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 남는 장사" 日여행서 셀린느 지갑 사와 '되팔이'…불법입니다

정인지 기자 2023. 12.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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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면세 혜택을 받거나 면세점에서 제품을 구매한 뒤 국내 시장에서 리셀(재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상업적 목적으로 면세품을 구입해 국내에서 재판매하는 것은 관세법 위반이지만, 온라인 플랫폼 입장에서는 판매자의 관세 납부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고 '상업적 목적'의 기준도 모호해 규제 회색 지대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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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면세 혜택을 받거나 면세점에서 제품을 구매한 뒤 국내 시장에서 리셀(재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상업적 목적으로 면세품을 구입해 국내에서 재판매하는 것은 관세법 위반이지만, 온라인 플랫폼 입장에서는 판매자의 관세 납부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고 '상업적 목적'의 기준도 모호해 규제 회색 지대에 머물고 있다.

26일 리셀플랫폼인 크림에서 셀린느 플랩 트리옹프 카드 지갑(샤이니 카프스킨 블랙) 가격이 최근 60만원까지 떨어졌다. 국내 공식홈페이지 가격은 69만원으로, 올 초까지만 해도 크림에서 80만원대에 거래되던 제품이다. 최근 거래량이 늘면서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제품은 최근 일주일 사이에만 약 70건이 거래됐다.

셀린느는 한국보다 일본이 저렴해 일본 여행객에게 인기가 높은 명품 브랜드다. 같은 제품의 카드지갑이 일본에서는 6만7100엔으로 저렴한 데다 엔저, 백화점 할인, 면세까지 더하면 실제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가격은 50만원 초중반대로 떨어진다. 귀국 시 면세 한도인 800달러에도 적용되지 않아 여행객들 사이에서 리셀로 제격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출국시 면세점에서 구매한 화장품, 액세서리 등도 주요 리셀 품목이다. 중고플랫폼인 당근마켓에서는 '면세점 구매 상품'이라며 되파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 면세점들이 따이공(중국 보따리상) 대신 국내 소비자들을 마케팅 타깃으로 삼으면서 할인 쿠폰 등을 발급하자 이를 활용해 저렴하게 구입한 제품을 재판매하는 것이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무엇을 사야 되팔기 좋겠냐'는 문의 글들이 올라오기도 한다.

/사진=당근마켓 캡쳐

직구를 통해 받는 면세 제품도 사각지대다. 직구 면세 한도금액은 한번 구매시에 150달러(미국 200달러)다. 다만 횟수 제한이 없어 구매일 또는 구매처가 다르면 반복 구매가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해 3월에는 직구 면세 혜택을 이용해 미국산 오트밀을 개인 용도로 반복 구입한 뒤 오픈마켓에서 되판 사업자가 관세법 위반으로 검거되기도 했다. 직구를 통해 오트밀을 구매하면 관세(554.8%)와 식품 검사를 면제받을 수 있다.

개인이 면세 혜택을 받아 구매한 제품을 되파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불법이다. 관세청은 면세품에 대해 '주문 실수, 중고물품 처분 등의 이유'에 한해 재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플랫폼 입장에서는 개인의 의도까지 파악하긴 어려워 적발이 쉽지 않다. 관세청은 상용목적은 구매빈도·구매량 등을 감안해 판단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 역시 뚜렷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면세 제품이 활발히 재판매되면 국내 시장가격에 혼란이 오고, 국가 입장에서는 정당하게 받아야 할 세금을 걷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일본에서도 면세를 통해 저렴하게 구입한 상품을 일본에서 재판매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정부가 면세 절차를 변경하겠다고 나섰다. 현재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면세점에서 소비세 없이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데, 이를 소비세를 일단 납부한 뒤 일본을 출국할 때 상품을 확인한 뒤 환불해주는 환불형으로 변경한다는 안이다.

중고 플랫폼 관계자는 "업자로 의심되는 반복 판매, 대량 판매 게시글에 대해서는 제재하고 있지만, 플랫폼이 개인 판매자들의 구매 내역서를 받지는 않기 때문에 면세품인지, 일반 구매품인지 구별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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