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의 성지, 대전고가 다시 뛴다 [비즈니스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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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의 최대 인맥으로 꼽히는 '대전고' 인맥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장으로 다시 돌아온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제55대 손해보험협회장으로 선임된 이병래 공인회계사회 부회장, 경제수석에 임명된 박춘섭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용태 한국보험대리점협회장 등이다.
지난 11월 30일 경제수석에 임명된 박춘섭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1960년생 충북 단양 출신으로, 대전고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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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포커스]
금융계의 최대 인맥으로 꼽히는 ‘대전고’ 인맥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장으로 다시 돌아온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제55대 손해보험협회장으로 선임된 이병래 공인회계사회 부회장, 경제수석에 임명된 박춘섭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용태 한국보험대리점협회장 등이다.
이들 모두 공통점은 대전 중구에 위치한 대전고 졸업생이란 점이다.
12월 20일 제55대 손해보험협회장으로 선임된 이병래 신임 회장도 1964년생으로 대전고,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대전 출신의 그는 1988년 제32회 행정고시 합격 후 재무부 국제금융국, 금융감독위원회 보험감독과장, 금융위원회 보험과장 등을 지냈다.
은행연합회장으로 다시 돌아온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유명한 대전 출신 인사다. 그는 1957년생으로 대전고를 졸업해 고려대 법학과를 나왔다. 구 대표 내정자, 이병래 회장의 고교 선배이자 금융권 선배다.
조 회장은 1984년 일반 행원으로 신한은행에 입사한 뒤 2015년 신한은행장, 2017년 신한금융 회장까지 올라 샐러리맨의 신화를 이룬 인물이다. 이번 선임으로 4대 은행 출신 중에서 은행연합회 회장이 나온 것은 30년 만이다. 이사회에서 조 내정자를 만장일치로 단독 추대한 것은 최근 상생금융 등 은행권을 향한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의 입장을 누구보다 잘 대변할 수 있는 민간 출신으로 표를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용태 한국보험대리점협회장은 지난 5월 비대면으로 올해 제7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1968년생인 김용태 회장은 대전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8년 18대 총선 서울 양천구을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을 시작으로 19·20대 총선에서도 동일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현재는 22대 총선 출마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대전 출생에 대전고와 서울대를 나오고 3선 고지까지 밟은 이력으로 당에서 대전·충청용 카드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관료로 확장하면 대전고 출신 금융권 인사는 더 많아진다. 지난 11월 30일 경제수석에 임명된 박춘섭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1960년생 충북 단양 출신으로, 대전고를 졸업했다. 이후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맨체스터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정통 경제관료인 박 신임 수석은 나라살림을 총괄하는 기재부 예산실장을 맡는 등 ‘예산통’으로 불린다.
1917년 관립 경성중학교 대전분실로 시작한 대전고는 일찌감치 금융계의 최대 인맥을 형성한 금융 엘리트 사관학교로 알려졌다.
금융정책과 금융감독 최고 당국자인 재경부 장관과 금융감독위원장을 배출한 것은 물론 한국은행 총재도 배출했다. 은행장 출신은 셀 수 없이 많다.
1980~90년대 나웅배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비롯해 이규성 전 재정경제부 장관, 2000년대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이상 대전고) 등 대전고는 금융계에 걸출한 인물을 배출하며 충청권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금융권에 큰 역할을 수행했거나 현재도 활약하고 있다. 신복영 전 한국은행 부총재, 배찬병 전 상업은행장, 천진석 전 하나증권 대표이사, 박해춘 전 우리은행장 등이다.
대전고 출신은 정관계, 법조계, 의료계 등 사회 각 분야에 두루 걸쳐 있지만, 그중에서도 금융권은 특별하다.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MK(목포·광주)가 관계나 정계, 경제계에서 우리 근대사의 한 흐름을 형성하고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금융계만은 예외였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그 공백을 충청-대전고 인맥이 메웠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다른 인맥과 달리 파벌을 형성하거나 공생하는 관계를 구축하지는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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