인. 윤석열 정부의 3대 축이에요. 3대 축이라고 저는 봅니다.

◇ 박재홍> 김건희 여사가 실권을 뭔가 행사하고 있으니.

◆ 이철희> 3대 주축이죠. 제가 볼 때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이 새 축과 뭔가 갈등이나 반전을 일으켜야 국민적으로.

◇ 박재홍> 꿈틀거릴 수 있고.

◆ 이철희> 새로운 뭔가.

◇ 박재홍> 동원될 수 있고.

◆ 이철희> 그래야 시대 교체든, 세대 교체든, 정치 교체든 이게 먹힐 프레임이 될 텐데 이 세 개를 부정할 수 있을까요?

◇ 박재홍>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 이철희> 저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 박재홍> 그렇죠.

◆ 이철희> 일종의 '앙샹 레짐(ancien régime)'이거든요. 이게? 국힘의 주력은 TK 국회의원들이에요.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가 가장 강건한 데가 TK입니다. 이걸 과연 흔들 수 있겠냐? 그렇다고 칩시다. 그다음에 검찰은? 더 어려울 거예요. 마지막 V2가 가장 어려울 겁니다. 그런데 오늘 취임 연설에 이 세 가지에 대해서 한 번도 언급이 없었어요. 그런데 제가 약간 섬뜩하게 느낀 거는 '나 국회의원 안 하겠다'라는 얘기는 니들도 여차하면 할 생각 하지 마.

◇ 박재홍> 선전포고군요. 현역 의원들에 대한.

◆ 이철희> 나는 과실 안 따먹을 테니까.

◇ 박재홍> 나도 안 갈 건데 너희들도 할 생각하지 마라.

◆ 이철희> 그렇지. 그런 약간의 선전포고의 의미도 있어요. 그러니까 그런 정치적인 복선을 얼마나 그분이 생각하고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과도하게 해석하면 그런 측면이 좀 있는데. 연설문 전체는 약간 저는 헤이트 스피치다 이거.

◇ 이상민> 헤이트 스피치다, 누구를?

◆ 이철희> 너무 적대감이 묻어있다.

◇ 박재홍> 민주당에 대한.

◆ 이철희> 그렇죠. 운동권 특혜 세력.

◇ 박재홍> 개딸 전체주의.

◆ 이철희> 이런 용어가 어디 있습니까?

◇ 이상민> 헤이트 스피치다.

◆ 이철희> 그렇죠. 왜냐하면 동료 시민이라는 표현 속에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나의 동료로 대접한다는 얘기잖아요.

◇ 이상민> 반대하는 사람일지라도.

◆ 이철희> 그런데 민주당과, 민주당 국회의원과, 민주당 지지층을 그렇게 아예 '동료 시민'에서 빼버리면 그거 두 개의 국민이에요?

◇ 박재홍> 수석님의 이 연설 평가는 내일 언론을 뒤흔들 것 같습니다.

◆ 이철희> 헤이트 스피치에요.

◇ 박재홍>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취임 연설은 헤이트 스피치였다.

◆ 이철희> 헤이트 스피치 플러스 공포 마케팅이에요.

◇ 박재홍> 공포 마케팅.

◆ 이철희> 그렇잖아요. 폭주, 이러잖아요. 근데 그 연설문을 보면 제가 놀란 게, 여당과 야당의 차이는 뭐냐? 여당은 정책이 있고 집행할 힘이 있다. 그런데 야당의 정책이라는 건 말뿐이다. 근데 말뿐인 세력이 무슨 폭주를 합니까? 폭주 돼요? 법안 통과시키면 대통령 거부하면 땡이에요. 폭주가 하고 싶어도 안 되잖아요. 폭주를 지금 누가 하고 있는지 국민들이 모를까요? 그래서 지지율로 나타난 거 아닙니까? 그러면 국민들, 국민들이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바라는 바는 '다는 아니라도 좋으니 이거 좀 바꿔라'. 그 주문을 하고 있을 텐데. 왜냐하면 그것만 바꾸면 제가 볼 때는 판 뒤집어져요, 상당 부분.

◇ 박재홍> 바꾸면 민주당에게 안 좋은 거네요.

◆ 이철희> 민주당이 이대로 정체돼 있다면, 혁신하지 않는다면. 저는 판이 바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민주당 변수가 남아 있습니다. 근데 그런 복선이 연설문 속에 좀 깔려 있긴 합니다만 현재 취하는 태도로 봐서는 잘 모르겠어요.

◇ 박재홍> 근데 또 섬뜩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또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이 섬뜩할 부분은 '불체포 특권 하지 않는 사람들은 공천 안 하겠다'.

◆ 이철희> 그거 별로 겁날 거 없어요.

◇ 박재홍> 겁날 거 없습니까?

◆ 이철희> 여당이니까 봐주는데 뭐. 불체포특권은 야당용이지 여당용은 아니에요.

◇ 박재홍> 어차피 여당은 수사 안 할 거다.

◆ 이철희> 모르죠. 그건 내가 뭐라 할 수는 없지만. 그리고 그거는 뭐 저기 포기하고 안 하고 상관없어요.

