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高 높은 파고에도 희망···AI·HBM·전장, 올해 전자 업계 이끈 키워드 [biz-플러스]
생성형 AI 열풍에 삼성전자 가세
고부가 HBM, D램 핵심으로 부상
새먹거리 전장도 사상 최대 실적
올해 국내 산업계는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글로벌 경제 환경을 위협한 3고(高)의 위협 속에서 반등을 위한 실마리를 찾는 데 힘을 쏟아붓는 데 집중했다. 반도체를 앞세운 전자 업계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생성형 인공지능(AI), 고대역폭메모리(HBM), 자동차 전기·전자 장비(전장) 등의 괄목할 성장 속에 한 해를 버텼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생성형 AI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기업들도 AI 시장에 속속 참전을 시작했다. AI의 열풍이 거세지면서 메모리 시장에서 HBM3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소비 부진으로 타격이 커진 가운데 전장 사업의 실적 개선 또한 단비가 됐다. 국내 전자 업계의 주요 기업들은 내년에 AI 시장 확대, 메모리 시장 회복 등에 대응하며 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올해 글로벌 전자 업계에서 가장 크게 주목받은 기술은 생성형AI다. 오픈AI의 챗GPT가 촉발한 생성형AI의 인기 속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이 연이어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삼성전자(005930) 또한 지난달 자체 개발한 삼성 가우스를 공개하면서 첨단 기술 경쟁에 가세했다. 머신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언어, 이미지, 코드 등 3가지 모델로 이뤄졌다. 여기에 네이버의 대규모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 LG AI연구원의 엑사원 2.0 등도 함께 주목받았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생성형AI 시장은 올해 670억 달러(약 86조 7000억 원)에서 2032년 1조 3040억 달러(약 1688조 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향후 10년간 기술 분야의 운영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생성형 AI의 폭발적인 성장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기업들은 자체 생성형AI의 기술 고도화와 함께 이 기술을 적용할 영역을 개척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기술 자체를 갈고닦는 동시에 무궁무진한 활용처 중 실질적인 편의를 이룰 우선순위를 정해 실제 적용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비교적 후발 주자인 삼성전자는 삼성 가우스를 스마트폰과 노트북·TV 등 다양한 정보기술(IT)·가전 제품에 탑재해 온디바이스AI 시대를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온디바이스AI 방식으로 AI가 탑재되면 서버에 접속하지 않아도 AI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어 편의성과 보안성이 대폭 증대된다. 삼성 가우스는 내년 초 출시 예정인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4에 적용될 계획이다. 향후 TV 등 다양한 가전에도 적용해 사용 편의성을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네이버·카카오·SK텔레콤 등 국내 정보통신기술(ICT)·이동통신사 기업들도 AI를 활용한 서비스 고도화에 주력하고 세계시장 진출도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 소프트웨어, 게임, 모빌리티, 교육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AI 적용이 추진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극심한 메모리 시장 한파 속에 고성능 D램인 HBM3가 반등의 열쇠 역할을 했다. 생성형AI 열풍과 맞물려 삼성전자·SK하이닉스(000660)·마이크론 등 메모리 빅3의 내년 HBM3 예정 물량은 완판된 상태다. 말그대로 ‘없어서 못 파는’ 수준이다.
고부가 제품인 HBM의 활용도는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씨티증권은 글로벌 D램 매출 중 HBM 등 AI 수요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16%에서 2025년 41%로 크게 늘 것으로 예측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수요에 대비해 내년 공급 능력을 올해 대비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HBM 양강 구도를 구축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 차세대(5세대) 제품인 HBM3E 양산에 돌입하는 한편 6세대(HBM4) 개발에 착수하면서 글로벌 시장 장악력을 더욱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후발 주자인 마이크론은 HBM3를 건너뛰고 내년 초 HBM3E 양산에 들어가면서 양강 구도에 도전하기로 했다. 하지만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합산 점유율이 90%를 넘을 정도로 압도적이어서 당분간 두 회사의 시장 장악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다.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은 전장 또한 올해 전자 업계에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의 전장 자회사인 하만과 LG전자(066570)의 전장 사업 담당 VS사업본부는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예고했다. 지난해 88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하만은 올해 영업이익 사상 첫 1조 원대 돌파가 확실시된다. 올해 실적 부진에 빠진 삼성전자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 중 22%를 책임지면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LG전자 VS사업본부는 올해 처음으로 매출 10조 원을 넘기고 영업이익도 소폭 성장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VS사업본부를 비롯해 자회사인 ZKW(차량용 조명),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파워트레인) 등을 전장 3대 축으로 삼아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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