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내 대중교통 월 2만원 ‘이응패스’ 도입…“노선 더 촘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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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대중교통 중심도시'를 표방했던 세종시가 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명확한 방향성을 갖고 대중교통 인프라를 지금보다 촘촘히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시는 2025년부터 전면 실시하려던 '무료 버스' 대신 버스와 공영자전거 등 지역 내 대중교통을 한달에 2만원만 내고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세종 이응(ㅇ) 패스'를 도입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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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수송분담률 약 8%로 평균의 ‘반토막’
“명확한 목표 필요…콘셉트 확고히 하고 계획 세워야”
국내 최초로 ‘대중교통 중심도시’를 표방했던 세종시가 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명확한 방향성을 갖고 대중교통 인프라를 지금보다 촘촘히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시는 2025년부터 전면 실시하려던 ‘무료 버스’ 대신 버스와 공영자전거 등 지역 내 대중교통을 한달에 2만원만 내고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세종 이응(ㅇ) 패스’를 도입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후보 시절 세종시의 낮은 버스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버스 전면 무료화를 약속했다. 지난 2월에는 ‘2025년 1월’이라는 구체적인 무료화 시점까지 밝혔다. 하지만 올해 ‘재정적 어려움’을 이유로 할인 정액권 도입으로 방향을 틀었다.
애초 세종시가 버스요금 무료화를 추진했던 이유는 대중교통 중심도시로 설계된 도시임에도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률은 다른 시·도에 견줘 현저히 낮았기 때문이다. 세종시는 처음 계획될 때 주민들이 도시 내 어느 곳이든 20분 안팎으로 접근할 수 있게 환상형 ‘도시 대중교통 중심망’을 구축하고, 보행자와 자전거 중심의 친환경적인 교통여건을 조성하려고 했다. 분담률 목표는 대중교통·자전거·보행 70% 이상, 승용차 30% 미만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정부기관들이 시차를 두고 내려오고 생활권 형성도 그에 맞춰 진행되면서 대중교통 체계 구축도 더디고 촘촘하지 못했다. 대전·청주 등 인근 도시지역에서 출퇴근하는 이들이 많아 승용차 이용률도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난해 세종시의 승용차 수송분담률은 46.9%로 8개 특별·광역시 중 가장 높고, 시내버스 수송분담률은 평균(14%)의 절반 수준인 7.9%로 가장 낮았다.
이응 패스 도입과 함께 세종시는 버스·택시·공용자전거 등 대중교통수단을 확충해 효과를 높일 방침이다. 최민호 시장은 “58개인 버스 노선을 70개까지 늘리고, 출퇴근 때 배차 간격도 10분 안으로 줄일 계획이다. 대전·청주 등과 통합 환승할인 체계도 구축하려 한다”고 말했다. 공용자전거도 현재 3400여대에서 2030년 6000대로 2배 가까이 늘릴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세종시의 요금 지원과 대중교통 공급 방안이 효과를 보려면 명확한 목표와 촘촘한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주영 한국교통대 교수는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가려는 목적지까지 이어지는 노선이 없거나 불편하기 때문”이라며 “버스를 주로 이용하는 학생과 어르신, 출퇴근 직장인 등의 이동 행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노선 계획을 더 촘촘하게 짜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시의 목표가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는 것도 공통되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한번만 갈아타면 어디든 갈 수 있다’거나, ‘집 앞에서 10분 안에 무조건 버스를 탈 수 있다’는 식의 콘셉트를 분명히 한 뒤 그에 맞는 구체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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