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수감생활에 산타됐다"…근황 알린 '푸틴 저격수' 나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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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비리 의혹을 폭로한 러시아의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시베리아의 교도소로 이감된 이후 처음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직접 근황을 알렸다.
푸틴 대통령이 내년 3월 다섯번째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 불과 이틀 전으로 국제앰네스티 등 인권단체들은 러시아 당국이 나발니의 입막음을 위해 다른 교도소로 이감한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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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괜찮으니 걱정하지 말라"…행방불명 우려한 지지자들에 사의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비리 의혹을 폭로한 러시아의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시베리아의 교도소로 이감된 이후 처음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직접 근황을 알렸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나발니는 2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에 "나는 여러분의 새로운 파더 프로스트(러시아의 산타클로스)가 됐다"면서 "양가죽 코트와 귀마개가 달린 모자를 갖게 됐다. 조만간 발렌키(러시아의 전통 부츠)까지 받게 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나발니가 이감된 곳은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크주 하르프에 자리한 제3교도소(IK-3)로 혹독한 추위 탓에 '북극 늑대'란 별명으로 불린다. 다음 주 기온이 영하 28도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방한용품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를 농담의 소재로 삼은 것이다.
나발니는 이어 지난 23일 IK-3에 도착했다면서 "20일간의 이송기간 매우 피곤했지만 지금은 파더 프로스트처럼 기분이 매우 좋다"면서 자신의 안위에 관심을 가져 준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내 걱정은 하지 말아달라. 나는 괜찮다"며 "드디어 여기까지 오게 돼 정말 기쁘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내년 1월까지는 아무도 나를 발견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외로운 심경을 고백하기도 했다. 이날 게시글은 전날 나발니를 접견했던 변호사를 통해 공개됐다.
나발니는 러시아에 몇 안 되는 야권 정치인이자 반(反)정권 평론가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분류된다. 2021년 1월 영상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흑해 연안에 총 13억 달러(약 1조6000억원)를 들여 초호화 비밀궁전을 지었다는 의혹을 폭로했다.
이로 인해 사기·법정 모독 등의 혐의로 도합 징역 19년을 선고받아 모스크바 외곽의 제6교도소(IK-6)에 수감됐다가 지난 5일부로 측근들과 연락이 두절되며 행방이 묘연해졌다. 푸틴 대통령이 내년 3월 다섯번째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 불과 이틀 전으로 국제앰네스티 등 인권단체들은 러시아 당국이 나발니의 입막음을 위해 다른 교도소로 이감한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나발니는 수감된 이후에도 측근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전쟁반대 캠페인을 벌여 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이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은 나발니의 안전에 대해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나발니는 행방불명 20일 만인 지난 25일 소재가 확인됐다. 나발니 대변인 키라 야르미시는 그가 모스크바에서 북동쪽으로 약 1900㎞ 떨어진 IK-3으로 이감됐다는 것을 알아내 그를 만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야르미시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당국이 그에 대한 접근을 더욱 어렵게 만들려고 한다고 규탄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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