◇ 이상민> 지금 화두가 되고 있는 게 김건희 특검법이 문제 아니겠습니까?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걸 잘 풀 수가 있을까요? 어떻게 풀 수 있을까요?

◇ 박재홍> 이미 가이드라인이 정해진 겁니까?

◆ 이철희> 답은 정한 거 아니에요?

◇ 박재홍> 이미 답은 정해져 있다? 절대 불가. 아무것도 안 한다.

◆ 이철희> 제가 3대 축이라고 그랬잖아요.

◇ 박재홍> V2. 김건희 여사. TK 검찰.

◆ 이철희> 가장 센 축이라고 제가 얘기했잖아요.

◇ 이상민> 센 축. 중심축이?

◆ 이철희> 그걸 할 수 있겠어요?

◇ 박재홍> 못 한다?

◆ 이철희> 한다 그러면 뒤집어지겠죠.

◇ 박재홍> 대통령이 격노의 격노를 또 할 수도 있고.

◆ 이철희> 근데 실제로 우리가 옛날에 통상 문법, 이게 요즘은 문법이 하도 달라져서 모르겠습니다만 정치 문법에 의하면 미래 권력과 현재 권력은 충돌하게 돼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죠.

◆ 이철희>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대통령을 생각한다고 그러면 미래 권력이잖아요.

◇ 박재홍> 그렇죠.

◆ 이철희> 반드시 충돌합니다. 근데 그렇게 따지면 너무 일찍 등장을 시켰어요.

◇ 박재홍> 그렇죠. 그만큼 국민의힘은 급박했고.

◆ 이철희> 그런데 총선 져버리면 한동훈 카드는 그냥 끝나는 거잖아요.

◇ 박재홍> 책임을 져야 되니까.

◆ 이철희> 그렇죠. 끝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유력한 카드인데 '저렇게 써도 되나' 싶은데 어쨌든 이제 꺼내놓은 거잖아요. 근데 총선이 이기면 힘이 확 쏠릴 겁니다. 누구에게로? 미래 권력한테로 쏠리겠죠.

◇ 이상민> 미래 권력에게로.

◇ 박재홍> 사실 지금 대통령이 그 한동훈 카드를 너무 빨리 썼던 이유는 김건희 특검법을 정말로 믿을 만하게 처리 안 할 당 비대위원장이 아무도 없었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유일하게 한동훈 비대위원장이었기 때문에.

◆ 이철희> 처리 안 할 방법이 있습니까? 국회 의석이 모자라는데. 그거 처리 안 할 방법은 거부권 행사예요.

◇ 박재홍> 그렇죠.

◆ 이철희> 그 거부권 행사는 대통령한테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한동훈 비대위원장 카드는 어떻게 보면 신의 한수가 될 수도 있고요. 누구에게 신의 한수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 박재홍> 민주당에게 신의 한수가 될 수도 있고.

◆ 이철희> 그렇죠. 본인에게 신의 한수가 될 수도 있고, 윤 대통령에게 신의 한수가 될 수도 있는데. 신의 악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 박재홍> 신의 악수가 될 수도 있다.

◆ 이철희> 모르죠, 그건.

◇ 이상민> 내일 이제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을 탈당한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한동훈 비대위원장하고 이 두 분의 사이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게?

2023.12.17 hama@yna.co.kr 연합뉴스


◆ 이철희> 별로 고민할 거 없을 거 같은데.

◇ 이상민> 고민할 게 없습니까?

◆ 이철희> 국힘의 비대위는, 비대위를 한동훈 위원장으로 선택했다는 얘기는 통합보다는 혁신을 선택한 거 아닐까요? 혁신으로 승부를 보겠다라는 생각을 할 겁니다.

◇ 박재홍> 공천에 어떠한 칼날이 있을 것이다. 현역 의원들.

◆ 이철희> 그리고 이제 워딩이 나왔잖아요. 이제 '운동권 특혜 세력'. 보수가 흔히 선거 때마다 들고 나온 프레임이잖아요. 거기다 이제 '개딸 전체주의' 이렇게 붙이고. 이재명까지 붙여서 이렇게 주적을 만들어낸 거 아닙니까?

◇ 박재홍> '이재명 민주당과 달라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 이철희> 그렇죠. 그런 프레임을 만드는 거잖아요.

◇ 박재홍> 그런 말을 했죠.

◆ 이철희> 그걸로 이제 선거를 치르려고 하는 거라고 보면 아까 제가 공포 마케팅이라고 했던 거고. 통합이나 이렇게 해서 넓혀서, 유승민 전 대표든 이준석 전 대표든 이렇게 아우러서 뭔가를 해 보자, 이 그림은 아닌 것 같아요. 접은 것 같아요.

◇ 박재홍> 그러면 이준석 전 대표랑 친하시고 통화도 하실 텐데 고민도 많이 말씀하셨겠네요, 우리 수석님께는.

◆ 이철희> 다 아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뭐 가까우니까 이런저런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얘기는 하죠.

