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식남들이 왜 인셀이 됐을까[신간]
자본주의 사회에서 남성으로 산다는 것
스기타 슌스케 지음·명다인 옮김·또다른우주·1만6800원
세상은 남성들의 사회적 특권을 말한다. 경제·사회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약자 남성’들은 이를 체감할 수 없다. 이들은 ‘안티’나 ‘인셀(비자발적 싱글)’의 어둠에 빠지기도 한다. “강렬하고 일시적인 감정이 그들을 하나로 묶어주며, 인터넷 전장에서 ‘적’과 싸우면 고양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던 ‘프리터’ 시절 자신도 인셀이 될 수 있다는 내면의 어둠을 자각했던 저자가 남성의 관점에서 약자 남성에 대해 고찰했다. 그는 여성들의 ‘유리 천장’에 빗대 ‘유리 지하실’에 추락한 남성들이 있다고 말한다. 약자 남성들 스스로 약함을 인정하되, 사회의 소수자들과 ‘불행 배틀’을 하거나, 여성에게 위로와 돌봄을 기대하고 강요하지 말자고 한다. 하루키의 <여자 없는 남자들>에 나온 남자들이 사실은 ‘동성 친구 없는 남자들’이기에 더 고독했음을 지적하며, 동성 친구들과 깊지도 얕지도 않은 사귐을 권한다.
똑똑한데 가끔 뭘 몰라
정원 지음·미디어창비·1만5000원
이 열한 살, 어른보다 낫다. 한국에서 태어나 김치를 잘 먹는 베트남계 친구에게 “한국 사람 다 됐네”라 말하는 선생님에게서 차별의 시선을 읽어낸다. 저학년생에게 우산을 빌려주고 대신 비를 맞으며 뛰어간다. 친구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할머니처럼 퉁퉁 분 짜파게티를 끓여 위로한다. 노키즈존 빵집 크림빵이 먹고 싶어도, 대신 사러 가신 친구 할아버지가 곤란할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멈출 줄 안다. 김소영 작가의 추천사처럼 “요즘 어린이도 옛날 어린이도 즐겁게 볼” 만화다.
논픽션 글쓰기 전설들
조문희 외 지음·서해문집·1만8800원
글로 길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희정, 한승태, 장강명, 조갑제, 이문영, 이범준, 박상규, 김충식, 김동진, 김당, 고경태, 고나무 등 내러티브 논픽션의 앞날을 제시하는 ‘진짜 이야기꾼’ 12인의 인터뷰를 담았다.
젠더 수업 리포트
이유진 지음·오월의봄·1만4000원
“샘, 메갈이에요?”라는 학생과 “성교육 말고 왜 페미니즘 얘기를 하셨어요?”라는 교사. 7년간 젠더교육(성교육) 현장에서 만난 생생한 상황들을 기록했다. 미투와 백래시 이후 더 어려워진 ‘제대로 된 성교육’을 고민하게 한다.
삶이 괴로울 땐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박치욱 지음·웨일북·1만7500원
장장 4년간 삶은 달걀 껍데기 잘 벗기기를 연구하다 ‘헨리의 법칙’까지 거론하는 저자는 일상의 주제로도 연구와 실험을 즐기는 과학자다. 각종 언어, 식물, 예술, 퍼즐, 인체의 신비에 빠져들어 공부의 순전한 기쁨을 전한다.
임소정 기자 sowhat@kyunghyang.com
Copyright © 주간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윤, 완주 쉽잖을 것” 대세…“지금 구도 계속” 관측도
- [박성진의 국방 B컷] (19) 병사 월급 뒤에 숨은 ‘표퓰리즘’으로 무너진 징집·모병체계
- 달라진 정부…우크라에 ‘살상무기 지원’ 가능할까
- [전성인의 난세직필] (32) 이재명 대표의 금투세 폐지 결정, 즉각 철회해야
- [정봉석의 기후환경 이야기] (21) 기후위기, 숲이 주는 해답
- [메디칼럼] (43) 의료개혁, 국민만을 위한 ‘새판’ 짜야
- “명태균 관련 거짓말에 캠프서 있었던 일 공개하기로 결심”
- [꼬다리] 수능 듣기평가 시간에 모기가 날아다닌다면?
- [오늘을 생각한다] 전쟁을 끝내자!
- 법원, 이재명 대표에 징역 1년 집유 2년···의원직 상실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