◇ 박재홍> 내일 신당 창당 혹은 탈당은 거의 확정.

◆ 이철희> 그 얘기는 안 했습니다.

◇ 박재홍> (웃음) 했잖아요. 다 물어봤잖아요.

◆ 이철희> 아니, 아니요. 그건 안 했어요

◇ 박재홍> 수석님께도.

◆ 이철희> 그거를 저랑 상의할 일은 아니죠.

◇ 박재홍> 그런가요? 고민은 얘기하셨다. 마지막으로 민주당 얘기 하나 여쭙고 마무리하겠습니다.

◇ 이상민> 이낙연 전 대표의 행보 때문에 지금 민주당 상황이 복잡한 거 아니겠습니까? '원칙과 상식' 의원들도 지금 나서고 있고. 이거 문제 어떻게 풀어야 되겠습니까?

◇ 박재홍> 이낙연 전 대표도 지금 연말까지 메시지 기다린다 하시고. 지금 삼 총리가 만나는 거 아니냐, 이렇게 얘기도 하고 있고.

◆ 이철희>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기본에 충실해라.

◆ 이철희> 역시 민주당도 숙제는 통합과 혁신이거든요. 당장 이낙연 전 총리, 전 대표에게 막 공격을 퍼붓고 하는 거는 저는 굉장히 잘못됐다고. 그건 사상 검증이에요. 서명 받는 거는. 그런 거 아닙니까? 서명 받고 이런 건 나쁜 짓입니다. 그렇게 하면 안 되고요. 어쨌든 그 사람의 생각에 동의를 하든 안 하든 당의 유력 정치인이 그런 문제제기를 했다 그러면 그 원인을 해소해 주려고 노력을 하는 게 맞습니다. 그리고 민주당이 조금 더 혁신해야 되는 건 맞는 과제거든요. 지금 많은 사람들이 '더 혁신해야 됩니다'라고 얘기하는 거고. '더 통합해야 됩니다'. 이런 얘기합니다.

왜냐하면 정당이라는 게 그냥 친한 사람들끼리 모여 있는 게 아니거든요. 나라를 이끌어가겠다라는 사람들이 큰 구상을 가지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 뛰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데이기 때문에 그 안에 여러 생각들이 있는 게 그 당의 에너지가 되고 동력이 되는 거잖아요. 그거는 탓할 일이 아니거든요. 그런 점에서 보면 민주당이 초심으로 돌아가면 좋겠다 하는 거고. 초심이라는 건 뭐냐. 이 민주당은 지금은 이재명 대표로 상징이 되고 있습니다만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올라가 보면.

◇ 박재홍> 70년.

◆ 이철희> 노무현, DJ. 그 앞에 숱하게 많은 정치인들이 이 당을 거쳐 갔고. 그 사람들은 다 사라졌지만 당은 지금 계속 이어져 오는 거잖아요. 당명은 바뀌었습니다만 그 당은 이어져 오고 있는 거잖아요. '예술은 영원하고 뭐는 뭐하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만 당은 영원해야 되는 거고요. 그 당의 한 때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은 거기에 비하면 훨씬 짧잖아요. 그렇게 보면 당의 관점에서 해야 되는 게 맞고.

오늘 한동훈 비대위원장 말 중에 선당후사가 아니라 선민후사라는 말, 저는 그게 맞다고 봅니다. 국민의 뜻이 우선이죠. 당원의 뜻과 국민의 뜻이 다르다 그러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죠. 이게 민주주의입니다. 이 두 개가 충돌할 때 당원의 뜻을 따른다? 그 당의 존재 이유가 없죠. 그냥 친목 모임이면 그렇게 해도 되죠. 그러나 우리가 헌법에.

◇ 박재홍> 공당이라면.

◆ 이철희> 헌법의 활동을 보장받고, 국민 세금, 당원들의 당비로만 운영되는 게 아니라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정당이기 때문에 국민의 뜻을 우선시해야 되는 거잖아요. 그런 점에서 보면 민주당이 성찰할 대목이 저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고. 제가 좋아하는 표현 중에 제가 뭐 나름 어디 가면 전략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합니다만 '성을 공격하는 거는 병법의 하'라고 그랬어요. '사람의 마음을 공략하는 게 병법의 최고'라고 그랬습니다. 공심위상(攻心爲上)이라는 말을 씁니다. 그러니까 마음을 공략하는 게 최고고 '공성위하', 성을 공격하는 거, 물리적으로 막 어떻게 헤집는 거는 하라고 그랬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민주당은 다 어떤 여러 가지 조치들이 가능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 대원칙은 민심을 얻는 거,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겁니다.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그 다음이 가능하죠. 아무리 뭘 해도 국민의 마음을 못 얻으면 안 되는 거잖아요.

◇ 박재홍> 알겠습니다. 그 마음,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선택을 해야 된다고 말씀을 듣고 우리 이철희 수석님과의 시간은 거의 마무리가 될 것 같습니다. <한판열전> 오늘 여기까지. 여러분, 고맙습니다.

◇ 이상민> 고맙습니다.

◆ 이철희>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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